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전주] 선수도, 감독도, 전북은 허점이 없다

기사작성 : 2016-09-29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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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다워(전주월드컵경기장)]

K리그에서 가장 무게감 있는 팀을 꼽으라면 빠지지 않을 주인공이 전북현대와 FC서울이다. 가장 두꺼운 스쿼드를 보유했고, 선수 면면이 화려하다. 팀을 이끄는 감독도 스타급이다. 매 경기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많은 팬들까지 보유했다. ‘라이벌’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두 팀이다. 

이제 성적을 보자. 앞서 언급한 라이벌 관계가 무색하다. 올 시즌 전북과 서울은 네 번 만났다. 결과는 모두 전북의 승리였다. 단 한 번도 빠짐 없이 전북이 웃었다. 반대로 말하면 서울은 전북 앞에서 쪼그라들었다. 28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스코어는 무려 4-1. 두 팀의 이름, 그리고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이라는 타이틀과는 어울리지 않는 숫자였다. 지금의 전북이 그만큼 강하다는 증거로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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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든 면에서 앞섰다
전북이 모든 면에서 압도한 경기였다. 스피드와 높이, 힘, 결정력, 압박, 체력, 정신력 등 결과를 결정하는 모든 요소에서 서울을 이겼다. 특히 전반전의 서울은 안쓰러울 정도로 전북의 기세에 눌려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전반 45분 동안 전북이 9번 슈팅을 시도하며 3골을 넣는 동안 서울은 침묵했다. 곽태휘의 프리킥 슈팅이 벽을 맞고 튕겨나온 게 전부였다. 

김신욱은 높이와 힘으로 서울 수비수들을 흔들었다. 레오나르도와 로페즈는 서울의 측면을 붕괴시켰다. 현재 K리그에서 가장 창조적인 미드필더로 꼽히는 김보경과 이재성은 안정적이면서도 절묘하게 공격을 이끌었다. 최철순은 아드리아노를, 임종은과 조성환은 데얀을 침묵시켰다. 권순태가 할 일이 그리 많지 않은 날이었다. 

박한 평가를 하기로 유명한 최강희 감독은 “오늘 경기에 만족한다”며 어느 때보다 선수들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그만큼 경기력이 좋았다. “지금 전북의 약점을 굳이 꼽는다면 뭔가?”라고 물은 취재진의 질문에 이재성은 “음…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전북은 탄탄하다. 공격과 허리, 수비, 그리고 뒷문까지 모두 완벽에 가깝다. 아드리아노, 데얀, 박주영, 주세종, 오스마르, 곽태휘 등 리그에서 최정상급 선수들을 보유한 서울마저 간단히 제압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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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알고도 못 막는 전술
단순히 선수들의 능력만 뛰어난 건 아니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은 축구에 어울린다. 전북이 그렇다. 화려한 스쿼드를 하나로 묶는 건 감독의 능력이다. 최강희 감독은 오랫동안 스타 군단을 이끌어온 지도자다. 아시아 정상 등극이 어느 때보다 간절한 상황에서 침착하면서도 냉정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크게 두 가지였다. 최철순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한 것과 김신욱을 최전방에서 활용하는 방법이 적중했다. 최철순은 끈질기게 아드리아노를 따라다녔다. 후반 종판 아드리아노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최철순의 팔을 노골적으로 잡아 당긴 장면은 그가 이 경기에서 얼마나 고전했는지를 알려준다. 

보통 후반 15~20분 사이 첫 번재 교체 카드를 꺼내드는 최강희 감독은 평소와는 다른 인내를 보여줬다. 후반 정인환의 가세로 김신욱이 제공권에서 고전하던 상황에서도 교체를 감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김신욱이 응답했다. 머리가 아닌 발로 골을 터뜨리며 불안했던 경기 양상을 180도 뒤집었다. 최강희 감독은 그제서야 이동국과 에두를 투입했다. 

전북은 서울의 백스리, 그리고 데얀-아드리아노 투톱을 정확하게 예상하고 경기를 준비했다. 최강희 감독은 “서울이 백 스리로 나와 데얀, 아드리아노를 활용해 역습을 시도할 것이라 예상했다.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하고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것을 주문했는데 우리 선수들이 잘 소화했다”라고 말했다. “전반에 버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우리 선수들이 첫 골을 내주고 흔들렸다”라고 말한 황선홍 서울 감독의 아쉬움과 오버랩 되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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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심지어 방심도 없다
전북의 가장 큰 힘은 방심 없이 강하다는 점이다. 리그에서 3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며 선두를 질주하고, 앞서 서울을 상대로 3연승을 기록했지만, 방심하지 않았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레오나르도와 로페즈, 김보경, 이재성 등이 쉬지 않고 내달리며 수비에 가담하는 건 전북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차전서 대승을 거둔 전북은 2차전서 0-3으로 패하지만 않으면 결승에 간다. 확률이 꽤 높은 싸움이지만 전북 선수들은 틈을 보이지 않는다. 김보경은 경기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전반 경기력엔 만족하지만 후반엔 우리가 부족했다. 특히 후반 초반에 실점을 하고 흔들렸다”라며 냉정하게 경기력을 평가했다. 잘한 것보다 못한 것을 조명하며, 2차전에서 개선해야 할 점을 꼽는 태도는 다음 경기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 

한 가지 더. 이제 지겹지만 전주성은 원정팀들의 정신력을 흔들 만한 열정적인 팬들로 가득한 경기장이라는 사실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황선홍 감독은 “전북 홈 분위기는 상당히 뜨겁다. 분위기 싸움에 휘말리지 않아야 하는데 우리 선수들이 분위기를 내줬다”라고 말했다. 응원석뿐 아니라 일반석에 앉은 팬들도 응원에 합류하는 전북은 홈 어드밴티지를 제대로 누린다. 지금의 전북은 선수, 감독, 그리고 분위기까지 물 샐 틈 없이 완벽해 보인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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