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디종] 권창훈, "골보다 선발출전이 더 중요하다"

기사작성 : 2018-02-11 10:23

- 2017-18 리그앙 디종 3-2 니스
- 권창훈이 결승골을 넣었다
- 골에 만족하지 않는다

본문


[포포투=정재은(디종/프랑스)]

"권창훈을 보러 가는가? 그는 최고다. 정말 뛰어난(exceptional) 선수다." 디종FCO의 홈구장 스타드 가스통 제라르로 가는 길이었다. 택시 기사가 '권(Kwon)'을 말하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러더니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배경화면을 보여줬다. 권창훈이었다.

10일 저녁 그는 누구보다 기뻤을 거다. 배경화면의 주인공이 디종의 결승골을 넣었으니 말이다. 2017-18 리그앙 25라운드, 디종이 OGC니스를 초대했다. 교체투입 된 권창훈이 후반 36분 득점을 터뜨렸고 팀은 3-2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권창훈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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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골을 넣은 것보다 팀이 이겨서 좋다"

경기 소감을 묻자 권창훈은 말없이 배시시 웃었다. 팀이 이겼고, 자신은 예상치 못한 결승골을 넣어 한껏 기쁜 상태였다. 지난해 11월 29일 아미앵SC전 이후 첫 골이다. 당시엔 패했지만, 이번엔 결승골로 이겼다. 자신의 기량 상승과 팀의 순위 상승이 중요한 시기라 더욱 기뻤을 거다.

권창훈은 한번 심호흡을 한 후 입을 열었다. "짧은 시간 뛰었는데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내가 들어가서 팀에 도움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랬는데 기회가 와서 골을 넣었다. 사실 내가 골을 넣은 것보단 팀이 이겨서 더 좋다. 팀이 더 좋은 위치에 올라가는 게 중요했다."

들뜬 표정과 달리 대답은 진지했다. 첫 마디는 승리나 골이 아니었다. 그는자신의 골을 회상하며 "정신없이 지나갔다. 뛰다 보니 골문 앞이었다. (벤자민 지노가) 슈팅을 때릴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나한테 잘 밀어줬다. 그 덕분에 골을 잘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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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보다는 선발로 뛰는 게 더 중요하다"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며 좌측 페널티 에어리어로 침투한 권창훈은 왼발로 방점을 찍었다. 그의 이번 골은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디종은 최근 니스에 3연속 패배를 기록했다. 또, 이번 라운드는 팀의 리그앙 100번째 경기였다. 지난 24라운드에서 승리하며 연패 사슬을 끊은 디종은 니스전에 승리하면 상승세를 타는 데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권창훈 덕에 가능해졌다.

권창훈은 "일단 팀이 이기는 골을 넣어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권창훈에겐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출전 시간이다. 선발로 달리던 시즌 초와 달리 최근 권창훈은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더 길다. 22라운드 스트라스부르그전에선 후반 36분에 투입되기도 했다. 권창훈도 의식하고 있다. "일단 골보다는 경기를 선발로 출전할 수 있도록 몸을 좀 더 끌어올려야할 것 같다. 좋은 모습을 훈련할 때나 경기장에서나 계속 보여야 한다. 골보다는 선발로 뛰는 게 더 중요하다. 이렇게 기회를 잡았을 때 뛰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자책하거나 누군가를 탓하지는 않는다. "나는 경기를 뛸 수 있게끔 최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좋은 모습을 보이려 노력 중이다. 하지만 감독님 입장에서는 경기를 이기는 게 우선이고,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제외되어도) 잘 받아들인다."

# "감독님 믿음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니스전은 비교적 오랜 시간 출전했다. 교체 출격이 사실상 확정이었다. 리그앙은 교체 자원 최대 3명까지 그라운드 옆에서 몸을 풀 수 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올리비에 달롤리오 감독은 권창훈을 포함한 3명에게 몸을 풀라고 지시했다. 그때부터 권창훈은 자신이 해야할 역할에 관해 생각했다. 다만 생각이 많아지는 걸 경계했다. "상황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었다.

"밖에서 생각을 많이 하는 것보단, 경기장 안에서 뛰면서 바뀌는 상황을 파악해야 겠다고 판단했다. 우리가 지고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수비도 중요하지만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움직였다. 감독님도 그걸 원했고, 그게 나의 첫 번째 역할이었다. 디종은 이기는 게 중요하다. 한 경기 한 경기 이기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무조건 이길 수 있게 팀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권창훈은 영리했다.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상대를 당황케 했고, 팀에 페널티킥을 선사했다. 동점골이 나왔다. 상황이 바뀌었다. 디종의 기세가 올라왔다. 그 틈을 타 자신이 역전골을 터뜨렸다. 투입 후 쉬지않고 공격과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결과물이었다. 권창훈은 자신을 믿고 기용해준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전했다.

"동료들도 다 '네가 골 넣을 줄 알았다'라고 했다. 감독님도 좋아하셔서 기뻤다." 마지막 말을 꺼내는 권창훈의 목소리가 한층 편안해졌다. 기분 좋게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가자 이번에는 그를 기다린 팬들이 "권"을 외치며 크게 환호했다. 무려 10분 동안 팬들과 스킨십을 나눈 후에야 퇴근할 수 있었다. 오랜 득점 침묵을 깼으니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다. 그가 다짐한 선발 출전, 이번에도 '영리하게' 기회를 잡아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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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재은,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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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축구를 좋아합니다. 축구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더 좋습니다. @jaeun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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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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