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구덕] 첫 잔류와 첫 뒤집기, 마지막에 웃으려면

기사작성 : 2017-11-23 01:43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승자는 상주상무
-오랜만에 무실점 승리했지만 가용 자원이 부족하다
-부산은 결정력이 관건이다

본문


[포포투=정다워(부산)]

한 끗 차이지만, 결과는 하늘과 땅의 간격만큼이나 넓다. 승자는 윗물에서 놀고, 패자는 아랫물에 머물러야 한다.

22일 오후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아이파크과 상주상무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원정팀 상주가 1-0으로 승리한 것이다. 2013년 승강 플레이오프가 첫 선을 보인 이후로 클래식 팀은 첫 번째 맞대결에서 번번이 승리하지 못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는 챌린지 팀이 이겼다. 작년에는 무득점 무승부로 끝났다. 선수 구성이나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 속에서도 결과적으로 늘 강등되는 쪽에 속했다.

역사가 처음으로 뒤집혔다. 상주는 5년 만에 처음으로 1차전을 가져간 클래식 팀이 됐다. 그것도 무려 원정 무실점 승리다. 지난 4월 23일 광주에 1-0 승리를 거둔 이후로 정확히 7개월 만의 기록이다. 시즌 마지막 8경기서 4무 4패로 부진했던 시점에서 거둔 승리라 의미가 더 크다. 안방에서 비기기만 해도 상주는 1부 리그에 잔류한다. 첫 잔류의 주인공이 될 기회다.

상주의 승리는 부산의 패배를 의미한다. 자칫하면 부산은 처음으로 승격에 실패한 팀이라는 오명을 쓸지도 모른다. 승강제 출범 후 마지막에 웃는 쪽은 늘 챌린지 팀이었다. 이번에는 다를 가능성이 커졌다. 안방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졌기 때문이다. 2차전에 대한 부담이 가중됐다. 무승부는 실패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반드시 골을 넣고 이겨야 한다. 생각보다 쉬운 미션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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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이 악물고 만든 승리,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

현재 상주는 부상병동이다.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신음 중이다. 수비 쪽에서는 윤영선이 팔 부상을 안고 있다. 수술까지 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나쁘지만 팀이 위기에 놓여 있어 수술 시기를 미루고 있다. 그 외에도 김태환, 이종원, 김병오 등 주축 선수들이 아프다. 김병오는 인대에 문제가 있지만 아픔을 참고 1차전을 소화했다.

안 그래도 지금은 상주 전력이 가장 약한 시기다. 지난 9월 무려 18명이 전역했다. 이웅희, 박희성, 조영철, 김성준, 황순민 등이 팀을 떠났다. 현재 23명으로 버티고 있다. 이 와중에 부상자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으니 상주 입장에서는 가장 안 좋은 시점에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셈이다. 적장인 이승엽 감독대행이 “상주는 현재 자원이 부족해서 뛸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라고 파악하고 있을 정도다.

어려운 시점에서 부산을 만난 상주는 말 그대로 이 악물고 뛰었다. 올 시즌 리그 38경기에서 무려 66실점을 기록한 허술한 수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윤영선과 임채민을 중심으로 하는 수비 집중력이 대단했다. 국가대표 공격수 이정협을 꽁꽁 묶었다. 4-4-2로 수비 블록을 쌓았던 상주는 후반 5-4-1에 가까운 전술로 수비에 집중했다. 무려 15회의 슈팅(유효슈팅 7회)을 허용하고도 무실점을 기록했다.

골키퍼 유상훈은 과거 FC서울에서 보여준 모습을 재현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32분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던 호물로의 슈팅을 막아내는 장면이 백미였다. 김태완 감독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두 경기를 맡기겠다고 했는데 정말 잘해줬다”라며 유상훈을 칭찬했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유상훈이었다.

승리의 기쁨을 뒤로 하고 이제는 2차전을 걱정해야 한다. 가뜩이나 자원도 부족한데 진대성이 전반 38분 부상을 입고 벤치로 향했다. 체력적으로 힘든 일정을 최소한의 인원으로 치르고 있기 때문에 2차전은 더 힘든 승부가 될 수 있다. 김태완 감독도 “벌써 다음 경기가 걱정된다”라고 토로했다. 1차전 승리를 기뻐할 여유조차 없다.

관건은 수비다. 그나마 상주는 현재 수비 자원이 많다. 윤영선, 임채민뿐 아니라 김진환, 김남춘, 이광선 등도 출전 가능하다. 실제로 이날 후반에는 이광선이 교체로 들어가 백3를 구성했다. 김태완 감독은 “수비 자원이 제일 많다. 공격에 무게를 두긴 어렵다. 지금은 우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1차전과 마찬가지로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첫 맞대결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이제는 비기기만 해도 된다. 상주의 과제는 1차전에서 보여준 투혼을 재현해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딱 한 걸음만 더 내딛으면 클래식에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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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골을 넣어야 한다, 결정력이 살아나야 한다

갈 길 바쁜 부산은 골 결정력에 발목을 잡혔다. 상주 수비가 잘하기도 했지만 부산 공격진이 못 넣었다고 말해도 된다. 운이 따르지 않은 건 둘째 치고, 결정적인 기회를 수 차례 잡고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 건 전적으로 부산의 책임이다. 원래 축구에서는 넣을 걸 넣는 팀이 이기는 법이다. 이승엽 감독대행도 가장 먼저 “결정력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1차전 패인은 무조건 결정력 부재다.

이정협의 경우 임채민과 윤영석의 벽을 넘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힘이 좋고 제공권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정협은 이들과의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이타적인 플레이로 동료들의 공격을 도운 건 긍정적이지만, 스트라이커의 가장 큰 역할인 앞에서 버티는 플레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한지호는 혼자 슈팅을 네 번이나 시도했지만 골을 만들지 못했다. 그 중에는 반드시 넣어야 할 골키퍼와의 1대1 장면도 있었다.

득점에 실패한 대가는 크다. 부산은 불리함을 안고 싸워야 한다. 득점이 필요한 부산은 1차전처럼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또 역습 한 방에 선제골을 허용하면 더 힘들어진다. 상주에는 결정력이 탁월한 주민규와 스피드와 폭발력을 갖춘 김호남, 김병오 등 능력 있는 공격수들이 있다. 부산은 이들을 상대로 안전하면서도 모험적인 경기 운영을 해야 한다. 말이 쉽지 제일 어려운 작전이다.

그래도 골은 무조건 넣어야 한다. 무득점은 챌린지 잔류를 뜻한다. 2차전에는 무실점보다 골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이정협을 비롯한 한지호, 호물로 등이 득점을 분담해야 승산이 있다. 후반 교체 투입된 1997년생 유망주 이동준은 히든 카드다. 지난 아산경찰청과의 플레이오프에서 2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에서도 부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부산 유스 시스템이 낳은 총아로 이승엽 감독대행이 “이동준을 투입하는 시기가 승부처”라고 말할 정도로 중요한 선수다.

뒤집지 못하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내년에도 플레이오프에 나설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 2차전 승리가 더 쉬운 과제일지도 모른다. 답은 나와 있다. 1차전에서 부족했던 결정력을 살리는 것이다. 뚫으면 올라가고 막히면 남는다. 어느 때보다 드라마틱한 승격 드라마를 쓸 수 있다. 부산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쥐고 있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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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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