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뮌헨] 챔피언 안방에서도 나겔스만이 주인공이었다

기사작성 : 2018-01-28 13:08

- 2017-18 분데스리가 20라운드 바이에른 5-2 호펜하임
- 그러나 패자가 더 주목받았다!
- 나겔스만이 주인공이 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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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재은(뮌헨/독일)]

경기장엔 승자와 패자가 있다. 승자는 주목을 받고, 패자는 쓸쓸히 경기장을 빠져나간다.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27일 저녁(현지시각) 알리안츠 아레나에선 조금 다른 모습이 보였다. 패자 호펜하임의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이 주인공이었다.

2017-18 분데스리가 20라운드 바이에른 뮌헨이 호펜하임을 초대해 5-2 대승을 거뒀다. 초반 두 골로 리드를 잡던 호펜하임은 대역전패를 당했다. 그러나 나겔스만 감독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승장 유프 하인케스 감독는 그런 후배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어깨를 다독였다.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나겔스만 감독이 중심이 된 이야기를 <포포투>가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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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세' 하인케스 상대한 '30세' 나겔스만

경기 하루 전날,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하인케스 감독이 사전 기자회견을 가졌다. 분데스리가 최고령 감독과 최연소 감독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하인케스는 "최근 2년 동안 호펜하임은 많이 변했다. 나겔스만이 지금의 호펜하임을 만들었다. 굉장히 어린 감독이다. 부임 당시 논란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팀에 확실한 정체성을 불어넣었고, 시스템을 완벽히 바꿨다"며 나겔스만의 능력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팀을 다루는 방법 그리고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방법이 중요하다. 성공은 거기에 달려있다"며 '어린 감독'에 대한 의심스러운 시선에 반박했다.

하인케스의 지지를 등에 업은 나겔스만 감독이 27일 저녁 알리안츠 아레나에 등장했다. 30세 감독과 72세 감독의 차이는 경기 내내 보였다. 전자는 열정으로 가득했고, 후자는 여유로움이 묻어나왔다. 아르옌 로번(34)보다 어린 감독은 90분 내내 지칠 줄 모르고 선수들을 지휘했다. 매 순간 소리를 질렀고,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 땐 머리를 감싸 쥐고 괴로워했다. 전반 12분 만에 2-0으로 리드하는 중에도 말이다. 벤치에 있는 코치진과의 소통도 끊임없었다. 테크니컬 에어리어 선상을 벗어나는 건 이미 익숙해 보였다.

반대편 72세의 연륜있는 감독은 가만히 선수들을 지켜볼 뿐, 눈에 띄는 제스쳐나 지시는 없었다. 심지어 바이에른이 0-2로 끌려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인케스는 "지난 주 경기(베르더 브레멘전)에서도 역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나는 선수들을 믿었다"라고 설명했다.

나겔스만은 "우린 전반전에 꽤 잘했다. 그러나 바이에른의 압박은 지나치게 강했다.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인정했다. "바이에른에 실점하는 건 놀랍지 않다. 그러나 세트피스에서 두 골이나 내줬다는 건 실망스럽다"며 선수들의 집중력을 꼬집었다. 2-5 대패였지만 그는 고개 숙이지 않았다. 오히려 "바이에른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며 미소를 지었다. 가벼운 농담도 잊지 않았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하인케스와 나는 서로 존댓말을 썼다. 이제 하인케스는 내게 '너'라고 한다.(웃음) 축하한다, 유프!"

# 쥘레, 루디 그리고 바그너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거론된 이름이 있다. 니클라스 쥘레, 세바스티안 루디, 산드로 바그너다. 쥘레와 루디는 지난여름 이적 시장, 바그너는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바이에른으로 향했다. 세 선수의 출전 여부에 대해 하인케스는 "모두 다 준비됐다"라고 말했다. 세 명이나 호펜하임 소속이었는데 의식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은 우리 선수들이다. 그들은 바이에른 시스템에 잘 적응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세 명은 호펜하임전에 전원 출격했다. 바그너는 교체로, 쥘레와 루디는 선발로 출전했다. 특히 쥘레는 세르쥬 나브리의 움직임을 최소화시켰고, 그가 공을 잡으면 얼른 빼내는 등 친정팀 상대로 완벽에 가까운 수비력을 보였다.

