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송범근X정태욱, 요즘 어떻게 지내니?

기사작성 : 2017-10-20 11:53

- 아디다스 탱고리그 행사 현장에서 만난 송범근, 정태욱
- 요즘 어떻게 지내? 요즘 무슨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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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재은]

한국에서 열린 U-20 월드컵이 벌써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다. 벌써 4개월이 흘렀다. 신나게 공격 축구하던 한국 U-20 대표팀은 각자 소속팀에 집중하며 다음 목표를 위해 달린다.

지난 14일, 아디다스 HTC 탱고리그 행사 현장에 반가운 얼굴과 만났다. U-20 대표팀의 뒷문을 책임졌던 정태욱(아주대)과 송범근(고려대)이다. 그들은 오는 11월에 열릴 U리그 왕중왕전을 앞두고 있다. 나아가 이듬해 열릴 AFC U-23 챔피언십까지 바라본다. <포포투>와 함께 ‘젊은 국가대표’ 둘의 근황과 소소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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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오랜만이네요.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정태욱(이하 정): U리그 끝나고 이제 왕중왕전 준비하고 있어요. 저희 아주대는 동국대랑 붙어요. 고려대는 어디랑 붙지?
송범근(이하 송): 저희는 호남대요.

FFT: 오늘(14일) 만날 아디다스 탱고 스쿼드의 캠페인 영상 봤죠?
정: 봤죠! 그, 지단 나오는 거 맞죠? 와, 진짜 재밌고 자유롭더라고요.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축구를 하는 것 같았어요.
송: 저도 똑같은 생각을 했어요. 레알 훈련장에서 아주 재밌게 놀던데요? 근데 진짜 축구를 잘하는 것 같아요.

FFT: 혹시 본인이 그 영상 속 주인공이 됐다면 어떤 모습을 보였을 것 같아요?
정: 저도 라커룸에 가서 티셔츠 바꿔놨을 것 같아요. 제가 평소에 입는 허름한 흰색 티셔츠 라커룸에 걸어놓고, 레알 티셔츠를 제가 입고 나올 거예요.
송: 저는 마르셀루랑 셀카찍을 거예요! 아, 일단 공 뺏어서 슈팅부터 하고요.

FFT: 영상 속에서 탱고 리그 선수들은 지네딘 지단을 향해 ‘내 얼굴을 기억하라’고 해요. 본인이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어느 감독에게 말하고 싶나요?
정: 하석주(아주대) 감독님이요. 대학 생활 잘 했으니까 좋은 선수로 기억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송: 신태용 감독님이요. 저를 잘 보고 있다가 나중에 국가대표로 좀…(웃음)

FFT: 그럼 침범하고 싶은 훈련장이 있다면?
정+송: 파주NFC요!

FFT: 평소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할텐데, 생각하다가 ‘에이, 이건 너무 오바다’라며 고개를 저었던 적이 있나요? 어떤 모습을 그렸나요?
정: 있죠. 저는 코너킥 올라왔을 때 뒤꿈치로 넣는 상상을 해요. 저는 골대 정면을 보고 있고 그냥 딱 뛰어올라서 뒤꿈치로 골을 넣고 싶어요. 아직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은 없어요.
송: 저도 코너킥에서 골 넣고 싶어요. 동점인 상황에서 94분에 제가 상대편 골대로 막 달려 올라가서 골 넣는 상상을 해요.

FFT: 아직 대학 선수이고 어려요. 그래서 더 자유롭게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이 있나요?
정: 저는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은데 그렇게 하면 하석주 감독님이 하지 말라고 하셔요, 하하. 제가 막 올라가거든요. 그럼 ‘빨리 내려와서 수비해!’라고 하시고, 그렇게 축구하는 거 아니라면서 막 혼내셔요.(웃음)
송: 저는 그런 걸 떠나서 포지션 특성상 기본에 충실해야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이는 게 힘들어요. 공격수라면 창의적이게 움직일 수 있겠지만 골키퍼는 안정감이 최우선인 포지션이잖아요.

FFT: 송범근 선수에게 물을게요. 필드 플레이어는 도움이나 득점이 주는 짜릿함을 느껴요. 골키퍼는 그럴 기회가 거의 없는데, 오직 골키퍼만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이 있다면?
송: 아무래도 슈퍼 세이브가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중요한 순간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선방해주는 게 팀을 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짜릿함을 느껴요.

FFT: 정태욱 선수는 평소 ‘수트라이커’ 타이틀을 좋아했어요. 수비수가 득점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대개 세트피스에서의 헤딩 골이 떠오르는데, 본인이 원하는 득점 장면은 또 다를 것 같아요.
정: 사실 제가 진짜 하고싶은 건 상대방의 공을 인터셉트하고 치고 올라가 좋은 상황을 만드는 거예요. 거기서 수적 우위를 점하고 득점을 하고 싶은데, 제가 아무래도 중앙 수비수이다 보니까 그런 장면을 만들기 힘들어요. 세트피스 골이 가장 현실적이죠. 동료들도 제가 키가 크니까 제 위주로 세트피스 전략을 짜기도 하고요.

