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FC서울의 '팔방미인' 공격수, 윤승원

기사작성 : 2017-11-17 03:07

- FC서울 22세 공격수 윤승원을 만났다
- 그가 말하는 서울, 공격수, 아시안 게임
- 결승골 주인공은 당연히 자기가 될 거라고...

본문


[포포투=정재은]

'필사'란 말 들어보셨는지? 베끼어 쓴다는 뜻이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좋은 글을 열심히 따라 써보는 수련 과정이다. 좋은 축구선수가 되는 과정도 닮았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페노메노' 호나우두에 분석했고, 네이마르는 호비뉴를 따라했다.

스물두 살 윤승원에게는 좋은 선생님이 많다. 동영상 속에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있고, 훈련장에는 데얀의 움직임과 박주영의 피니시를 곁눈질하며 배운다. 시간과 노력이 겹친 덕에 미드필드, 최전방, 좌우 측면까지 모두 커버하는 팔방미인형 공격수로 성장 중이다.

어린 만큼 꿈도 많다. FC서울이란 큰 클럽에서 더 자주 뛰고 싶고, 태극마크를 달고 굵직한 대회에도 나가기를 소망한다. 2017시즌,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시즌의 마무리를 앞둔 윤승원을 <포포투>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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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두 번째 시즌도 마무리가 됐네요. 올 시즌은 자신에게 어떤 시즌이었나요?
“아쉬운 점이 좀 많았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확실히 더 어려운 시즌이었어요. 제가 공격수이다 보니까 생각보다 득점 찬스가 많이 왔는데 그걸 많이 살리지 못해 아쉬워요. 경기력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충분히 더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는데 그런 모습을 다 못 보인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힘들었죠. 그래서 따로 운동을 더 하거나, 따로 취미 생활하며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주로 노래방 가서 막 질러요. 아, 노래는 못해요. 진짜 못해요. 부르는 것만 좋아해요.”

FFT: 힘들었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힘들었어요?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나 볼이 왔을 때 해결하는 부분이요. 매끄럽게 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한 번씩 템포를 끊는 장면도 많더라고요. 개선할 점이에요. 분명히 더 잘할 수 있는데 뭔가 아직 좀 많이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느꼈어요.”

FFT: 윤승원 선수처럼 어린 프로 선수는 경기를 많이 못 뛰면 부족한 부분이 뭔지 느끼기도 힘들잖아요. 그런 걸 느꼈다는 건 올해 경기를 많이 뛰어서 가능한 거겠죠?
“제가 프로는 4년 차인데 경기 4년 뛴 것 치고는 출전을 많이 못 한 게 사실이고요. 작년에는 솔직히 두 경기 잠깐 뛰어서 잘 못 느꼈어요. 후반전 늦게 들어가기도 했고요. 그래서 제가 무엇이 부족한지 느낄 기회가 없었는데 올해는 전반전에도 뛰었고, 더 많이 출전하다 보니까 느낄 수 있었어요.”

FFT: 또래보다 한 발짝 먼저 프로를 경험한 것이 어떤 메리트가 있을까요?
“대학교로 가면 그 나름의 장점도 있겠지만 바로 프로로 가면 얻는 게 더 많아요. 대학에서 어차피 프로로 갈 거잖아요. 프로에서 더 빨리 적응하고, 한 번이라도 더 부딪혀보는 게 좋죠. 프로 형들이랑 훈련하는 것 자체가 차원이 다르잖아요. 국제 무대 경험도 할 수 있고요. 그리고 저는 프로에선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보다 많이 뛰는 친구들도 있고요. 나이에 대해선 생각 안 해요.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은 생각뿐이죠.”

FFT: FC서울 같은 빅클럽은 선수 인생에 있어서 큰 기회임과 동시에 무덤이기도 해요. 위험 부담이 큰데, 어떤 경쟁력에 자신감이 있어서 서울을 택했나요?
“원래 미드필드를 봤는데 황선홍 감독님 오시고 나서 윙 포워드로 포지션을 변경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해주셨어요. 제가 알지 못하는 저의 다른 장점을 보신 것 같아서 흔쾌히 변경하겠다고 했죠. 신기하게도, 포지션 변경하고 나서 확실히 미드필드보단 윙 포워드 쪽이 더 편하고, 잘 맞더라고요. 경쟁력이라고 한다면, 슈팅이나 일대일 돌파에 자신감이 있고요. 볼을 잘 컨트롤해요. 그런 쪽에서 경쟁력을 더 키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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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포지션 변경이 어색하진 않았나봐요.
“중앙 미드필드에 있다가 사이드로 가서 훈련도 가고 경기도 뛰어보니까 괜찮더라고요. 처음에는 포지셔닝 부분에서 ‘아, 여기가 맞나?’하고 어색함도 느꼈는데 감독님이 워낙 세세하게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금방 적응했어요.”

