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 안 보고 본 척할 수 있는 다섯 장면

기사작성 : 2015-08-1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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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대한민국이 7년 만에 동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했다. 북한과 득점 없이 비겼지만, 중국과 일본도 비기는 바람에 한국의 우승이 확정되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생애 첫 지도자 우승이라서 의미가 컸다. 1989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슈틸리케 감독은 지금까지 26년간 우승 경력이 전혀 없었다. 감독 부임 후 치른 두 개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AFC아시안컵)을 차지했으니 대한민국과 슈틸리케 감독은 천생연분인 것 같다.
 
일요일 저녁 가족 외식, 운동, 데이트 등으로 남북전을 놓친 분들을 위해 월드 No.1 풋볼매거진 <포포투>가 준비했다. 이것만 훑어보면 월요일 사무실에서 /'/경기 본 척/'/ 하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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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멘트 1: "북한 골키퍼 정말 잘 막더라"
 
리명국(28, 평양시체육단)밖에 보이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슈팅 시도를 이리 막고 저리 막아 결국 무실점 경기를 해냈다. 경기가 끝나자 남쪽 팬들은 그를 /'/북폰/'/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북한의 약점 포지션이 골키퍼라고 알고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포르투갈에 7골이나 먹었던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뿐이다.
 
대단한 선방쇼였다. 전반 40분 눈앞에서 날아온 이재성의 슛을 감각적으로 막아냈다. 후반 28분에는 땅에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이정협의 슛을 얼굴로 막아냈고, 후반 추가시간 김신욱의 결정적 슛까지 /'/야속하게/'/ 막아냈다. 레알마드리드가 골키퍼를 찾고 있다는데 /'/북폰/'/을 추천해보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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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멘트 2: "북한 수비수들 몸으로 다 막더라"
 
허정무 <JTBC 폭스스포츠>의 허정무 해설위원은 경기 내내 "슛"을 연발했다. 트레이드마크라고 알고 있는데, 이날은 누가 마이크를 잡았다고 해도 "슛! 슛! 슛!"이라고 소리 질렀을 것 같다. 하지만 북한의 수비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았다. 리명국 골키퍼와 함께 모든 수비수가 필사적으로 몸을 던졌다.
 
후반 28분 한국의 이재성이 오른쪽 측면에서 영리한 돌파로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했다. 이재성의 패스를 김승대가 슛을 때렸다. 수비수 발에 걸려 멈췄다. 이정협이 슛을 했다. 골키퍼의 얼굴을 강타하고 나왔다. 권창훈이 슛을 했다. 골라인 선상에 서 있던 리영철이 어깨로 막아냈다. 그리곤 멀리 클리어링. 이거 해도 해도 너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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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멘트 3: "김신욱 백힐이 들어갔어야 하는데"
 
후반 43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을 교체 투입했다. 승리를 굳히기 위한 시간 소비용 카드에서나 있을 법한 교체 시간대였다.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는 판단이었다. 선수단 분위기 관리에는 수완을 발휘해도 슈틸리케 감독이 역시 치밀한 전술가 타입은 아닌가 보다.
 
하지만 김신욱은 일을 낼 뻔했다. 후반 추가시간 2분, 오른쪽에서 정동호가 땅볼 크로스를 찔러줬다.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로 들어가는 /'/모범답안/'/ 크로스였다. 김신욱이 몸을 비틀어 오른발 백힐킥을 시도했다. 정확히 맞혔다. 아뿔싸, 리명국이 또 막아냈다. 마크맨을 놓친 동료의 멱살을 잡고 격노하는 모습조차 멋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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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멘트 4: "그런데 그거 핸드볼 반칙 아니야?"
 
슈틸리케 감독의 속을 뒤집어놓은 장면도 있었다. 후반 12분 권창훈이 페널티박스 안 왼쪽까지 침투해 크로스를 올렸다. 볼은 북한 수비수 리영철의 오른손에 정확히 맞고 방향이 꺾여 나갔다. 주위에 있던 한국 선수들이 양 손을 번쩍 들고 핸드볼 반칙을 주장했다.
 
사이드라인 밖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이 문자 그대로 /'/펄쩍펄쩍/'/ 뛰며 부당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주심은 코너킥만 선언할 뿐이었다. 해당 장면을 바로 뒤에서 봤지만 아쉽게 볼과 손의 접촉이 리영철의 몸에 가려졌던 것으로 추측된다. 만약 봤다면 당연히 페널티킥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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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멘트 5: "박현일인가 그 녀석 정말 괴물 같더군"
 
북한의 특급 조커 박현일은 이날도 어김없이 후반 교체 투입되었다. 일본전 후반 21분, 중국전 후반 19분, 그리고 한국전 후반 20분에 각각 교체로 들어갔다. 임무는 하나다. 최전방에서 공중 볼을 다투는 것이다. 박현일은 일본전에서 1골 1도움을 거두며 역전 공신 활약을 펼쳤다.
 
한국을 상대로 박현일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하지만 한국 수비 진영에서 말썽이 일어날 때마다 박현일이 있었다. 김영권, 김기희, 장현수 등 뒤에 남아 역습에 대비했던 한국 수비수들은 거친 몸싸움을 걸어오는 박현일을 막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장신 공격수를 활용하는 요령에서는 한국보다 북한이 훨씬 나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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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홍재민, 사진=FAphotos, JTBC폭스스포츠 중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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