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방콕] ‘천재 신드롬’ 이승우가 압박 견디는 법
기사작성 : 2014-09-21 14:21
본문
"
[포포투=방콕(태국)] 천재와 보통사람의 차이는 뭘까.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비범함을 유지시키는 힘에 대한 답이 빠지진 않는다.
그런 면에서 이승우(16, 바르셀로나 후베닐A)의 도전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웠다. 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챔피언십에서 신드롬의 주인공이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은 비범함의 실체가 대회를 통해 확인되면서다.
.jpg)
이승우는 이번 대회 5경기에 출전해 5골5도움을 기록했다. 골을 넣거나 동료들과 득점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기술과 창의성은 무대 전체를 압도했다. 한국에 대회 12년 만의 우승컵을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그에게로 쏠렸다. 이승우가 골을 넣은 경기에선 어김없이 승리했기에 이런 기대는 자연스럽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넘치는 자신감과 거침없는 자기표현 등으로 구설에 오른 것은 그에 대한 관심의 반증이다. 그런데 이승우의 나이 겨우 열여섯 살. 이런 ‘난리통’을 경험하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다.
이승우가 이런 압박감을 어떻게 견뎌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20일 대회 결승전이 끝난 뒤 ‘신드롬’ 때문에 그가 느낄 법한 심리적인 부담감에 대해 물었다. 돌아온 것은 당찬 대답. “부담은 전혀 없다.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니 기쁘다. 더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다. 더 좋은 선수가 돼 보답하고 싶다.” 이른바 ‘싸가지설’에 대해서도 “내가 판단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맞받았다.
.jpg)
이승우의 당당함은 승부욕에서 나온다. 전반전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도 후반전에 역습을 허용하면서 “꼬였다”고 한 그는 “이런 부분을 보완해 내년 칠레(U-17월드컵)에 가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가 내년 U-17월드컵에서 기대하는 성적은 우승이다.
경기 중에 느끼는 실제적 부담감은 어떨까. 이번 대회에서 드러났듯 경기를 치를수록 그에 대한 상대의 견제가 심해졌다. 북한과의 결승전에서도 미드필드에서부터 서너 명이 죄어오는 압박 속에 갇혔다. 팔꿈치에 얼굴을 강타당하기도 하고 뒤에서 잡아채는 바람에 넘어지기도 했다. 에이스의 숙명이다.
앞으로 이런 상황의 빈도와 강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승우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감독님과 비디오미팅을 통해 계속 보완하고 있다. 최진철 감독님과 바르셀로나 감독님이 많이 조언해주신다. 더 발전하겠다.”
.jpg)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후베닐A(U-21팀)에서 뛴다. 열여섯 살의 나이를 뛰어넘어 ‘월반’했다. 상대하는 선수들은 물론 팀내 경쟁자들도 만만치 않다. 이승우의 성장을 이끄는 또다른 힘이다. “팀에서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카타르 출신 21세 선수들과 경기를 한다. 나이도 그렇고 좋은 선수들과 경기를 하는 부분들이 도움이 되고 있다.
그래서 여기(AFC U-16챔피언십)에서 뛰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언젠가 바르셀로나 2군이 되고 1군으로 진입하는 것은 그의 꿈이다. 이승우는 “3,4년 안에 이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빨라진다면 영광일 것 같다. 내가 발전해서 빨리 올라갔으면 한다”며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미래를 그렸다.
천재를 천재답게 만드는 ‘차이’는 내면적 동기를 유지할 수 있는 힘에 있다. 외부 상황이 어떠하든 스스로를 매료시키는 힘에 집중하는 것이다. 적어도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이승우는 그 힘을 붙들고 있다. 기대감을 가져도 좋을 이유다.
글=배진경, 사진=FAphotos
[포포투 에디터 추천]
- [FFT스카우트] 잔루카 가우디노를 소개합니다
- [UK칼럼]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2.0/'/도 무섭다
- [from상암] 사람보다 시스템이 하면 축구가 쉬워진다
- [홍재민의 축구話] 대표팀, 바뀌었을 뿐 새출발하기도 전
- [UK칼럼] 다들 왜 레드냅을 싫어하는 걸까?
- [FFT스카우트] 잔루카 가우디노를 소개합니다
- [UK칼럼] 시메오네의 /'/아틀레티코2.0/'/도 무섭다
- [from상암] 사람보다 시스템이 하면 축구가 쉬워진다
- [홍재민의 축구話] 대표팀, 바뀌었을 뿐 새출발하기도 전
- [UK칼럼] 다들 왜 레드냅을 싫어하는 걸까?
"

by 배진경
녹색 온도, 녹색 아닌 풍경 @joy2b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