FFT: 황선홍 감독님이 공격수 출신이니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많이 해주시겠어요.
“네. 진짜 하나하나 다 섬세하게 알려주셔요. 예를 들어 제가 슈팅 하나를 때려도 저를 붙잡고 어떻게 때려야 하는지 알려주셔요. 때릴 때 자세나 집중도 등등 세세하게. 확실히 공격수 출신이셔서 그런지 제가 더 빨리 흡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FFT: 얘기를 듣다 보니 미드필드에서도 뛰었고 포워드도 설 수 있고. 멀티 플레이어로 분류될 수도 있겠네요?
“제가 고등학생 때는 포워드를 자주 봤는데 포워드에서는 살아남기가 힘들다고 다들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미드필드로 내려갔어요. 수비형 미드필더였어요. 수비형부터 공격적인 곳까지 다 볼 수 있어요. 공격수로 포지션 변경한 후부터는 공격 라인 다 볼 수 있어요. 주로 쓰는 발은 왼발이고요.”

FFT: 서울은 1군과 2군이 따로 훈련해요. 훈련 환경만 바뀌어도 얻는 동기 부여가 있을 것 같아요.
“분위기가 진짜… 완전히 달라요. 저는 2군에서도 해보고 1군에서도 해봤는데 (1군) 형들과 하면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요. 경기할 때든 연습할 때든 몰입도와 집중도가 달라져요. 연습 경기를 할 때도 많이 배워요. 국가대표 형들이 많으니까 배우는 게 많죠. 동작 하나하나 다요.”

FFT: 오스마르나 곽태휘 선수 등 수비수들을 상대하면서 체득하는 게 더 많아요, 아니면 데얀이나 박주영 선수 움직임 보면서 얻는 게 더 많아요?
“데얀이나 주영이 형의 움직임 쪽에서 얻는 게 더 커요. 슈팅 같은 부분에서는 제가 터득해야 하는 거고요. 형들의 움직임이나 이런 건 제가 무작정 하기보단, 누군가의 모습을 보고 배워야 하니까요. 주영이 형이랑 데얀 형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볼을 어떻게 받고, 어떻게 수비를 허물어트리는지 봐요. 거기서 많이 배워요. (FFT: 공격수 형들이 조언해준 게 있나요?) 집중하라고 해요. 집중력을 많이 요구해요. 잘하라고 하진 않고, 실력이 부족하니 대신 한 발 더 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하죠.”

FFT: 서울에 유난히 좋은 스트라이커가 많아요. 경쟁 힘들지 않아요?
“경쟁이 솔직히 힘들긴 힘들죠. 저도 운동장에서 똑같이 잘 하고 싶고. 그래도 제가 23세 룰을 적용받을 수 있을 때 더 많은 걸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23세 이후에도 저를 믿고 기용하실 수 있으니까요. 그 상태까지 올라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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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윤승원’하면 유난히 극적인 골 장면이 많이 생각나요. 본인이 꼽은 최고의 골은?
“작년 FA컵 결승 2차전! 그때는 정말… 말로 표현 못 하죠.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신기해요, 아직도. 하하하. 솔직히 제가 프로에서 뛰며 언제 골을 넣어볼까 걱정 많았는데 너무 빨리 넣었어요. 그것도 결승전에서. 그것도 수원이랑 할 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때의 기분을. (FFT: 골 넣고 형들이 붙잡는 거 다 뿌리치고 달려가던데. 인상적이었어요.) 그때는 진짜 몰랐어요. 저도 나중에 영상 보고 알았어요.(웃음) 아무것도 안 보였거든요. 뭐라해야 하지? 눈앞이 하얗게 변했고, 관중 함성만 들리고. 그냥 아무것도 안 보였어요.

FFT: 어떻게 골을 넣었는지는 기억할 수 있죠?
“그럼요. 코너킥 상황이었어요. 저는 코너킥 상황에서 앞으로 잘라 들어가는 움직임을 좋아해요. 근데 주영이 형이 왠지 저쪽으로 공을 올려줄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크로스가 너무 좋았어요. 그건 그냥 주영이 형의 골이었어요.”

FFT: 내년이면 서울 3년 차가 돼요.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제가 사이드 공격수이다 보니까 일대일 돌파할 때 더 폭발적인 면이 필요할 것 같아요. 시원시원하게 돌파하는 모습! 감독님이 원하시는 플레이를 해야죠. 더 노력해야해요. 감독님은 거의 원터치로 빠르게 진행되는 축구를 원하시는데, 따라가려면 공부를 더 해야해요. 공을 받을 때도 포지셔닝을 더 고려해야 하고요.”

