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n.road] 콜롬비아전, 세 가지 가능성 증명하라

기사작성 : 2017-11-10 06:44

-콜롬비아전,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
-달라져야 한다, 이번에는 진짜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절망 그 자체

본문


[포포투=정다워]

더 이상 답답한 축구는 보고 싶지 않다. 희망, 가능성 없이 90분을 보내서는 안 된다. 이기지는 못해도 최소한 허무하고 무기력한 패배는 피해야 한다. 러시아에 도착할 날이 멀지 않았다. 콜롬비아전 실패는 대표팀 분위기에 다시 한 번 찬물을 끼얹을 것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 친선경기를 한다. 말이 ‘친선’이지 사실상 전력투구 해야 할 경기다. “아는 한국 선수가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번에 선발되지 않은 황희찬을 언급한 상대 감독과는 다른 입장이다. 선수들도 하나 같이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대표팀에 회의적인, 혹은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콜롬비아를 상대로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월드컵에 나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를 괴롭히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또’ 졸전이면 아주 작게나마 품고 있던 희망마저 날아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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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는 확실히 달라야 한다

지난 네 경기는 핑계거리가 있었다. 9월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두 경기의 경우 신 감독이 부임한 직후 치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K리그 선수들을 조기소집하기는 했지만 전력의 주축인 유럽파와 함께 훈련한 시간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무실점을 기록하며 월드컵 진출을 이끌었다. 내용은 아쉬웠지만 눈 앞의 과제는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지난 10월엔 K리그 선수들 없이 유럽 원정을 떠났다. 완전한 전력이 아니었기 때문에 러시아, 모로코에 완패를 당해도 할 말이 없는 건 아니었다.

이번엔 다르다. 신 감독은 이번에 선발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월드컵 스쿼드를 꾸리겠다고 공언했다. 쉽게 말하면 지금 선수들이 ‘최정예’다. 한국에서 공을 가장 잘 차는 선수들이 모두 모였으니 핑계 댈 것도 없다. 기성용도 “대한민국에서 소집할 수 있는 선수는 다 모였다. 그때보다는 조직적인 부분에서 같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분위기나 제대로 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라고 말했다.

최정예로 희망을 주지 못하면 남는 건 절망뿐이다. 10월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면 곤란하다. 콜롬비아전 분위기가 세르비아전까지 이어질 게 확실하다. 남미의 강자를 상대로 가능성을 보여주면 세르비아전을 통해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 콜롬비아, 세르비아전이 최정예로 싸우는 올해 마지막 일정이다. 달력이 내년 3월로 넘어갈 때까지 모일 수 없다. 이번에 반드시 탁한 공기를 걷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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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위치 이동의 효과

신 감독 부임 후 가장 큰 아쉬움은 손흥민의 활약이 소속팀 토트넘홋스퍼에서의 그것과 달랐다는 점이었다. 대표팀에서의 손흥민은 평범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펄펄 날다가도 태극마크만 달면 인상적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지난 모로코전에서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기 전까지 8경기 연속 침묵했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성공하려면 손흥민처럼 무게감 있는 공격수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계속해서 침묵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커진다.

신 감독은 콜롬비아전에서 손흥민의 위치 이동을 실험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측면에서 뛰었다. 상황에 따라 왼쪽,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기기는 했지만, 대놓고 최전방에서 뛴 적은 없다. 신 감독은 최근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스트라이커로 뛴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 손흥민이 1선으로 가면 사이드에 고립되고 수비 가담에서 문제를 드러내는 단점을 지우고, 장점인 슈팅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빠른 발을 활용해 역습 상황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여러모로 고려할 만한 변칙이다.

손흥민의 역할뿐 아니라 파트너들의 적합성까지 함께 판단하는 경기가 될 것이다. 원톱으로 손흥민을 쓸 수도 있지만, 이근호, 이정협과의 투톱 카드를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어떤 식으로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활용하는 게 효과적인지 확인해야 한다. 손흥민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작전을 찾는 것도 콜롬비아전 미션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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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지, 적극성, 그러니까 정신력

새로 부임한 토니 그란데 코치는 한국 축구의 문제를 묻는 질문에 “너무 순하다”라고 대답했다. “공을 너무 예쁘게만 차려고 한다”라는 진단이었다. 한국은 기술적인 면에서 월드컵에 나가는 팀들 중 하위권에 속한다. FIFA 랭킹 62위가 해야 할 축구는 아니다. 이근호는 “투지 있게 상대를 괴롭히는 게 한국 축구”라고 말했다. 그런 축구를 해야 한다. 상대와 강하게 부딪혀 싸우고 협력하는 모습으로 싸워야 가능성이 생긴다.

올해 대표팀은 계속해서 정신적인 면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기술이나 실력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지만 쉽게 포기하고 뛰지 않는 태도는 곤란하다는 비판이었다. 경험이 풍부한 새 코치가 처음으로 건낸 조언이니 개선되어야 한다. 단순히 ‘투혼’으로 싸우라는 의미는 아니다. 마음가짐을 달리 해야 한다는 뜻이다. 기성용은 “콜롬비아는 기술이 좋고 개인 능력이 좋기 때문에 1대1 상황에서 협력 수비가 중요할 것 같다. 신체적으로 힘과 스피드가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싸워줘야 찬스를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주장의 말대로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해 협력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 이것조차 개선되지 않으면 남은 희망마저 날아갈 수 있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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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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