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황희찬, “내가 압박해야 동료들이 편하잖아요”

기사작성 : 2018-03-08 11:44

- 잘츠부르크에서 황희찬을 만났다
-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에서 강해지는 스트라이커!
- 2018 월드컵 드림은 현실이 될까?

본문


[포포투=정재은(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6일 오후, 잘츠부르크의 트레이닝 센터로 향했다. 이곳에서 황희찬을 만난다. 전날 저녁 그는 라피드 빈(1-0승)을 상대로 풀타임을 뛰었다.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고 여긴 황희찬은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땅을 치며 아쉬워했다.

경기 다음 날 만난 그의 얼굴은 한층 편안해 보였다. 잘츠부르크는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다. 9일 UEFA 유로파리그 도르트문트전을 치른다. 늘 상대의 거친 압박에 맞서는 그에게 작은 족부 통증은 대수롭지 않아 보였다. 잘츠부르크에서 4시즌째 ‘싸우는’ 중인 황희찬을 <포포투>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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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분데스리가 후반기를 치르고 있어요. 어떤 시즌을 보내고 있나요?
“지난 시즌에는 리그 중반이 되면서 기회를 많이 받았어요. 차근차근 경기도 많이 나가고 공격포인트도 많이 쌓을 수 있었죠. 그리고 이번 시즌 초반까지도 좋은 페이스 잘 유지하고 득점 포인트도 많이 올리고 있었는데 중간에 부상을 입어서 흐름이 끊겼어요. 많이 아쉽죠. 회복하고 복귀한 이후로 더 많이 노력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FFT: 지난 시즌 리그 26경기 12골을 기록했는데 올 시즌은 리그 5골을 기록 중이에요. 공격포인트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텐데요
“이번 시즌 초반에 골을 많이 넣었는데, 부상 이후엔 잘 안 나오더라고요. 사실 조급하진 않았어요. 답답한 마음은 컸지만 그래도 골은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거로 생각해요. 그 날을 위해 계속 준비하고 훈련했어요. 다시 득점을 터뜨릴 날이 올 때까지 열심히 해야죠.”

FFT: 스트라이커라면 득점 조바심이 생길 것 같은데, 마음가짐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저희 팀 감독, 코치님 모두 분데스리가에서 워낙 유명했던 분들이에요. 그 분들이 제게 많은 얘기를 해주시고 도와주세요. 잘츠부르크에 처음 왔을 때는 조급했어요. ‘왜 이것밖에 못 하지?’라면서 조급한 마음이 컸죠. 집중이 안 되더라고요. 그냥 계속 골만 넣고 싶다는 생각에 진짜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못 봤어요. 그런 경험을 해서 이제는 조급함을 버린 것 같아요.”

FFT: 그런 변화는 유럽이라는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네요?
“그런 부분이 컸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도 유명하고 좋은 감독님들을 만났지만 여기선 전체적으로 저를 관리해주세요. 감독님만 그런 게 아니라 구단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죠.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받았어요.”

FFT: 라피드전(5일) 이기고도 아쉬움에 땅을 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승부욕이 원래 강한 편이에요?
“네, 되게 강해요. 지기 싫어요. 더 잘하고 싶고 그런 마음이 커요. 이겨도 내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하면 마냥 기뻐하지 못해요. 물론 라커룸에 들어가고 동료들 만나면 기쁘지만, 개인적으로 발전하려면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에요. 제가 발전해야 소속팀에도, 대표팀에도 조금 더 도움을 줄 수 있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게 꿈이었어요. 그냥 축구가 잘하고 싶었어요. 못하면 좀 답답하고,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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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그런 승부욕에 얽인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잘츠부르크는 경기 수가 워낙 많다 보니까 로테이션을 자주 해요. 저는 유로파리그나 컵대회에서 많이 뛰고, 이번 시즌 리그에서는 쉬는 경기가 많아요. 사실 다 뛰고 싶거든요. 다 뛰어도 문제없을 것 같고,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지 못하죠. 리그 원정을 떠났다가 못 뛰고 밤늦게 돌아오면 혼자 훈련을 해요. 원정 다녀오면 시간도 늦는데, 그래도 해요. 구단 훈련장은 밤에 못 들어가니까 다른 장소를 찾아서 운동하죠.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해요. (FFT: 최대 얼마나 해봤어요?) 시계를 잘 안 보는데, 끝나고 보면 두 시간 지났을 때도 있고, 두 시간 반 지났을 때도 있어요. 그때그때 다른 것 같아요. 시간을 정해놓지 않아요. 시계나 핸드폰을 아예 놓고 나가거든요.”

