[from울산] 대표팀 3인방, 울산 '철퇴' 부활시키다
기사작성 : 2013-11-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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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 김준영 기자= 아시아 챔피언의 모습이었다. 강하고 단단한 ‘철퇴 축구’ 그대로였다. 3년 반의 전북 징크스, 돌아온 이동국 모두 울산 앞에서 ‘깨졌다’. 그 중심이 태극 마크를 가슴에 달 김신욱, 이용, 김승규라서 더 기분 좋다.
9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는 울산(1위)과 전북(3위)이 맞붙었다. K리그 클래식 원년 우승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의 빅매치였다. 울산은 최근 리그 4연승의 무서운 뒷심을 발휘 중이었다. 전북은 울산 상대 10경기 무패(6승4무)로 김호곤 감독에게 유독 강했다. ‘라이언 킹’ 이동국도 돌아왔다. 진지한 맞대결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울산의 완승이었다.

울산의 단단한 경기력은 국가대표 3인으로 요약될 수 있었다. 홍명보호의 라이트백 이용과 골키퍼 김승규는 90분 간 철통같은 방어로 전북의 ‘닥공’을 무력화시켰다. 이용은 전북의 레프트윙 박희도의 전진을 막으면서 쉴 새 없는 오버래핑으로 우측 측면을 지배했다. 위협적인 크로스를 수차례 전방에 공급했고 2차례 직접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대표팀 활약에서 얻어지는 자신감이었다.

국가대표 ‘넘버 원’ 경쟁에 불을 지핀 김승규도 돋보였다. 김승규는 전북의 유효슈팅 4개를 모두 막아냈다. 골이나 다름없었던 전반 36분 정인환의 헤딩슛과 후반 16분 서상민의 슛도 김승규를 무너트리지 못했다. 울산은 스플릿 라운드 9경기에서 4실점에 불과하다.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김승규의 활약 덕분이다.
화룡정점은 김신욱이었다. 지난 7월 동아시안컵 이후 김신욱은 약 4개월 만에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타당한 국가대표 선발이었음이 이날 경기에서도 입증되었다. 전북은 센터백 윌킨슨과 정인환은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 김기희와 김상식까지 가세해 필사적으로 김신욱을 막았다.
그러나 김신욱은 후반 34분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머리가 아닌 발이었다. 김호곤 감독과 홍명보 감독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득점이었다. 김신욱은 “1골을 넣으면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전북 징크스를 깨서 기쁘다. 내 축구가 울산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많이 준비한 만큼 A매치에서도 좋은 활약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경기 후 김호곤 감독은 “우승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거둔 승리라 의미 깊다. 김신욱에게 흥분하지 말고 한 발짝 더 뛰라는 주문을 했는데 잘 소화해줬다. 훌륭한 정신력 보여준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며 기쁨을 표했다.
5연승을 달린 울산은 승점 70점 고지에 올라섰다. 한 경기 덜 치른 2위 포항과의 승점차는 8점, 2경기 덜 치른 전북과는 11점이다. 울산은 남은 3경기에서 승점 5점만 추가하면 우승을 차지한다. 대표팀 3인방이 있어서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by 김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