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I’m ready’, 김보경이 돌아왔다

기사작성 : 2016-09-26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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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다워]

2016년 9월 현재, 김보경(27, 전북현대)의 상황을 가장 적절하게 설명할 단어는 ‘부활’이다. 전북 입단 전 김보경은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부 리그로 강등된 카디프 시티에서 후보로 밀렸고, 위건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잉글랜드에서의 도전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갔으니 자연스러운 시선이었다. 작년 3월 이후로 단 한 번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호출을 받지 못한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포스트 박지성’이라 불리며 한국 축구의 10년을 책임질 것 같았던 그는 그렇게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흐릿해졌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김보경은 K리그 클래식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는 전북의 확고한 주전이다. 뛰어난 기술, 넓은 시야를 앞세워 전북의 공격을 이끈다. 현재 K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형 미드필더를 꼽는다면, 후보에서 절대 빠지지 않을 선수가 바로 김보경이다. 시즌 초중반부터 지금까지 기복 없이 뛰어난 기량을 유지한 그는 마침내 10월 열리는 월드컵 최종예선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그를 대표팀으로 인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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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정말 간절하게 기다렸다”

김보경은 지난 9월 A매치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대표팀에 합류하지는 못했다. 시리아전이 끝난 후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보경은 “많이 아쉽다. 경기가 그런 식으로 흘러가는 걸 보면서 안타까웠다. 내가 저 팀에 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했다”며 “대표팀에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너무 오랫동안 멀어져 있었다. 대표팀에 갈 수 있도록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아직은 슈틸리케 감독님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보경은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했다. 전북에서 맹활약했고, 결국 바람은 현실이 됐다. 26일 발표한 23인 엔트리에 김보경의 이름 석자가 포함됐다. 무려 1년 6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김보경은 <포포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대는 했지만 반신반의 했다. 지난 번처럼 예비명단에만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기사가 나간 후 가족들 연락이 와서 알았다. 정말 오랜만에 설레는 기분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어느 때보다 간절한 태극마크였다. 유럽 무대에 있을 땐 자연스러웠던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이 소중한다는 걸 확실하게 느낀 시간들이었다. “과거에도 대표팀에 합류하는 건 즐거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소중한 줄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당연하게 여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잉글랜드를 떠난 후 알게 됐다. 태극마크는 정말 소중한 자리다. 대표팀에 가는 걸 정말 간절하게 기다려왔다.”

오랜 기간 대표팀에 자리를 비우며 김보경이 느낀 건 ‘아무나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대표팀에 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우리나라에서 축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 가는 곳인데 옛날에는 그걸 잊고 살았던 것 같다. K리그에 온 이후로 그 생각을 많이 했다”며 “준비된 선수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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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거의 책임감이 있다”

유럽에서의 도전을 마감하고 돌아온 선수들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전성기에서 내려왔다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김보경의 전북 입단이 확정됐을 때, 그의 부활을 의심하는 이들이 많았다. 전북 팬들조차 확신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보경은 이제 의심의 여지 없는 K리그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다. 스스로 “컨디션은 정말 좋다. 잉글랜드에서 가장 좋을 때만큼은 아니겠지만, 당시 경기에 띄엄띄엄 나가던 시기보다는 확실히 좋다. 꾸준히 경기에 나가는 게 이렇게 큰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대표팀에서 잘할 자신이 있다”라고 말할 정도다. 

김보경의 대표팀 복귀는 이러한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유럽에서 돌아온 선수도 K리그에서 예전 기량을 되찾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의 유럽 무대 도전을 ’실패’로 규정했던 이들에게 반박할 판이 깔린 셈이다. 김보경은 “많은 사람들이 내가 돌아오자 실패했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전북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 돌아온 선수가 K리그에서 다시 전성기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 국가대표까지 할 만큼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작년까지 ‘유럽파’ 타이틀을 달고 다녔던 그는 ‘K리거’가 되어 대표팀에 복귀한다. 구자철, 지동원, 이청용, 손흥민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과 경쟁하는 셈이다. 김보경은 “감회가 새롭다. 그래도 우리 팀 선수들과 함께 가니까 마음이 편하다. 오늘 명단 발표 후에도 서로 많은 이야기를 했다. K리거의 책임감을 갖고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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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목표는 러시아월드컵”

김보경은 월드컵과 인연이 깊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모두 나갔다. 하지만 남아공에선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브라질에선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빈 손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오히려 부진한 경기력으로 인해 질타를 받았다. 김보경이 러시아월드컵 출전을 고대하는 이유다.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선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최종예선 명단에 합류했으니 월드컵까지 나가고 싶다”며 “어쩌면 러시아 대회가 내가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대표팀에서 자리를 지키려면, 일단 이번 소집에서 활약해야 한다. 전적으로 김보경의 몫이다. 김보경은 슈틸리케 감독과 오랜만에 재회하는 만큼 그의 의중을 이해하고 자신의 역할을 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감독님은 선수들을 편하게 해주신다. 가진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분이다. 이번 소집에서 나에게 바라시는 점을 듣고 열심히 수행하겠다. 소속팀과는 다를 수 있지만, 대표팀에선 원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내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도전에 임하는 김보경은 진지하면서도 자신감에 넘친다. 앞서 자신이 말한 "준비된 선수만이 대표팀에 갈 수 있다"는 조건에 스스로 부합한다고 자신할 만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 "요새 사람들이 나에게 얼굴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최강희 감독님은 봉동 공기가 좋아서 그런 것 같다고 하신다. 나는 마음이 편해서 그런 것 같다. 전북에서는 내가 원하는 축구를 하고 있다. 이렇게 여유롭게 축구를 하는 게 즐겁다.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친다. 대표팀에서도 후회 없이 도전하겠다." 

사진=FAphotos

*<포포투> 10월호에서 김보경의 또 다른 인터뷰를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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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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