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탄천] WC꿈 성남이 WC골키퍼 뚫다

기사작성 : 2014-07-06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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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성남] 2014브라질월드컵이 열리고 있다. 16강, 8강에 이어 4강 대진까지 진행되었다. 톱클래스들만 남아 보는 눈이 사치를 즐긴다. 지구 반대편 대한민국에선 K리그가 뛴다. 지금 당장 여러 가지에서 월드컵 4강에 견줄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은 꿈을 꾼다. 4년 후, 8년 후 TV 속 그라운드에 서있는 자신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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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6일) 저녁 탄천종합운동장이다. 날씨가 꽤 후텁지근하다. 경기 전, 성남FC의 이상윤 감독대행과 만났다. 항상 밝게 웃는 표정 그대로 기자를 반겼다. 하지만 지금 그는 간절하다. 후반기가 너무나 중요하다. 자신의 직함에서 /'/대행/'/ 꼬리표를 떼는 일을 결국 직접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이야기를 꺼냈다. 이상윤 감독대행은 즉답 대신 옆에 놓여있던 노트를 집어 들었다. 그런 질문이 나올 것 같아서 준비했다며 자신의 메모를 읽기 시작했다. 방금 전 선수들에게 말해준 내용이었다고 한다.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나도 저기 있으면 하는 마음을 갖길 바란다. 다음 월드컵에 너희들을 내보낼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이 세상 모든 축구선수들에게 월드컵은 꿈이다. 인생 목표다. 현실적으로도 월드컵 출전 경력은 자기 가치를 높이는 가장 강력한 라이선스다. 수많은 선수들 중에서 그 꿈, 그 자격증을 손에 넣은 이는 많지 않다. 한국 대표팀 23인 중에서 K리그 소속은 6명이다. 그 중 2명이 이날 탄천종합운동장에 있었다. 울산의 골키퍼 김승규와 풀백 이용이었다. 양 팀 엔트리 36명을 합쳐 2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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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을 벤치에 두고 김승규만 이날 선발 출전했다. 조민국 감독에 따르면 본인의 출전 의지가 강했다. 시차적응으로 아직 컨디션이 엉망이지만 김승규는 욕심을 냈다. 월드컵으로 소위 "떴다"고 해도 그의 축구 대부분은 K리그다. 본인도 "월드컵을 뛰었다고 해도 K리그 분위기에 적응하기에는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무득점으로 조용했던 전반전이 지났다. 후반 들어 양 팀이 조금씩 상대 골문 쪽에 가까이 다가갔다. 후반 24분 울산의 유준수가 선제 골을 터트렸다. 다급해진 성남이 힘을 냈다. 이종원의 힘이 넘치는 왼발 슛 두 개를 김승규가 모두 막아냈다. 성남은 계속 두들겼다. 목전에서 월드컵을 놓친 제파로프의 플레이메이킹이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
 
후반 29분 제파로프의 크로스를 황의조가 문전에서 솟구쳐 머리로 돌려놨다. 모두가 골이라고 생각했다. 울산의 조민국 감독까지 "골이라고 생각했다"고 했을 정도다. 하지만 김승규가 다시 막아냈다. 월드컵 클래스였다. 성남 팬들은 할 말을 잃었다. 며칠 전까지 응원했던 대한민국 넘버 원이 자기 팀의 애절한 노력을 짓밟다니. 너무나 얄밉다.
 
하지만 9분 뒤, 김승규는 땅을 쳤고 황의조는 동료들과 골 세리머니를 즐겼다. 김승규의 선방 퍼레이드는 기량 입증이면서도 /'/실점 경고/'/였다. 성남의 투혼이 결국 월드컵 골키퍼를 무너트렸다. 1-1로 경기가 끝났다. 종료 휘슬과 동시에 성남 선수들은 바닥에 주저앉았다. 패하지 않았지만, 월드컵 골키퍼를 상대로 골을 뽑아냈지만, 반드시 이기고 싶은 마음이 참 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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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 내내 기자석 옆에선 성남의 풋살팀 어린이들이 앉아 소리를 질러댔다. 깩깩대는 소리가 시끄러우면서도 밉지 않았다. 아이들은 선방을 뿜어내는 김승규를 향해 "김초아! 나바스"라며 아는 체했다. "브라질에서 그렇게 하지 왜 K리그에 와서 그러냐고!"라는 꼬마의 원성이 재미있었다. 월드컵 TV중계와 K리그 현장 사이를 오가는 아이들이 축구의 즐거움을 제대로 즐기는 것 같다. 기분 좋다.
 
브라질월드컵 휴식기를 마친 후반기 첫 경기에서 성남과 울산은 승점 1점을 나눠가졌다. 조민국 감독은 "선두권과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라며 아쉬움을 말했다. 월드컵을 동기부여로 삼았던 이상윤 감독대행도 아쉽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 답변을 "즐거운 축구"로 대신했다. 승패 결과를 떠나 즐거운 축구를 즐기는 마음을 당부했다.
 
K리그가 다시 찾은 7월 첫 일요일 저녁, 탄천종합운동장은 축구를 즐겼다. 선수들의 투지를 봤고, 열흘 전 상파울루에서 골문을 지켰던 골키퍼의 선방을 눈앞에서 구경할 수 있었다. 그런 골키퍼를 상대로 기어이 동점골을 뽑아내고야 마는 성남의 열정도 구경했다. 2014시즌 남은 K리그 현장에서도 그런 즐길거리가 많이 나왔으면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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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재민

축구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하든 보든 쓰든 읽든 뭐든 @jaemin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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