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서귀포] 같은 날, 같은 곳, 같은 결과, 챔피언 전북

기사작성 : 2015-11-09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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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서귀포월드컵경기장] 일요일 아침이다. 김포공항에 가려고 지하철 9호선을 탔다. 급행과 완행의 시간 소요 차이가 20분이나 났다. 9호선 단골 승객이 눈앞에서 완행을 그냥 보내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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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원정에 나서는 전북은 /'/스플릿/'/이란 플랫폼에 서있다. 종착역 /'/우승/'/까지 가는 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제주를 이기면 급행, 일을 그르치면 완행 정도의 차이다. 경기 전, 최강희 감독과 만났다. 1년 전, 이날, 이곳에서 그는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했었다. 많은 기자들이 서귀포월드컵경기장 원정팀 감독실로 우르르 들어갔다. 최 감독은 "제주 오면 보통 기자가 한두 명인데"라며 허허 웃었다.
 
전북은 2위 포항보다 승점 7점 앞서있었다. 이후 잔여 6점이니 이날 이기면 우승을 확정한다. 비겨도 포항이 비기거나 패하면 우승이다. 우승컵에 이미 손을 얹었다. 꽉 쥐고 들어올리기만 하면 된다. 경기 전, 최강희 감독과 취재진은 30분 후 시작될 경기보다 AFC챔피언스리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강희 감독은 평소처럼 중동, 중국 구단주의 거액 지출을 걱정스러워했다. 제주에는 미안하지만, /'/전북 우승/'/이란 대세가 꺾일 확률은 매우 낮았다.
 
서귀포 날씨가 좋았다. 맑은 하늘을 사흘 만에 본다. 서귀포월드컵경기장은 변함없이 깔끔했다. 설계, 시야, 공기가 참 좋다. 재미있는 제주 축구까지 보태져 더 좋다. 경기는 신중하게 출발했다. 홈팀 제주는 역습이 빨랐다. 전북은 묵직했다. 최강희 감독이 "올해는 공격도 아니고, 수비도 아니고"라고 말해도 전북은 전북이다.
 
조용히 묵직하게 전반전이 진행되었다. 한교원이 제주 골문을 계속 위협했다. 막히고, 빗나가고, 또 막혔다. 아무 일 없이 전반전이 끝나는 분위기였다. 전북이 역습을 시도했다. 이근호의 돌파와 패스를 받아 골문 바로 앞에서 슛을 했다. 골키퍼가 없었다. 하지만 풀백 김봉래가 막아냈다. 놀라운 선방에 다들 놀라고 있는데 이재성이 갑자기 나타나 골대 안으로 볼을 밀어 넣었다. 골이다. 전북이 1-0으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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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45분 동안 한 골 리드를 지키면 전북은 2015시즌 챔피언이 된다. 제주는 굴하지 않았다. 전북의 우승을 망치려고 애썼다. 전북이 잘 버텼다.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기자들이 바빠졌다. 다들 /'/전북 우승 확정/'/ 쪽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있었다. 이대로 끝났으면 하는 표정들이다. 전북을 응원하는 게 아니라 업무상 부득이한 쏠림이다. 마지막 순간 스코어가 바뀌면 기사를 전부 고쳐야 하니까. 후반 45분 김현의 슛이 살짝 빗나가자 기자석에서 "어휴"라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경기가 끝났다. 1년 전과 날짜, 장소, 결과가 모두 같았다. 전북이 2015시즌 클래식 2경기를 남기고 우승을 확정했다. 2003년 성남일화 이후 12년 만에 K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 최근 7시즌 동안 리그 우승 4회다. "과연 우리가 별을 달아볼 수 있을까?"라는 최강희 감독의 부임 초기 꿈이 더 크게 이루어지고 있다. K리그 경쟁자들이 효율 경영 쪽으로 선회하는 동안 전북은 그 자리에 계속 남아 절대강자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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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최다 우승 감독의 표정은 여전히 돌부처 같았다. 우승 소감, 리그 2연패 소감을 말하면서도 목소리 톤의 높낮이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불만을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올해는 이기기에 급급해서 전북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했다. 최 감독은 "우승하면서도 다른 팀 연봉을 기웃거렸다. 연봉이 다른 팀의 몇 배가 되더라도 그만큼 가치를 높이고 경기력으로 어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용하면서도 강한 메시지였다.
 
우승 확정 후에도 전북은 목소리를 낮췄다. 2년 연속 우승 장소가 /'/남의 집/'/인 탓이다. 애꿎게도 2년 연속 제주였다. "뭐, 어떤가?"라고 넘길 수도 있지만, 제주는 심각했다. 조성환 감독은 "홈 팬께 정말 죄송하다"라고 침통해했다. 전북 관계자는 현장에서 선수단 챙기느라 일정 조정하느라 주위 눈치 보느라 정신 없이 바빴다. 물론 얼굴에는 미소를 품었다. 리그 2연패 달성이니 축하해야 마땅한 미소다.
 
글=홍재민,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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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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