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수원] 그라운드 안은 뜨거웠고, 밖은 화가 났다

기사작성 : 2017-10-02 03:29

-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 수원 1-1 전북
- 이동국 PK, 매튜의 손가락 제스쳐
- 경기도 뜨겁고 논란도 뜨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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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재은(수원)]

선제골과 동점골, 판정 불만, 선수 간의 신경전. 축구 경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이다. 경기의 중요성과 상대에 따라 정도가 달라진다.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삼성과 전북현대가 만났다. 서로에게 이 경기는 중요했다. 전북은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 수원을 잡아야 했다. 수원은 올해 전북을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다. 서정원 감독이 “총력을 다할 것”이라 말할 정도로 이번만큼은 반드시 승리하길 원했다.

그만큼 경기는 뜨거웠다. 볼거리도 많았다. 로빙슛에서 비롯한 멋진 선제골부터, 극적인 동점골까지 나왔다. 판정에 대한 불만, 신경전 등도 당연히 등장했다. 다만, 이날은 여느 때보다 격렬했다.

# 박기동의 골, 신화용의 선방, 흐름 바꾼 로페즈와 이동국

경기 시작 전, 양 팀 감독을 만나기 위해 빅버드 1층으로 갔다. 취재진은 서정원 감독과 최강희 감독 모두 공격수에 관한 이야기를 물었다. 다만 포인트가 좀 달랐다. 최 감독에겐 에두와 김신욱의 투톱체제 설명을 들었고, 서 감독에겐 조나탄의 복귀일을 물었다. 양 팀의 전방 무게감 차이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래서 박기동이 터뜨린 32분 선제골은 놀라웠다. 빅버드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용래가 전방으로 넘긴 공이 땅에 한 번 바운드 됐고, 공이 뜨자마자 박기동이 로빙슛으로 홍정남을 넘어 전북 골망을 갈랐다. 최보경의 밀착마크도 소용없었다. 박기동은 그라운드 위에 한참 드러누워 골맛을 만끽했다. 수원 서포터즈는 박기동 이름은 수차례 연호했다.

박기동이 탄력을 받았다. 3분 후 최보경과 강하게 부딪히며 넘어졌지만, 그는 고통을 감수하고 계속 뛰었다. 과감한 태클도 서슴치 않았다. 동료들은 박기동을 향해 끊임없이 롱패스를 줬다. 박기동은 이날 총 다섯 차례 슈팅, 세 차례 유효 슛을 만들었다. 이전에는 골이 없어 아쉬운 존재였다면, 전북전은 추가골이 없어 아쉬울 만큼 스트라이커 역할을 잘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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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수원의 주인공은 신화용이다. 전북은 이동국, 로페즈가 투입되며 공격력을 강화했다. 자연스레 공은 수원 진영에 머물렀다. 신화용의 ‘신들린’ 듯한 선방이 수원을 구해냈다. 전북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나왔다. 로페즈가 크로스를 올려 이동국이 발리슛을 때렸다. 하지만 신화용이 막아내며 고춧가루를 뿌렸다. 이후 로페즈가 다시 크로스를 올리자 이번엔 발로 걷어냈다. 후반 17분부터 5분 동안 신화용은 총 일곱 차례 선방했다. 그렇게 빅버드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신화용의 연이은 선방은 반대로 전북의 활발한 공격을 뜻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뒤늦게 활발해졌다. 로페즈와 이동국이 나란히 투입된 이후부터였다. 매튜에게 꽁꽁 묶였던 에두가 나가고, 중원에 날카로움을 더할 신형민이 투입됐다. 수비수 조성환을 빼고 이동국을 넣으며 최 감독은 반드시 골을 넣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제 역할 못 한 김신욱은 후반 16분이 되어서야 빠졌다. 그를 대신해 들어간 로페즈는 오른쪽 측면과 중원을 활발히 오가며 ‘공격’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전북이 경기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기 후 최 감독이 “오늘 축구는 후반전 45분만 했다”고 말할 정도로 전반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신화용의 선방에 수차례 좌절했지만, 그들은 겹겹이 서있는 수원의 수비 라인을 예리하게 뚫었다. 상대의 역습 찬스도 쉽게 허용하지 않았다. 수원의 페널티 박스 안에서 머물던 전북은 결국 PK를 얻어냈다. 정규 시간 종료 9분 전, 이동국은 자신있게 중앙으로 슛을 날렸다. 이동국의 개인 통산 198호 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원정석은 그토록 바라던 ‘오오렐레’를 마음껏 외쳤다.

# 경기 종료, 그 후…

그렇게 경기는 1-1로 끝났다. 비록 승점 3점을 얻은 팀은 없었지만 관중 13,149명의 시선을 꽉 사로잡기에 충분한 경기 내용이었다.

종료 이후에도 양 팀의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라커룸으로 향하는 서 감독은 억울한 듯이 “너무한 거 아니야! 한두 번도 아니고!”라며 소리 질렀다. 믹스트존이 쩌렁쩌렁 울렸다.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잠시 후 수원의 라커룸에서는 “(염)기훈이 잡은 건 제소를 해야한다”는 등의 말이 오갔다. 기자회견장으로 향하는 서 감독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반대편도 마찬가지. 최 감독은 관중과 대치했다. 퇴장하던 최 감독이 돌연 관중석 앞으로 향했다. 전북 관계자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관중석에서 감독님 이름을 부르더니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며) 이렇게 하더라.”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매수”를 여러 차례 외치기도 했다. 최 감독은 양복 재킷을 벗는 등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후 기자회견장에 자리한 그는 평소보다 길게 말을 이어갔다. “그렇게 계속 뒤에서 조롱하는 얘기는 정말… (중략)그냥 해프닝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어느 순간을 지나서 동료 팀이자 내가 잘되기를 바라는 팀이다.”

믹스트존 주인공은 이동국과 매튜였다. 이동국이 PK를 얻은 상황에서 매튜가 엄지와 검지를 비비며 돈을 세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기 때문이다. 그는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동국은 당시 상황을 “매튜가 얼마 냈냐고 하더라. 그냥 ‘꺼지라’고 했다”며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설명했다. 이번엔 매튜에게 그가 한 제스쳐를 보이며 ‘이동국이 페널티킥을 얻은 상황에서 그에게 이런 손동작을 보이던데’라 물었다. 매튜는 시선을 아래로 떨어트리고 한참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내가 너무 화가 났기 때문이다. 정말 실망스러웠다. 그(심판)가 비디오를 확인했지만, 실망스러운 판정을 내렸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제스쳐를 인정한 셈이다.

그러다 돌연 통역을 부르겠다며 인터뷰를 중단했다. 멀찌감치 가서 수원 관계자들을 만나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한참 후 통역사가 왔고, 인터뷰를 다시 시작했다. 더 많은 취재진이 그의 앞에 섰다. 다시 제스쳐의 의미를 묻자 매튜의 대답이 조금 달라졌다. 손을 허공에 두고 터는 동작을 보이며 “이렇게 한 거였다”고 설명했다. “페널티가 아니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논란을 의식한 듯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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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火)로 가득 찬 공동취재구역. 골을 넣은 박기동, 열심히 막은 신화용, 전북을 '전북'답게 만든 로페즈 등 '공놀이'의 진짜 주인공들은 씁쓸한 마음을 안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뜨거웠던 90분이 갖가지 논란 속에 가려졌다. 10월 14일부터 시작되는 스플릿 라운드에서 그들은 다시 만난다. 기대된다고 해야 할지, 걱정된다고 해야 할지 헷갈린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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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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