FFT: 그럼 잠잘 시간이 줄어드는 것 아닌가요?
“그것까지 고려해요. 사실 잠은 어느 정도 자면 되지만, 훈련이나 경기는 그렇지 않아요. 경기를 못 뛰었을 때는 그 다음 경기에 투입되기 위해 준비해야 해요. 훈련장에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죠. 훈련장에서 보여주려면 언제든지 준비가 잘 되어 있어야 해요. 그래서 개인 운동을 끊임없이 해요. 잠을 조금 덜 자더라도요. 경기를 안 뛰면 저는 그날 하루 운동을 아예 쉰 거나 마찬가지예요. 경기 전날도 가볍게 훈련하는 정도니까 운동량이 턱없이 부족해지죠. 경기 뛴 선수들에 밀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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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는 투박하고 거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수비수가 머리로 들이받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일단 수비수들이 굉장히 거칠어요. 어쨌든 유럽 선수들이니까 피지컬도 좋고 승부욕도 강해요. 지는 것 싫어하고, 몸싸움 한 번 밀리면 다음에 더 세게 들어와요. 저도 처음에 굉장히 힘들었어요. 몸싸움을 너무 많이 해야 했죠. 경기 뛰면서 적응해 나갔어요.”

FFT: 마르코 로즈 감독은 황희찬 선수의 돌파력, 저돌적인 모습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해요. 감독이 따로 지시하거나, 조언해준 게 있나요?
“코칭스태프가 많이 도와줘요. 공격 코치, 수비 코치, 피지컬 코치 등 다양한 코치님들이 있어요. 제가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면, 피지컬 코치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운동법을 알려줘요. 공격 코치는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인 알렉산더 지글러예요. 제 모든 움직임을 다 체크해요. 수비 코치는 상대팀 수비수를 전부 분석해서 알려줘요. 정말 감사하죠.”

FFT: 굉장히 체계적이네요. 대표팀도 오가는데, 대표팀에선 어때요?
“거의 비슷해요. 신태용 감독님은 ‘하지 마’가 아니라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식이에요. 지킬 건 지키되 하고 싶은 것 다 하게 해주시죠. 선수들 동기부여도 잘 해주시고요. 유럽에서 만났던 코치들 대부분 신태용 감독님의 방식과 정말 비슷한 것 같아요. 편하게 해주시고, 경기장에서 잘 보여줄 수 있도록 끌어내주시고.”

FFT: 신태용호의 콜롬비아전, 세르비아전 4-4-2 전술이 효과적이었어요. 손흥민의 파트너로 황희찬가 자주 거론되고 있고요.
“저도 그 경기를 봤어요. 제가 워낙 좋아하는 포메이션과 전술이에요. 근호 형이 너무 잘 하시더라고요. 사실 스트라이커 경쟁심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에요. 하지만 의식하지 않으려고요. 소속팀에서 잘하면 대표팀에서 자연스럽게 잘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FFT: 신태용 감독이 라피드 전을 현장에서 지켜봤어요. 끝나고 만났나요?
“네. 응원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부족한 부분도 얘기해주셨고요. 솔직히 여기에 와주셨던 것만으로도 힘을 많이 받았어요. 동기부여가 굉장히 많이 돼요. 오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감사했는데 어제(5일) 직접 뵙고 나니 더 힘이 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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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첫 월드컵을 경험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에요. 실감이 나나요?
“월드컵은 모든 축구선수의 꿈이에요. 팀 동료들이 항상 ‘월드컵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해줘요. 제가 뛸 수 있다면,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FFT: 곧 유럽 원정 A매치 2연전(북아일랜드, 폴란드)입니다. 어떤 자리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제가 무언가를 반드시 보여줘야 하는 자리예요. 감독님께서 (월드컵에 나갈) 모든 선수가 그 자리에 다 모인다고 하셨어요. 제가 가진 모든 걸 최고로 끌어올려서 A매치에서 다 보여주고 싶어요. 제가 뭘 할 수 있는지 찾아야 하고요.”

대표팀에 간다면, 어떻게 팀을 도와야 할까요?
“제가 앞에서 압박해주고 한 발 더 뛰다 보면 뒤에 있는 동료들이 역습 타이밍 잡기도 쉬워진다고 생각해요. 같이 뛰는 선수들이 더 편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상대를 압박해요.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고요.”

FFT: 압박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제는 수비 2, 3명이 달려드는 것 익숙하죠?
“그렇죠. 리그에서는 너무 당연한 일이에요. 두 명이 기본으로 달라붙으니까. 그렇게 달라붙었을 때가 더 재밌어요. 그걸 뚫어냈을 때 제가 더 좋은 선수라는 걸 증명할 수 있잖아요. 내가 잘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해요. 저는 수비수 두세 명에게 압박당하는 경기가 더 재미있어요. 짜릿해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FAphotos,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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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축구를 좋아합니다. 축구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더 좋습니다. @jaeun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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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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