정규 시간 종료 5분 전이었다. 쥘레가 호펜하임 테크니컬 에어리어에서 넘어졌다. 상대를 수비하던 중이었다. 한참 일어나지 못하자 나겔스만 감독이 그에게 향했다. 직접 그를 일으키고 상태를 살폈다. 괜찮냐는 듯 등과 허리를 토닥였고, 둘은 짧게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쥘레는 다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둘의 깊은 우정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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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는 냉정했다. 따듯한 우정의 온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바그너가 골을 터뜨렸다. 교체로 출격해 자신의 데뷔골을, 친정팀 상대로 넣었다. 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자신의 골을 자축했다. 눈에 띄는 셀러브레이션은 없었다. 바그너는 "나는 내가 만나는 모든 팀에 골을 넣기를 원한다. 그 팀이 내가 1년을 뛰었던 팀이든, 우리 엄마나 아빠가 감독으로 있는 팀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내 새끼'였던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에 나겔스만이 조금 씁쓸했을지도 모르겠다.

# 바이에른 차기 감독 후보?

하인케스와 나겔스만의 나이 차 외에 주목받은 이슈는 하나 더 있다. 바로 바이에른 차기 감독 후보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경질됐을 당시, 토마스 투헬 전 도르트문트 감독과 나겔스만이 동시에 바이에른 감독 후보로 떠올랐다. 예상을 깨고 하인케스가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 남은 시즌 동안 바이에른을 지휘하기로 했다. 후반기로 접어든 지금, 그의 뒤를 이을 감독 후보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가장 이름이 많이 오르내리는 건 나겔스만이다.

찬반논쟁이 뜨겁다. 찬성 쪽은 나겔스만의 지도력이다. 강등권에 있던 호펜하임을 잔류시켰고,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시켰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까지 아우르는 지도력을 갖췄다. 여기서 반대파가 나온다. <빌트>는 '호펜하임은 UCL에서 리버풀보다 아래에 있었다'며 비판했다.

ESPN의 마크 로벨 기자도 의견을 보탰다. "그는 좋은 감독이지만 UCL에서 보여준 모습이 너무 끔찍했다. 리버풀에 진 경기 봤나? 정말 끔찍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UCL에서 성적을 내야 하는 팀이다. 그들은 더 유능하고 경험 많은 감독을 원한다. 굳이 72세 감독을 다시 데려온 이유다. 나겔스만이 바이에른 감독을 하고 싶다면, 유럽에서 족적을 남겨야 한다."

그는 나겔스만이 도르트문트 차기 감독 후보에 올랐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나겔스만도 자신을 둘러싼 각종 구설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다른 팀 감독에 관한 이야기에는 대답하지 않겠다. 나는 호펜하임과 함께 하는 시간에 집중한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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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건, 한 경기의 패자로 국한하기엔 분데스리가에서 그의 존재감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하인케스보다 더 많은 질문을 받았다. 기자회견 종료 후 나겔스만은 취재진을 무려 15분이나 더 상대해야 했다. 역전승을 일궈낸 하인케스가 먼저 퇴근했다. 어색한 풍경이었다.

마크 로벨 기자는 "그는 지금 이 순간 분데스리가의 주인공이다"라고 말했다. "나겔스만 덕분에 나이 어린 지도자들을 향한 시선이 많이 좋아졌다. 또한 나이가 어려도 1군 감독을 맡을 수 있다는 희망을 나겔스만이 전해줬"기 때문이다. 하인케스 역시 "젊은 코치들이 나겔스만을 통해 많은 동기부여와 영감을 얻었을 것이다"라고 분데스리가에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에 반가워했다.

사진=정재은,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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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축구를 좋아합니다. 축구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더 좋습니다. @jaeun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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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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