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told] '3연승' 수원이 결과를 만들기 시작했다

기사작성 : 2017-05-04 00:50

- 수원삼성 1-0 포항스틸러스
- 후반전 실점하던 수원이 득점하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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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재은(수원)]

입대한 연인을 기다린다. 남자는 포상 휴가를 위해 노력한다. 쉽지 않다. 공중전화 이용도 자유롭지 않다. 더 통화하고 싶어도 눈치가 보인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여자가 화를 낸다. 오해가 쌓인다. 남자의 노력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한다.

수원삼성과 그들을 바라보는 이들이 그랬다. 수원은 늘 노력한다고 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달라진다는 말도 결국 거짓이 됐다. 하지만, 지난 4월 22일 강원FC전부터 수원의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스틸러스를 만나 치른 2017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1-0으로 이겼다. 3연승을 거뒀다. 수원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 외국인 선수의 중요성

경기 전 최순호 감독은 수원전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그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였다. “수원은 외국인 선수 의존을 많이 하는 팀이고 우리는 국내 선수들 의존도가 높다. 결과는 몰라도 내용은 우리가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중략) 때로는 전략적으로 치러야 할 경기가 있다.”

그의 말은 딱 반만 맞았다. 수원은 외국인 선수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포항은 내용에서 앞서지 못했다. 수원도 나름의 전략이 있었고, 포항전에서 통했다. 중심에는 다미르와 조나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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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르가 선발로 나왔다. 그는 빌드업에 직접 관여해 경기를 풀어가는 역할을 맡았다. 득점은 없었지만 라인을 쭉 내려 상대의 볼을 빼앗고, 드리블하고, 조나탄에게 패스를 넘기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후반전 산토스가 교체로 들어갔다. 빌드업에 적극적 관여를 하진 않았지만 조나탄의 짐을 덜었다. 전방에서 빠르게 움직였다. 33분, 골을 넣었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염기훈이 두 선수의 움직임을 설명했다. “포지션이 같지만 다른 점이 많다. 산토스는 골을 넣을 줄 아는 선수이고 다미르는 골보단 풀어주는 선수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누굴 먼저 써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하실 것 같다.”

외국인 선수의 중요성도 빼놓지 않았다. “긍정적이다. 팀이 어려울 때 해결하는 선수가 국내보단 외국인 선수다. 그들도 개인 플레이를 하는 건 아니라 같이 하려고 한다. (포항보단)외국인 선수들이 있는 우리 팀이 조금 더 좋았던 것 같다.(웃음)”

# 수비 안정, 부상 복귀, 그리고 골

수원은 시즌 초부터 흔들렸다. 광저우 헝다와 AFC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에서 비기고, FC서울과 K리그 개막전에서 비겼다. ‘무승부 수원’의 서막이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부상 선수가 속출했다. 이정수, 김민우, 구자룡, 장호익이 다치더니 3라운드에서 최성근과 양상민까지 부상을 입었다.

ACL, K리그, FA컵까지 병행하는 수원으로선 큰 악재였다. 인천유나이티드(4R)에 3-1로 이기다 두 골을 실점해 무승부를 거두며 팬들의 야유까지 받았다. 나흘 후 이스턴SC를 만나 5-0 승리를 거뒀다. 이후 광주FC전에서 0-0, FA컵서 인천에 1-0을 차례로 기록했다.

서 감독은 무실점에 집중했다. “고질적으로 골 먹히던 게 많이 사라졌다. 긍정적인 현상이다.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중이다. 안 좋은 것들 지금처럼 해결해 나가면 상승세를 탈 때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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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자원도 하나둘 복귀했다. 포항전에는 구자룡, 김민우, 장호익이 모두 출전했다. 수원이 베스트 전력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서 감독은 “전술 활용에 좋은 점이 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또, 후반전에 실점이 아닌 득점을 기록한다. 강원전서 후반 31분 역전골을, 제주유나이티드전서 경기 종료 8분 전 결승골을 넣었다. 포항전은 무실점 수비와 후반전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서 감독은 “극복하고 있다. 서서히 바꿔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염기훈은 “수비적으로 안정을 찾다 보니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생겼다”며 상승세 원인을 설명했다.

# 승리의 중요성을 알았다

승리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 역시 주효했다. 서 감독은 걱정이 많다. 3일 간격으로 치르는 경기, 선수들의 체력, 날씨 등 경기를 좌우할 변수가 늘 수원 주변에 있다. 하지만 K리그와 FA컵, ACL를 모두 손에 꽉 쥐었다. “뭐 하나 포기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선 더욱 놓을 게 없다.”

그의 말은 FA컵 32강을 통해 증명됐다. 통상적으로 FA컵에선 힘을 빼는 다른 클래식 팀과 달리 수원은 베스트 전력을 냈고, 승리했다. 그때부터 수원은 이기기 시작했다. 강원 원정을 시작으로 3연승을 거뒀다.

때로는 환경적 요인과 변수를 고려해 조심스러운 경기를 펼치는 것보다 '과감한' 승리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지금의 수원이 그렇다. 승리의 중요성을 깨달으니 노력이 결과를 낸다. 빅버드의 공동취재구역 분위기도 그를 대변한다. 라커룸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산토스는 싱글벙글이었다. 염기훈은 “선수들이 그러더라. 이젠 발로 안 되니까 손으로 어시스트 한다고. 구단 사무국에서 이것(경기 기록지)을 선물로 주셨다”며 취재진과 만담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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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후 수원은 울산현대를 만난다. 지난해 후반 실점 트라우마를 안겼던 팀이다. 기자회견장서 승리 요인을 조목조목 설명하던 서 감독은 마지막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3연승 했지만 우린 더 강해지려고 한다. 3연승은 빨리 잊어버려야 할 것 같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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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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