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6골’ 조영욱, “1년 만에 칭찬을 받았어요”

기사작성 : 2017-11-09 11:10

- AFC U-19 챔피언십 예선 최다득점자 조영욱
- 1년 만에 받은 칭찬이 얼떨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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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재은]

파주에서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8일 AFC U-19 챔피언십 예선을 4전 전승으로 끝낸 U-18 대표팀은 22골 무실점이란 기록에 흠뻑 젖었다. 각자의 소속팀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날 밤, 늦게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며 서로를 격려했다.

누구보다 기분이 좋은 이가 한 명 있다. 조영욱이다. 만 18세 어린 공격수의 마음 한 켠에는 여전히 FIFA U-20 월드컵 아쉬움이 남아있다. 무득점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잔뜩 풀 죽어있던 조영욱은 제 또래의 동료들과 뛴 이번 대회에서 비로소 자신감을 얻었다. 전 경기 출전해 6골로 최다득점자에 올랐다. <포포투>는 그의 들뜬 목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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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눈을 의심했어요!”

수화기 너머 들려온 조영욱의 첫 마디는 “보셨어요?” 였다. 안도의 한숨까지 내쉬었다. 자신을 향한 긍정적인 여론을 오랜만에 마주한 것이다.

4경기에 모두 출전한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냈다. 첫 경기 브루나이전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리더니, 2차전(인도네시아)에선 후반 교체 투입되며 팀의 완성도를 높였다. 동티모르와의 3차전에선 김찬과 준비했던 패턴 플레이를 완벽히 선보이며 골을 넣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슈팅 각도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 곳에서도 거침없이 공을 차 득점을 터뜨렸다. 그는 이 골을 두고 “의도한 거였어요. 평소 자주 봤던 아구에로 골 장면인데, 그동안 잘 안 나오더니 오늘에서야 나왔네요”라며 밝게 웃기도 했다.

대회 마지막 경기 말레이시아전에서 절정을 달렸다. 스스로도 “오늘 좀 잘 뛴 것 같아요”라 말할 정도로 90분 내내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사이드와 중앙을 오가며 말레이시아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동료들의 플레이에 완성도도 높였다. 전세진이 좌측으로 찔러준 패스를 조영욱이 받아 돌파한 후 엄원상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다. 엄원상은 가뿐히 선제골을 넣었다. 수비 4인을 달고 페널티 박스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페널티 킥도 받아냈다. 그리고 직접 해결했다.

이날 주인공은 단연 조영욱이었다. 포털 사이트에는 그를 필두로 한 기사만 5개가 올라왔다. 한창 언론의 반응과 여론에 민감할 나이, 조영욱은 눈을 의심했다. “진짜 잘못 본 줄 알았어요. 제가 칭찬을 받고 있더라고요. 저는 늘 뭐만 하면 욕을 먹었거든요. 기사만 뜨면 늘 다른 일 알아보라고 하고. 심지어 제 기사가 아닌 것에도 저를 욕하는 댓글이 많았으니까… 진짜 마음고생 많았어요. 근데 이번에는 칭찬을 너무 많이 해주시니까 얼떨떨해요. 솔직히 강한 상대도 아니었고, 저희가 더 잘하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너무 좋네요. 거의 1년 만에 칭찬을 받아보는 것 같아요. ‘역시 물건이네’라는 말이 가장 와닿았어요. 제 플레이에도 만족스러워서 그런지 이 말을 들으니 동기부여가 더 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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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들이 저한테 거는 기대감이 컸어요”

그가 유난히 기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처음 소집된 U-18 대표팀에서 적응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늘 자신보다 두세 살 터울 형들과 함께 뛰던 그가 맏형이 됐다. 마음을 달리 먹어야 했다. 게다가 포지션에도 변화가 생겼다. 원톱 스트라이커가 익숙한 그가 사이드에 섰다. U-18 대표팀에는 장신 공격수 김찬, 오세훈이 있었다. 정정용 감독은 그들을 필두로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거나, 상대 수비진을 괴롭히는 등 전략을 구사했다.

“솔직히 힘들었어요. 18세 팀은 처음이었는데, 사이드 본 것도 처음이었거든요. 정정용 감독님이 생각보다 팀을 너무 잘 만들어 놓으셨어요. 그래서 부담이 컸어요. 가뜩이나 제일 잘해야 하는데 초반에 헤매니까 마음 고생도 했죠. 그래도 감독님은 제가 13세 때부터 만났던 분이라 적응은 금방 했어요.”

U-20 월드컵을 경험한 자의 여유는 없었다. 오히려 그로 인한 동생들과 코칭 스태프의 기대감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대중의 시선까지 더해지니 부담감은 더욱 커졌다. “사람들이 저를 많이 알고 있고, 18세 애들이 저한테 거는 기대감도 있고, 코치님의 기대감까지 있기 때문에 정말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한숨을 푹 쉬었다. 정정용 감독은 늘 맏형 조영욱에게 ‘네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네가 잘 이끌어 가야 한다’는 등의 말을 건넸다. “항상 제가 할 것만 해오다가 애들을 하나로 묶으려니 쉽지 않았죠. 다행히 주장 (황)태현이가 잘해줬어요.”

그는 늘 자신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형들과 뛰며 다양한 경험을 얻었다.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더 달렸고, 골을 넣기 보다 ‘형’의 득점을 도왔다. 지난 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 뛰었던 그는 “형들과 뛰며 내가 더 긴장하고, 발전하는 걸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엔 어떨까? 조영욱은 “솔직히 제가 크게 발전한 느낌은 없어요”라 말했다. “오직 그런 생각뿐이었어요. ‘내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 끊임없이 되뇌었죠.” 그의 자기 최면은 그라운드에서 골로 귀결됐다. 멀티골 부터 해트트릭까지, 이전에는 맛보지 못했던 다득점을 마음껏 터뜨렸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솔로 플레이가 잘 나오더라고요. 이 팀이 공격 포인트를 올리기 위해 내가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를 고민했죠. 형들이랑 뛸 때는 형들 돕는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번에는 확실하게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플레이를 생각했어요.”

# “영욱아, 이번에는 잘 해야 해”

조영욱이 무게감을 견딜 수 있던 힘 중 하나는 어머니가 툭 던진 한마디였다. 대표팀 합류 직전, 그의 어머니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영욱아”라며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다음에 나올 말을 짐작한 조영욱은 “알았어, 엄마. 열심히 할게”라 대답했다. 그때 어머니의 입에서 의외의 말이 나왔다. “영욱아, 안돼. 이번에는 ‘잘’해야 해.”

뜻밖의 ‘팩트 폭력’을 당한 것이다. 조영욱은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막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다행히 4경기 잘 치른 아들의 모습에 어머니는 지금 누구보다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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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영욱은 다시 소속팀 고려대학교로 돌아간다. 파주에서 곧바로 전라남도 영광으로 내려가 10일부터 열리는 U리그 왕중왕전을 치른다. 쉴 틈이 없다. 10일 경기까지 출전하면 열흘 사이에 다섯 경기를 치르는 셈이다. 벌써 이듬해 열릴 AFC U-23 챔피언십과 U-19 대표팀 전지 훈련까지 생각하고 있다. 지치지 않냐는 질문에 조영욱은 “저는 바쁜 게 좋아요”라며 웃는다. 골이 없어 겪던 슬럼프도 이겨냈다. 기회만 잡으면 고민하지 않고 슛을 날릴 예정이다. 한 뼘 더 성장한 조영욱은 지금부터는 더 ‘잘’ 할 거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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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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