FFT: 이청용 선수와 기성용 선수 모두 서울에서 경쟁력을 갖춰 유럽으로 향했어요. 본인도 유럽의 꿈을 갖고 있나요?
“유럽은 다 나고 싶어하지 않을까요? 저는 잉글랜드로 가고 싶어요. 스페인이나 프랑스도 확실히 클래스가 높긴 하지만 저는 잉글랜드가 제일 높다고 생각해요.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이랑 한번 부딪혀보고 싶어요. 보고싶은 선수요? 있었는데 지금 없어요. 디마리아요. 원래 제가 베르바토프 좋아했는데, 은퇴 한다 그러고… 디마리아도 보고 싶었는데…

FFT: 내년이면 아시안 게임이 열려요. 목표하고 있죠?
“당연하죠.”

FFT: 이 나잇대 선수들이 유난히 공격 자원이 너무 좋아요. 와일드 카드 손흥민 선수도 유력하고요. 본인만의 경쟁력을 어필해보자면?
“저는 프리킥이요. 프리킥에 자신 있어요. 보여줄 기회가 많이 없어서 아쉬웠죠. 또 제가 사이드에 서다 보니 득점이나 돌파, 이런 부분에서 장점을 많이 살릴 수 있어요. 제가 제일 잘하는 걸 감독님께 어필해야겠죠. 저는 윙에서 장점을 많이 보여줄 수 있어요. 슈팅! 그리고 일대일 돌파를 좋아해요. 상대방 덩치는 클수록 더 좋고요. 기대되는 호흡이라면 (황)기욱이? (황)인범이랑도 뛰어보고 싶어요. (황)희찬이랑은 어릴 때 발을 맞춰봐서 괜찮아요. 희찬이는 워낙 잘하니까. 저는 무엇보다 풀백과의 호흡이 좋아야 해요. 오른쪽 윙어니까 좌우 풀백에 잘 맞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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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로 보는 윤승원의 10가지 이야기

1. 롤모델은? 베르바토프! 터치나 결정력 부분에서 확실히 다른 선수들보다 뛰어나요.

2. 나의 드림카는? 아우디요. 멋있잖아요. 편해 보이고요.

3. 포털 사이트에 제일 많이 검색하는 단어는? 윤승원이죠. 어제도 검색해봤어요. 심심해서. 동영상이 쭉 뜨니까 보고. 경기 다시보기도 하고. 신기한 게 작년 수원한테 파넨카 킥을 넣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찼나 싶더라고요. 기억이 안 나요. 평소에 자주 하긴 했는데, 실전에서 나와서 약간 이상했어요. (FFT: 평소에 ‘보통 사람’ 아닌 것 같다는 말 많이 듣죠?) 네. 똘끼있다 그래요. 재작년 김한윤 코치님이 ‘윤똘’이라고 부르셨어요. 이유가 있으니까 그랬겠죠. 근데 사실 저 낯을 좀 가려요. 처음에는 약간 조용히 있어요. 편해지면 성격이 나오죠. 말도 많아지고요.

4. 기억에 남는 축구 기사는? 작년 FA컵 끝나고 조나탄이랑 엮어서 기사가 나왔는데, 기억에 남았어요. ‘조나탄과 윤승원, 슈퍼매치의 새로운 스토리가 되다’였어요. 제목보고 기분이 이상했어요. 내가? 감히? 이랬죠. 하하.

5. 가방 속 필수 아이템은? 이어폰이요. 꼭 갖고 다니죠. 무조건 챙겨야 해요. 근데 줄이 너무 꼬여요. 엄청 꼬여서 제가 풀다가 너무 세게 잡아당겨서 뚝 끊어졌어요. 이어폰 꼬인 거 푸는 게 제일 힘들어요.

6. 가장 재밌게 본 영화는? 테이큰. 열 번 넘게 봤어요. 기억 남는 대사요? ‘Good Luck.’

7. 나의 이상형은? 걸스데이 유라요. 긴 생머리 좋아하는데 유라가 제일 좋더라고요. 연예인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8.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고기요. 갈비를 제일 좋아해요. 근데 뜯는 갈비는 싫어요. 그냥 갈비가 좋아요.

9. 내가 축구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운동했을 것 같아요. 공부를 워낙 안 좋아해서.

10. 아시안 게임에 간다면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금메달 따야죠. 꼭 따고 싶어요. 결승전에서 골은 제가 넣을 거예요. 돌파해서 슈팅! 누가 어시스트해주면 좋겠지만, 그렇게 안 되면 돌파해서 슈팅해야죠. 결승전 상대는 일본이요. 일본 싫어요.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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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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