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탄천] 4-3 스코어 뒷맛이 왜 이리 텁텁한지

기사작성 : 2014-10-27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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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탄천종합운동장] 상하위 스플릿 운명을 가리는 승부였다. 상황이 짜릿하다. 90분이 지나고 전광판에 4-3이 찍혔다. 끝내주는 스코어라인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경기장에 있는 사람들 표정이 어둡다. 다들 개운치 않아 한다. 이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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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일요일 오후 2시.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6경기가 일제히 열렸다. 상하위 스플릿을 결정하는 마지막 경기였다. 위와 아래가 결정된 팀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관심이 온통 성남과 인천에 쏠렸다. 상하위 스플릿 경계에 걸친 울산과 전남의 운명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울산의 조민국 감독은 그야말로 사생결단이다. 시즌 내내 그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았다. 우승 전력을 물려받아 성적이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여론이 냉랭하다.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졌다간 감독직까지 위험해진다. 성남전을 앞둔 그는 이순신 장군이 되어야 했다. 신에게는 아직, 누구더라, 아 맞다, 박동혁이 남아있사옵니다.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경기를 앞두고 울산과 성남 양쪽 감독을 만났다. 훨씬 크고 훨씬 강하고 훨씬 승점이 많은 울산의 조민국 감독이 ‘훨씬’ 초조해 보였다. 경기가 경기인 만큼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평소만큼 준비했던 기자석 도시락이 일찌감치 동이 났다. 김호곤 전 감독,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팀 감독, 신태용 코치도 등장했다. 탄천종합운동장이 오랜만에 뜨겁다.
 
경기 초반부터 활기찼던 울산의 따르따가 전반 37분 역습상황에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울산 쪽 벤치가 ‘정말’ 좋아했다. 1-0으로 앞선 채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울산답게 단단하게 지킬 거라고 예상했다. 착각이었다. 울산이 운명보다 재미를 선택할 줄 누가 상상했겠는가. 후반 시작 3분 만에 동점골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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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경기가 ‘탱탱볼’처럼 마구 날뛰었다.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다. 복기해보자. 성남의 김동희가 넘어졌다. 김동진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조민국 감독이 발끈했다. 제파로프가 파넨카를 성공시켰다(2-1). 이용의 코뼈가 부러졌다. 김동섭이 추가골을 넣었다(3-1). 이호가 추격골을 넣었다(3-2). 박동혁이 교체 투입되었다. 박동혁이 넘어졌다. 페널티킥이다. 성남이 화를 냈다. 양동현이 성공시켰다(3-3). 박동혁이 역전골을 넣었다(3-4). 조민국 감독이 무릎 꿇고 만세를 외쳤다. 울산이 이겼다. 42분간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니.
 
후반전에만 6골이 나왔다. 그야말로 /'/폭풍의 후반전/'/이었다. 하지만 현장에 있던 이들 모두 쓴맛을 다셨다. 관계자가 경기 후 인터뷰 대상을 물었다. 솔직히 기자는 "주심"이라고 대답하고 웃었다. 농담이지만 진담이기도 했다. 가능하다면 두 개의 페널티킥 판정(특히 후반 36분 장면)에 관해 주심의 설명을 듣고 싶었다. 물론 규정상 불가능하다.
 
결국 사후 기자회견에는 양 팀 감독만 들어왔다. 김학범 감독은 판정에 관해 "본 사람들이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맞는 말 같다. 경기 후 현장에 있던 여러 사람(지인, 관계자, 타사 기자 등)과 대화를 나눴다. 다들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위 /'/방송부적합/'/ 발언도 많았다. 잠깐 확인한 댓글 게시판도 쑥대밭이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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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공기를 마시고 있자니 괜스레 조민국 감독이 더 애처롭게 느껴졌다. 마치 이 세상에 맞서 홀로 싸워 이겨낸 듯했다. 그는 “축구 감독 하면서 지금까지 제일 기억에 남는 경기였다”라며 감개무량해 했다. 울산과 조민국 감독은 승리했다. 월요일(27일) 오전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스플릿 그룹A 미디어데이’에 참석하기 위해 울산 복귀가 하루 미뤄졌다.
 
심판을 비난하고 싶진 않다. 판정 논란은 경기의 일부다. K리그라서가 아니라 원래 축구 규정 자체가 그렇다. 지난 주 UEFA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의 빈센트 콤파니는 "주심이 주인공이 되려고 하면 안 된다"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경기 막판 CSKA모스크바가 얻은 페널티킥 탓에 2-2 무승부에 그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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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적자면 "성남전 주심이 부진했다" 정도이다. 선수와 똑같다. 절호의 슈팅을 날려먹는 스트라이커처럼 심판도 가끔 논란을 만든다. 입장에 따라 논란이 /'/미친 짓/'/이 될 수도 있고, /'/정당한 판정/'/이 될 수도 있다. 판정 논란은 어디서나 존재한다.
 
분명히 성남-울산 경기에서 판정이 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다. 무척 아쉽다. 중요하고 민감한 경기, 관심이 쏠렸던 경기였기에 더욱 그렇다. 다음 경기에서는 주심도 /'/부진을 씻고/'/ 좋은 활약을 펼쳐주길 바란다. /'/4-3/'/은 분명히 명승부이자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짜릿해야 하는 스코어라인이어야 한다.

글=홍재민,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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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재민

축구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하든 보든 쓰든 읽든 뭐든 @jaemin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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