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상주] ‘공공의 적’ 잔류를 보는 시선

기사작성 : 2017-11-27 06:48

- 상주가 첫 잔류에 성공했다
- 부산의 승격은 좌절됐다
- 상주의 잔류는 환영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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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다워(상주)]

상주상무의 잔류는 환영 받지 못한다. 박수 치는 사람도 많지 않다.

2017년 승강 플레이오프의 승자는 클래식 소속의 상주다. 22일 부산 원정 1차전서 부산아이파크를 1-0으로 이긴 상주는 26일 2차전에서 0-1로 졌다. 1, 2차전 합계 1-1로 동률이 됐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갔다. 부산은 고경민이 실축했지만, 상주는 5명 전원이 득점에 성공했다.

상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K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클래식 11위 팀은 챌린지 팀 승격의 희생양이었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은 적이 없다. 2013년 첫 승격의 역사를 썼던 상주가 첫 잔류의 주인공이 됐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지만 일부의 반응은 싸늘하다. 군팀인 상주의 잔류를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기업구단인 부산의 승격 실패와 겹쳐 상주가 1부 리그에 남는 걸 탐탁치 않게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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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는 악재를 안고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지난 9월 선수 18명이 전역했다. 22명으로 두 달 넘게 버텼다. 부상자가 많아 베스트XI을 정상적으로 꾸리기 어려웠다. 이번 2연전에서도 주민규와 김태환, 윤영선 등이 부상을 안고 뛰었다.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안 된 신진호도 무리하게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태완 상주 감독은 “정상적으로 보면 뛰기 어려운 선수들이 많지만 뛸 선수가 없어 출전시켜야 한다. 정말 정신력으로 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악전고투’로 만든 잔류였다.

경기가 끝난 후 신진호, 김호남 등 상주의 주축 선수들은 눈물을 흘렸다. 그간의 마음고생 때문이었다. 상주 선수들도 자신들을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을 안다. 김태완 감독은 “우리가 정상적이지 않은 건 사실이다. 행정적인 이유로 하부에서 뛰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군팀이라는 이유로 실력까지 폄훼하는 건 아쉽다. 선수들도 힘들어 한다. 일단 경기에서는 공정하게 평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주는 무조건 져야 하고 클래식에 있으면 안 된다는 편견은 없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본의 아니게 공공의 적이 된 상주 선수들의 심경을 대변하는 말이다.

상주는 원래 ‘공공의 적’ 색깔이 짙다. 일종의 외인 구단이라 그렇다. 많은 프로 축구 선수들이 병역을 해결하기 위해 상주와 아산무궁화 등에 입단해 1년 9개월 동안 뛴 후 원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불공정하게 수준 높은 선수를 모집해 성적을 낸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지속성 면에서도 늘 문제가 된다. 팀 전력은 물론이고 연고지 개념이 정착된 K리그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특혜 논란도 빠지지 않는다. 일반 사병과 달리 본업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복합적인 이유에서 상주는 늘 도마 위에 오른다.

이번엔 故 조진호 감독 이야기까지 더해졌다. 부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고인을 위해 끝까지 뛰는 모습이 대중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상주가 부산을 위해 클래식에서 방을 빼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번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상주는 ‘악당’ 쪽에 가까웠다.

더 큰 응원을 받은 부산은 승격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부산은 상대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길었다. 상주가 시즌 막판 강등 싸움을 하는 동안 부산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대비했다. 활용할 자원도 많았다. 상주와 달리 최정예로 싸웠다. 체력 면에서도 앞섰다. 호재가 많았으나 유리한 점을 살리지 못했다. 승부차기에 의해 희비가 엇갈릴 정도로 한 끗 차이였지만 원래 프로의 세계에서는 그 좁은 간격이 결과를 바꾼다.

경기 외적으로 봐도 부산이 상주보다 나은 점이 없었다. 부산에서 열린 1차전은 총 1322명이 지켜봤다. 역대 승강 플레이오프 최저관중 기록이다. 상주에서 열린 2차전 관중 2714명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기업구단이고, 창단한지 30년이 넘은 부산의 축구 열기는 시들한지 오래다. 평일 저녁 경기였던 것을 감안해도, 승격이 걸린 결정적인 순간에 뜨거움을 볼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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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전체로 영역을 확장해도 상주보다 낫다고 볼 수 있는 팀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올 시즌 평균관중이 3000명을 넘는 팀은 FC안양 하나에 불과했다. 클래식에 올라오면 늘어날 여지가 있지만 최근 K리그 흐름을 볼 때 크게 기대가 되는 수준인지 의문이다. 매 시즌 선수 변화의 폭이 큰 것도 상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번에 강등된 광주FC 같은 팀들도 지속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챌린지 감독들은 매 시즌 시작할 때 이 부분에서 어려움을 토로한다. 행정적으로 봐도 여전히 아마추어 수준인 팀들이 허다하다.

상주가 공공의 적이 되는 현상은 다르게 보면 역설적이다. 선수들이 군경팀에서 복무해 얻는 혜택은 한국 축구, K리그 팀들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주는 꾸준히 국가대표를 배출한다. 멀게는 1994년의 서정원, 가깝게는 2014년 이근호 등이 상무 소속으로 월드컵에 나서 골을 넣었다. 12월 열리는 E-1 챔피언십을 앞두고 윤영선이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상무, 경찰축구단 등은 K리그 구단 창단의 마중물 역할을 해 온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과거 광주와 안산, 그리고 지금의 상주, 아산 등이 군경팀을 통해 시도민구단을 창단했다. 양적 팽창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상주 선수들은 만기 전역 후 소속팀으로 복귀한다. 기량을 잘 유지해 대부분이 즉시 전력감이 되어 합류한다. 상주나 아산 같은 팀들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축구계에서는 일반 사병으로 입대하는 걸 ‘막군’이라 부르는데, 사실상 선수 수명이 끝나는 걸 의미한다. 선수 개인뿐 아니라 팀에게도 치명적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지금 한국 축구에 군경팀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일각에서는 군경팀이 2부 리그에 머무는 걸 제한하자는 목소리를 내지만 명분이 부족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K리그의 한 관계자는 “이해는 하지만 뭐든 결정에는 근거가 따라야 한다. 그렇게 하면 상주나 아산에서 인정하겠나? K리그 팀들도 군경팀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 군경팀이 없으면 잘하는 선수 대부분이 서른 넘어 은퇴해야 한다. 그러면서 2부 리그에만 있으라는 건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이다. 명분이 없다”라고 말했다.

상주를 탓할 게 아니라 챌린지 팀들이 실력을 쌓는 게 급선무다. 정정당당하게 싸워서 이기면 된다. 스스로 자격을 갖춰야 한다. 꼭 축구를 잘하라는 뜻만은 아니다. 내실을 쌓는 게 더 중요하다. 승강제 출범 후 질적인 수준이 떨어진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진다. 팀이 22개로 늘어나는 양적 팽창 속에서 내실을 다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경팀을 이러한 비난을 회피할 목적의 총알받이로 쓰는 건 적절하지 않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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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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