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told] 인천의 도전, 뻔한 예상 비껴간 공략법

기사작성 : 2017-03-19 02:05

-'우승후보' 전북을 맞는 '강등후보' 인천의 자세
-스타덤에 오른 문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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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인천)]

2010년대 들어 K리그에서 통용되는 일종의 명제가 있다. ‘전북=최고’라는 공식이다. 매 시즌 탄탄하게 유지되는 스쿼드, 면면이 화려한 선수 구성, 국내외 주요 대회에서 쓸어 담은 트로피가 근거다. 시즌 개막 전 각종 설문에서 전북은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힌다. 당연히 공공의 견제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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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을 상대로 승점을 챙겼던 팀들은 거의 라인을 올리지 않았다. 전력상 열세가 명백한 팀들은 수비 진영을 벗어나지 않는 전략으로 대응했다. 실점을 최소화하는 게 최선이었다.

18일 인천이 보여준 대처법은 달랐다. 홈에서 치르는 클래식 3라운드. ‘우승후보’ 전북을 상대로 예의 웅크린 전형으로 나설 것이라던 예상에서 벗어났다. 수비에서 견고함을 유지하면서도 맞불을 놨다. 결과는 0-0 무승부. 양팀이 승점 1점씩 나눠 가졌지만 체감 만족도는 인천이 높았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이길 뻔한 경기를 놓친)인천이 더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인정했을 정도다.


# 제공권보다 더 중요한 싸움이 있다

전북은 최근 공격수 줄부상으로 울상이다. 개막을 앞두고 에이스 이재성이 갈비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2라운드 수원전에서는 이승기가 오른쪽 무릎을 심하게 다쳤다. 십자인대 파열로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다. 간판 스트라이커 이동국은 훈련 중 종아리 통증을 호소해 인천 원정 엔트리에서 빠졌다. 지난해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을 치르다 다친 로페즈는 재활 중이다. 새로운 자원 마졸라도 부상으로 데뷔를 미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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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김신욱과 에두를 선발 투톱으로 세웠다. 둘은 현재 전북이 꺼내들 수 있는 최선의 조합이다. 김신욱은 제공권에 강하고 에두는 페널티 박스 내에서 여전히 위협적이다. 밀집 수비에는 이들을 활용하는 공격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인천 엔트리에서 장신 수비수 김대중(190cm)의 이름을 확인했을 때만 해도 공중전 대비로 보였다. 김대중은 전북전에서 올 시즌 첫 출전을 신고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딴판이었다. 전북의 제공권은 위력을 보이지 못했다. 측면 크로스의 정확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세컨드볼은 대부분 인천 차지였다. 볼을 가로챈 인천은 김용환, 문선민, 송시우 등을 활용한 역습으로 전북 골문을 두드렸다. 주도권을 쥐고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는 팀은 전북이었지만 효율을 챙긴 팀은 인천이었다. 전반전에만 슈팅수 5-4로 인천이 앞섰다. 유효슈팅에선 인천이 3-0으로 압도했다. 후반전까지 합해도 인천이 슈팅수 9-8(유효슈팅 5-3)로 우위였다.

인천의 이기형 감독은 전북의 장신 공격 조합에 관해 “(전북의) 상대가 항상 내려서서 수비를 하다 보니 돌파구를 찾기 위해 그랬던 것 같다”고 짚었다. 경기 전 “전북을 상대한다고 해서 물러서지만 않을 것”이라던 그는 경기가 끝난 뒤 그 공략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제공권 싸움보다 주위 선수들 움직임이 더 중요했다. 한 선수가 (김신욱과)경합하고 주위 선수들이 세컨드볼에 집중하면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기형 감독의 전략은 성공했던 셈이다.


# 문선민-김진야, 위기에 등장한 뉴페이스

인천의 반격은 신선했다. 역발상 전략뿐 아니라 새 얼굴의 등장으로 활력이 생긴 덕이다. 전북을 상대로 K리그 데뷔전을 치른 문선민과 김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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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문선민의 데뷔 시간은 예상보다 빨랐다. 전반 8분 만에 부상으로 나간 김대경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낯선 이름에 적응하는 시간보다 그가 기회를 만들어내는 시간이 더 빨랐다. 폭발적인 질주와 힘있는 돌파로 전북 수비진을 흔들었다. “빠른 선수가 있으니 전북의 뒷공간을 공략하는 게 낫지 않을까”했다던 이기형 감독의 구상을 실현시켜준 자원이었다. 후반 26분에는 페널티킥까지 얻어냈다. 저돌적인 드리블로 김민재의 파울을 유도했다. 웨슬리의 실축으로 빛이 바랬지만, MOM에 선정됐을 정도로 인상적인 데뷔전이었다.

문선민은 K리그의 ‘신데렐라’다. 2011년 나이키가 주최한 축구 오디션 ‘NIKE THE CHANCE’에 도전해 프로 입문의 꿈을 이뤘다. 스웨덴 3부리그에서 2부리그, 1부리그를 단계적으로 거친 뒤 이번 시즌 K리그에 입성했다. 서바이벌 프로젝트를 통해 체득한 생존 본능은 인천 특유의 야성과 닮았다. “한국에서 검증받고 싶어 K리그로 왔다”는 그는 “협력 수비를 좀 더 생각하고 슈팅 연습을 더 많이 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인천 유스 시스템을 통해 프로팀에 합류한 김진야도 데뷔를 신고했다. 김진야는 대건고와 청소년대표팀에서의 활약으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던 유망주다. 유스 출신 프로 선수를 만나는 홈팬들의 함성은 뜨거웠다. 김진야가 들어서는 순간 관중석에서는 이날 경기 중 가장 큰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짧은 출전 시간 속에 어린 선수가 보여준 활약상은 미미했지만, 팀의 ‘미래’가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홈팬들이 기대감을 갖기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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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인천의 전력은 여유롭지 않다. 개막과 함께 주장 김도혁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전북과 승점을 나눠 갖는 대가로 김대경을 잃었다. 하지만 위기는 새로운 스타의 출현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문선민과 김진야가 경험과 자신감을 얻은 것처럼. 이기형 감독은 “K리그에서 가장 좋은 팀을 상대로 적극적이고 속도감있는 공격을 했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제 자신감을 첫승으로 엮을 차례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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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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