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up.told] 울산과 목포시청의 ‘축구동화’

기사작성 : 2017-09-28 08:50

-FA컵은 꿈의 무대
-첫 트로피 향한 울산의 꿈
-목포시청의 꿈같은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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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울산)]

축구계에서 만들어지는 동화에는 법칙이 있다. 약팀이 강팀을 잡거나 가난한 구단이 돈과 스타들로 무장한 클럽을 꺾는다. 아마추어가 프로 팀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키는 일은 일종의 클리셰다. 2000년 프랑스 FA컵에서 4부리그 팀 FC칼레가 결승에 오른 일이나 2015-16시즌 레스터시티가 EPL 우승을 일궈낸 일이 대표적이다. 물론 축구동화가 언더독의 반란으로만 구성되는 건 아니다. 꿈과 희망, 열정으로 얼개를 삼는 거의 모든 도전 스토리는 대체로 해피엔딩의 소재가 된다.

27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A컵 준결승전은 어느 쪽으로든 동화가 될 개연성이 충분했다. 울산현대와 목포시청이 맞대결했다. 울산은 결핍이 있었다. K리그 전통의 강호지만 유독 FA컵과 연이 없었다. 이번에는 달라야 했다. 반면 목포시청은 준결승에 오른 과정 자체가 기적이었다. 64강에서 창원시청을 꺾은 것을 시작으로 양평FC, 포천시민축구단을 차례로 잡고 8강에서 성남FC마저 넘었다. 한해 예산 20억원 규모로 운영되는 목포시청의 상대는 10배나 몸집이 큰 울산이었다. 결과는 1-0, 울산의 승리였다.


# 목포시청의 꿈: 골리앗 잡는 다윗

목포시청에 FA컵 4강은 ‘꿈의 무대’였다. 상위리그 팀을 상대로 최상의 환경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쏟아지는 관심은 덤이었다. 경기 전 울산의 선발라인업을 훑어본 김정혁 감독은 “너무 좋다.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울산은 베스트 멤버를 내세웠다. 경기의 중요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자 목포시청을 쉽게 보지 않는다는 존중의 의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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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혁 감독은 “준결승에 오른 것만으로 만족하면 망신 당한다.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자”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실제로 목포시청은 이기기 위한 축구를 했다. 허리와 수비라인을 두텁게 만들어 벽을 쌓았다. 공격수 이인규를 수비진영으로 내려 오르샤를 전담마크하게 하는 등 나름의 무기도 만들었다. 세트피스와 역습도 날카로웠다. 특히 정훈성은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면서 여러 차례 울산을 긴장시켰다. 수비에서는 골키퍼 박완선의 선방이 빛났다. 울산의 슈팅을 수 차례 막아냈다. 22개의 유효슈팅 중 하나만 목포시청의 골라인을 통과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정혁 감독은 당당했다. 결과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없는 90분을 보낸 성취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결승으로 가는 문턱은 넘지 못했지만 지난 여정에서 보여준 도전으로도 충분했다. 이날 문수구장에는 챌린지 3, 4개 팀 관계자들이 찾아 목포시청 주요 선수들을 관찰했다. 영입을 염두에 둔 참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시청의 도전이 또다른 꿈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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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의 꿈: 첫 FA컵 우승

울산의 도전은 조금 다른 차원이다. 트로피에 대한 간절함이다. 국내에서 역사와 전통으로 따지면 손에 꼽히는 팀 중 하나지만 우승컵이 많지는 않다. 특히 FA컵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작년까지 준결승에 9회나 진출했지만 결승에 오른 적은 1998년 한 번밖에 없다. 그마저 결승에서 패했다.

이번에는 준결승 징크스를 깼다. 19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후반 30분이 지나도록 골을 넣지 못하는 답답함도 있었지만 결국 선제골을 넣고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힘든 경기였지만 어쨌든 결과를 가져왔다”는 김도훈 감독의 말로 이날 경기의 의미가 정리된다. 우승컵까지 마지막 관문만 남겨두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목표까지 한 발짝씩 가면서 집중하자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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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훈과 김인성의 꿈: 미생에서 완생으로

김도훈 감독은 부임 첫해 팀을 FA컵 결승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2015년 인천 감독 시절에도 팀과 함께 FA컵 결승에 오른 적 있다. 이날 목포시청전에서는 교체 선수를 통해 결승골을 만드는 승부사로서의 면모도 드러냈다. 후반 8분과 11분 차례로 투입한 김인성과 박용우가 골을 합작했다. 또 김성환 대신 이영재를 들여보내며 공격 주도권을 회복했다. 결과까지 챙기는 지도자가 되고 있다. 김도훈 감독은 “울산에도 별을 달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과 코치 시절에는 각각 전북(2000)과 성남(2011)에서 FA컵 우승을 맛봤다.

결승골을 넣은 인물이 김인성이라는 점도 의미 있다. 김인성은 축구판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에서 출발해 CSKA모스크바(러시아)로 깜짝 이적한 후 성남-전북-인천을 거쳐 울산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미생에서 완생을 향하는 그의 존재는 이날 상대한 목포시청 선수들의 ‘꿈’이기도 하다. 김인성은 “내셔널리그 선수들은 경험이 부족할 뿐 보석같은 선수들이 많다”며 “기회만 얻으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희망과 기대가 이어지는 한 축구판의 동화도 계속된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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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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