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told] 고종수의 말, 김민우가 발로 풀다

기사작성 : 2017-07-10 02:02

-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수원 1-0 제주
- 후반전 대비해 전반전 '천천히' 뛴 수원
- 고종수 조언이 만든 김민우의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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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재은(수원)]

DESPACITO. ‘아주 천천히, 점점’이란 뜻을 가진 스페인어다. 9일 저녁 빅버드에 이 제목이 붙은 노래가 울려 퍼졌다. 수원삼성을 위한 응원가였다.

수원은 노래 제목처럼 뛰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날씨 속에서 그들은 제주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아주 천천히’ 경기를 운영했다. ‘점점’ 스퍼트를 올린 수원은 김민우의 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김민우는 골의 영광을 고종수에게 돌렸다.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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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 체력 안배의 전반전

언젠가 염기훈은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 뛰는 기분을 설명한 적이 있다. “매년 겪지만 이겨내기 힘들다. 더워서 경기 전에 물을 뿌리면 잔디가 마르면서 덥고 습한 열기가 확 올라온다. 숨이 막힌다. 그러면 호흡이 안 돼서 금방 지친다. ‘날씨 탓한다’는 말이 있지만, 정말로 이런 날씨는 경기력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9일 수원이 딱 이런 날씨에 제주를 만났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동남아를 연상케 하는 습도”라고 설명했다. 제주의 선발 엔트리에 “키 큰 멘디가 있는 것보다” 더 걱정되는 요소였다.

수원은 더위와 맞서 싸울 만큼 용기 있는 강팀이 아니었다. 그들이 택한 방식은 체력 안배였다. 후반전에 집중력을 잃는 패턴도 의식했다. 그들은 의도적으로 활동 범위를 줄였다. 양쪽 윙백 김민우와 고승범은 전방으로 나가는 횟수가 적었다. 전방에 산토스, 염기훈, 조나탄이 있었지만 공격적인 움직임은 거의 없었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민우가 설명했다. “전반전은 볼을 소유하면서 체력 안배에 집중했다. 후반전에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서였다. 후반에 집중력 잃지 말고 경기 치르자고 사전에 동료들과 이야기했다.”

# ‘점점’, 스피드 올리는 후반전

두 번째 45분이 시작됐다. 첫 45분 동안 비축한 체력을 마음껏 발산할 때다. 마침 날씨도 수원을 도왔다. 비가 내리며 달궈진 땅을 식혔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거세게 내렸으나 염기훈은 “비가 오고 나서 확실히 경기가 편해졌다. 그래서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원은 전반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초반부터 산토스와 김민우가 빠르게 질주했다. 조나탄도 과감하게 슈팅하거나 동료를 향해 크로스를 올리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교체 투입된 신인 유주안은 오반석, 알렉스를 차례로 제치며 화력을 더했다.

# 고종수의 말+김민우의 왼발=골

경기 템포가 빨라지자 푸른 팀의 윙백들이 탄력을 받았다. 고승범과 김민우가 쉬지 않고 측면에서 오르내렸다. 김민우의 크로스는 정확성을 갖췄다. 전반전 이찬동에게 패스하던 그는 침투하는 동료를 향해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결정적인 찬스도 만들었다. 엔드라인 부근에서 골대 앞으로 침투한 고승범에게 패스했다. 하지만 고승범은 동료의 믿음을 허공으로 날렸다.

김민우가 자신의 경기력을 복기했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다. “크로스 찬스가 몇 번이나 왔으나 마무리가 좋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다. 생각을 많이 한 끝에 다른 방법을 쓰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가 내린 결론은 크로스가 아닌 슈팅이었다. 고종수 코치의 조언이 있었다. “경기 전에 고종수 선생님이 ‘크로스 하다가 안 되면 직접 슈팅하라’고 말씀해주셨다. 하프타임 때는 별말씀 안 하셨지만 그 말이 계속 내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고종수의 조언은 후반 30분, 김민우의 왼발슛으로 발현됐다. 볼을 잡고 달리던 그는 골 에어리어 좌측에서 기습 슈팅해 골을 터뜨렸다. 김민우는 양손으로 브이를 펼쳤다. 고종수 코치가 과거 수원에서 달았던 등번호 22번을 뜻했다. 김민우는 “골을 넣고 고종수 ‘쌤’이 생각나더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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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의 골로 수원은 1-0으로 승리했다. 빅버드에 만세삼창이 울려 퍼졌다. 염기훈은 “너무 좋다”며 소리 내어 웃었다. 기자회견장으로 향하는 서정원 감독도 환하게 웃고 있었다. 68일 만에 거둔 홈 승리는 이렇게 달콤했다. 수원의 계획적인 체력 안배와 고종수의 조언이 있어 가능했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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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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