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잘츠부르크] 황희찬, 더비전 승리에도 땅을 친 이유

기사작성 : 2018-03-05 07:13

-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25라운드, 잘츠부르크 1-0 라피드빈
- 황희찬, 풀타임 뛰었지만 골은 없었다
- 더비전 승리에도 그는 웃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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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재은(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더비전 승리는 기쁘다. 단순한 리그 경기가 아니다.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더비전은 잘츠부르크와 라피드 빈의 맞대결이다. 잘츠부르크에선 '오스트리아의 엘클라시코'라 부른다.

5일 저녁(현지시간)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이 뜨거운 더비전(25R)에서 잘츠부르크가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발론 베리샤가 후반 28분 결승골을 넣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잘츠부르크는 폴짝폴짝 뛰며 기뻐했다. 딱 한 명, 황희찬은 예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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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은 그라운드에 풀썩 주저앉았다. 그러더니 고개를 파묻고 이내 땅을 서너 번 내리쳤다. 기뻐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차라리 패자 쪽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한참 후 일어난 황희찬은 터덜터덜 걸었다. 여전히 고개는 땅으로 떨군 채였다. 잠시 멈춰 무언가 생각하더니, 조금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동료들에게 향했다. 그리고 뒤늦게 더비전 승리를 만끽했다.

자신의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이 짙게 묻어나오는 모습이었다. 황희찬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했다. 원톱 스트라이커로 뛰며 계속해서 골을 노렸다. 라피드 빈 센터백 2인의 단단한 협력 수비에도 황희찬은 쉽게 밀리지 않았다. 좌, 우, 중앙을 오가며 공간을 찾았다. 직접 득점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전반 32분, 황희찬이 페널티 박스에서 아크로 내려갔다. 상대 수비진이 그를 잡으려 움직였다. 그 틈을 타 타쿠미가 박스로 침투했고, 황희찬이 빠르게 패스했다. 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황희찬의 움직임이 빛난 순간이었다. 공격의 선봉장과 조력자 역할을 오간 황희찬으로선 공격포인트 '0'이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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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만난 황희찬의 눈가와 코끝이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너무 아쉬워서…"라며 말을 흐렸다. "전반전과 후반전을 모두 뛰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었고,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지만 너무 부족했다. 많이 부족했다. 팀적으로는 물론 기뻤다. 그렇지만 더 큰 점수 차로 이길 수 있었는데, 도움이 못 되어 스스로 많이 아쉬웠다."

황희찬의 책임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 시즌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팀 내 황희찬의 존재감은 여전히 크다. 디펜딩 챔피언은 늘 견고한 수비진을 상대한다. 그 수비진을 흔들 스트라이커가 바로 황희찬이다.

잘츠부르크를 전담하는 <잘츠부르크12>의 크리스토프 기자는 황희찬을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중요한 공격수"라고 정의했다. "그의 스피드는 독보적이다. 그를 수비하는 건 정말 어렵다. 단단한 체격과 스피드가 장점이다. 마르코 로즈 감독은 그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려 한다. 상대방이 쉽게 잘츠부르크를 막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그는 수비 뒷공간을 잘 파고든다. 오늘 경기처럼 말이다. 골이 나오지 않아 아쉬울 정도였다."

황희찬은 지난해 부상으로 3개월 동안 뛰지 못하며 컨디션 조절에도 난항을 겪었다. 리그는 15경기에 출전해 4골을 넣었다. 그래서 최근 득점 감각을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로파리그 32강 레알소시에다드전 활약, 오스트리아컵 8강 아우스트리아전 멀티골 등으로 후반기 재도약에 불씨를 지폈다. 황희찬은 "리그 골이 많이 없다"면서 "골로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다시 한번 라피드 전의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의 책임감을 팀도 충분히 알고 있다. 경기 도중 마르코 로즈 감독은 "잘 하고 있다. 조금 더 싸워주고, 위에서 조금 더 많이 움직여라"라고 그를 독려했다. 종료 후 고개를 떨군 황희찬에게 코칭 스태프 3인이 달려가 차례로 안아주고, 등을 토닥였다. 그는 "워낙 내가 골을 넣고 싶어 하고, 팀에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걸 다들 많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칭 스태프의 격려를 받고 믿음을 확인한 황희찬은 조금 나아진 기분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책임감은 한층 더 강해졌다. 나흘 후 열릴 도르트문트와의 유로파리그 16강전에서 보답할 예정이다. 크리스토프 기자는 "황희찬은 골을 넣는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발전할 필요가 있다. 골대 앞에서 좀 더 침착하고 냉정해져야 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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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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