FFT: 어린 선수들에게 창의적인 움직임을 많이 요구해요. 수비수도 창의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까요?
정: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데 감독님들이 원하지 않으시죠. 수비수가 나가버리면 공간이 비잖아요. 그런 걸 좋아하는 성향의 감독님이라면 수비수여도 충분히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이드백이 중앙으로 가고, 제가 나간다든지. 공격수는 아무래도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지만 수비는 하나의 틀이 있기 때문에 좀 어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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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둘 다 청소년 대표로서 다양한 나라를 상대했잖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상대가 있다면?
송: 저는 월드컵에서 만난 잉글랜드요. 그때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잉글랜드 감독님이 저를 도발하는 멘트를 날리셨어요. ‘상대 골키퍼를 괴롭히겠다’고요. 그 말이 저를 긁더라고요. 약간 저를 무시하는 것 같아 간절함이 컸어요. 16강이 확정된 상태였지만, 그 말을 듣고 잉글랜드를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어요.

FFT: 월드컵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송범근 선수는 유럽 무대를 꿈꾸고 있어요. 대회를 치르며 그 생각이 더 간절해졌을텐데, 유럽에서 뛰는 모습을 상상해보자면?
송: 제가 선방했을 때 관중이 환호하는 모습이요! (정: Bear라고 외치겠지) 야, 조용히 해. 저는 선방하면 저를 위한 노래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박지성 선수처럼요! 저만의 응원가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정: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날씬해~) 시끄럽다고. 아, 아니다. 근데 그렇게 한국어로 노래가 나오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요? 태욱이 똑똑해. 가사에는 꼭 ‘송붐’이 들어갔으면 좋겠고요. 자이언트 송붐!

*또래 선수들 사이에서 송범근은 곰이라고 불린다.

FFT: 정태욱 선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럽 진출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지 않았어요. 욕심이 없는 건 아니죠?
정: 제가 일부러 표현을 안 했어요. 저 또한 나가고 싶죠. 저는 시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아직 어리고, 한국에서는 ‘조금 한다’는 정도인데 나가서 승부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송: 조금 한다? 야, 자신감을 가지라고) 아무튼 전 그래서 표현을 잘 안 해요. 확신이 생겨야 유럽 진출 하고싶다고 말할 것 같아요. (FFT: 뛰고 싶은 곳이 있나요?) 제가 어릴 때부터 독일을 진짜 가고싶어 했어요. 도르트문트를 좋아했거든요. 독일 선수들이 뭔가 터프하고, 훔멜스처럼 키 큰 선수가 헤딩을 따내는 모습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전 도르트문트와 대결할 수 있는 팀으로 가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팀과 싸워보고 싶거든요.

FFT: 경기 끝나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기사들을 절대 읽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정: 저는 훈련장이든, 경기장이든 핸드폰을 안 가져가요. 이긴 경기면 좋은 기분으로 돌아오면서 그 경기를 생각하는데, 안 좋은 경기를 하면 별로 생각하지 않아요. 버스에서 멍하니 있어요, 아무 생각 없이. 아, 지나가는 차 번호판을 보면서 그 숫자들을 다 더해요. (송: 어, 너도 그랬어? 나도 그랬는데. 이거 다 하는 거구나.) 저기, 지금 내 인터뷰 중이야. 아무튼 제가 초등학생때부터 하던 버릇이에요. 그러면 잡생각이 사라져요. 추천합니다.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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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마지막으로 가벼운 질문. 송범근 선수는 U-20 대표팀의 DJ로 유명했어요. 비트 빠르고 개성있는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던데, 본인 라이프스타일도 비슷한가요?
송: 라이프스타일까지 그런 건 아니예요. 그냥 제가 힙합이나 EDM을 좋아해요. 경기 전에는 비트가 빠른 음악을 들어야 그 리듬감이 그라운드에서도 유지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정: 다같이 있을 때 한국 노래 좀 듣지. 다 그루브 좋은 형들 노래만 들어요. 운동 다녀오면 차분한 노래도 들을 법 한데.) 아니, 운동 끝나고는 차분한 거 들어요! (정: 아니, 그렇지 않아.)

FFT: 동료들이 정태욱 선수한테 멀대, 짝대기라고 놀리던데 공개적으로 한 마디 해주세요. 195cm가 꼬꼬마(?) 동료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정: 아, 제가 진짜 짝대기, 멀대, 꺽다리 이런 말을 너무 많이 들었어요. 초등학생때는 꺽다리였는데, 뜻이 뭔지도 몰랐어요. 그냥 나처럼 생기면 꺽다리구나 했죠. 근데 키가 크면 듬직해보이지 않나요? 선반 위에 있는 것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남들은 어디갔지? 할 때 저는 여유롭게 한 손으로 스윽 꺼낼 수 있죠. 그런 장점이 있단다, 얘들아.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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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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