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구자철, "소속팀 출전해야 WC 즐길 수 있죠"

기사작성 : 2018-01-27 05:54

-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구자철을 만났다
- 구자철이 말하는 국가대표의 마음가짐과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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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재은(아우크스부르크/독일)]

23일 오전 9시 50분, 여기는 아우크스부르크 WWK 아레나 근처에 있는 훈련장이다. 반가운 얼굴이 튼튼해 보이는 자전거를 타고 가장 먼저 훈련장에 들어섰다. 구자철이었다. 자전거 출퇴근이 익숙한 듯 펜스 옆에 세워두곤, 간단한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그의 조깅 표정은 밝았다. 기온이 영상 6도로 오르고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 훈련하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아우크스부르크 관계자는 "요즘 구자철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후반기 개막전(18R)에서 팀의 결승골을 넣었고, 19R 역시 선발로 출전했다. 전반기와는 확실히 다른 출발이다. 현지 언론 인터뷰부터 구단 자체 콘텐츠의 주인공이 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포포투>도 그 시간 속에 합류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성큼 다가온 지금, 구자철에게 국가대표를 물었다. 불과 1분 전까지 너털웃음을 짓던 구자철의 표정이 진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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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편성? 독일과 한 조? 덤덤했다"

구자철에게 가장 궁금했던 건 조편성을 본 느낌이었다. 분데스리가 장수 미드필더로 살아가는 그가, 특히 독일과 한 조가 됐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구자철의 대답은 의외였다. "글쎄… 그냥 덤덤했다."

"이번 월드컵을 꼭 경험하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에 조 추첨을 관심 있게 지켜본 건 사실이다. 동료들과 함께 조 추첨을 봤다. 브라질월드컵 때는 조 추첨을 조금 설레는 마음으로 봤다면 이번에는 덤덤했다. 독일과 묶인 걸 봤을 때도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다수가 떨리는 마음으로 지켜본 월드컵 조추첨식, '뛰는' 장본인은 왜 덤덤했던 걸까? 그는 "월드컵이 어떤 곳인지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을 이어갔다. 여유가 묻어나오는 목소리에서 베테랑의 존재감을 찾을 수 있었다. 구자철은 어느덧 대표팀 10년 차였다. 2008년 2월 첫 국가대표 타이틀을 단 그는 각종 국제 대회에서 다양한 나라를 상대했다. 그 과정 속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경험했고, 대표팀의 중심이 되어 자신의 두 번째 월드컵을 기다리고 있었다.

# "좋은 일과 안 좋은 일, 모두 과정일 뿐이다"

구자철의 태극마크 10년, 편안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하던 그의 입가에 어느새 쓴 미소가 번졌다. 이런 우여곡절이 없었기 때문이다. 월드컵 최종예선을 힘겹게 통과하고, 각종 루머가 대표팀을 감싸고, 수장이 교체되며 국가대표를 향한 시선은 따갑고 날카로워졌다. 구자철은 이 시기를 "더 체계적이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좋은 일과 안 좋은 일이 많았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덜 최악으로 가는 방법을 찾고, 우리는 버티고 올라갈 수 있는 방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자리를 만들어나가는 건 우리 선수들이다. 주어진 기회에서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난 우리 선수들이 이제까지 충분히 잘해왔고 또 잘해나갈 거라 생각한다. 다시 많은 축구 팬에게 기쁨을 선사할 수 있는 날을 분명히 만들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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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의 문장은 담담하지만, 과정은 힘들었다. 감정 노출이 적은 그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글썽인 적이 있다. 지난 우즈베키스탄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10차전이었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후 구자철은 원정 관중석 앞에 가 두 손을 모으고 눈물을 보였다.

구자철이 당시를 회상했다. "나는 대표팀 경기를 계속 뛰어왔다. 그 부분에 대해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우리 모두 굉장히 힘든 상황 속에 놓여있었다. 눈물의 의미는 그런 와중에도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이었던 것 같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다.(웃음)"

# "선수가 못하면, 부정적인 말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구자철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의 진심이 전해진 걸까? 콜롬비아 평가전을 필두로 동아시안컵 한일전까지 대표팀을 향한 무조건적 비난은 조금씩 박수로 바뀌고 있다. 구자철은 이런 흐름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역시 '과정'이라 표현했다.

"유난히 그런 건 있다. 매 경기 다른 반응이 나온다. 과정에서 나오는 나쁜 일과 좋은 일들의 연장선이다. 분명한 것은, 월드컵 진출을 해냈고 그 부분에 있어서 선수 개개인 그리고 팀으로서 준비를 잘 해나가고 있다. 중요한 건 여론의 반응을 살피기보다는 정말로, 정말… 냉철하게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냉철하게'라는 말에 힘을 주었던 구자철은 잠깐 주저하더니 "사실… 운도 많이 따라야 한다"며 조심스레 운을 뗐다. "여러 가지 흐름이 좋게 가야 한다. 좋은 모습을 계속 보이면서 팬들의 기대를 높이는 게 가장 좋다. 그래야 긍정적인 응원이 나온다. 이런 응원들을 받으면 동기부여가 더 되고 힘이 난다. 선수가 좀 못하거나 혹은 팀이 못하고 있을 때는 긍정적인 말보다 부정적인 말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자신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더 힘든 길을 걷게 된다. 어쨌든 우리 선수들이 좋은 상황을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고, 우리의 목표를 이뤄내기 위한 과정을 만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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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가 할 일,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 보여야"

그는 인터뷰 내내 좋은 상황과 과정을 강조했다. 터키 전지훈련 그리고 3월 유럽 원정 A매치까지, 대표팀이 합을 맞출 수 있는 건 이제 딱 두 번뿐이다.

구자철은 "3월 유럽 원정은 상대 홈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여러모로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나 시간이 될 것 같다. 4년 전에도 아테네에서 그리스와 원정경기를 치렀고 2-0으로 이겼다. 그렇지만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나같은 경우 장기적으로 계획을 잡고 그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지금부터는 모든 시간이 중요하다. 평가전도 중요하고, 평가전이 끝나고 나서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건, 모든 선수가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좋은 분위기를 갖고 대표팀에 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 또한 이곳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긍정적인 상황을 만들기 위해 훈련하고 준비를 하고 있다."

구자철의 이야기가 울림이 있는 이유는 그의 존재감 때문일 것이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모두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는 "팀의 중심으로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으며 훈련에 임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나는 그저 한 축구 선수로서 폼을 유지하며 팀을 도울 방법을 찾는 것에 집중한다. 개인으로서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말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개인의 능력이 높아지면 팀의 능력이 높아진다. 선수 개개인이 모두가 먼저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 충실하려 한다."

구자철이 원하는 '월드컵 속 한국 대표팀'의 모습도 그 연장선이다. 그는 월드컵에서 "즐길 수 있는" 대표팀이 되기를 바란다. "지금 당장 월드컵 나가서 즐길 수 있을까? 없다. 그렇기에 즐길 수 있는 우리를 만들어야 한다. 모든 걸 다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팀보다는 개개인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 개개인이 준비되어야 팀이 잘 잡힌다. 그러니 매 순간 자신이 보일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월드컵은 세계 최고의 대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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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재은, 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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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축구를 좋아합니다. 축구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더 좋습니다. @jaeun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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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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