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told] 레알-유벤투스가 보여준 강팀의 조건

기사작성 : 2018-03-08 12:39

- 강팀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 레알과 유벤투스가 보여준 강팀의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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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박찬기]

장엄한 역사를 지닌 로마는 순식간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거금을 쏟아붓는다거나 최근 몇 년간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고 해서 곧바로 강팀이 되는 건 아니다. 오래될수록 맛이 좋은 와인처럼 오랜 기간 꾸준히 증명해야 강팀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지난 UEFA챔피언스리그 16강전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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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알이 선보인 디펜딩 챔피언의 품격

지난 여름, 천문학적 금액으로 거물급 선수들을 영입한 PSG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리그에선 압도적인 선두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UEFA챔피언스리그도 마찬가지였다. 바이에른 뮌헨을 제치고 B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반면, 레알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밀려 리그 우승이 사실상 좌절됐다. UEFA챔피언스리그선 토트넘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위를 기록했다.

상반된 분위기의 두 팀이 16강에서 만났다. 기세는 PSG가 우위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자 결과는 달랐다. 1, 2차전 합산 스코어 5-2로 레알이 8강에 올랐다.

괜히 디펜딩 챔피언이 아니었다. UEFA챔피언스리그 개편 이후 처음으로 두 시즌 연속 빅이어를 차지한 레알은 PSG를 압도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1차전에선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슈팅 수부터 패스 성공률, 태클 횟수 등 경기의 핵심적인 지표들에서 PSG에 뒤지지 않았다. 특히 '에이스' 호날두의 활약이 빛났다. 이전까지 부진에 빠져있던 그는 어김없이 큰 경기에 강하다는 걸 증명했다. 멀티골로 1차전 3-1 승리의 주역이었다.

PSG의 안방에서 치른 2차전. 이번 시즌 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한 차례도 지지 않았던 PSG가 레알의 공세에 무너졌다. 클래스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다.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베라티의 빈자리가 컸지만, 중요한 건 경험의 차이였다. 지단 감독은 PSG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훤히 꿰고 있었다. 활동량이 좋은 선수들로 중원을 촘촘하게 채워 전반 초반부터 PSG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에메리 감독은 "전반전이 중요했다. 우위를 가져갔어야 했지만 전혀 그렇지 못했다"며 자책했다. 그뿐만 아니라 레알은 PSG와 달리 원팀이었다. 개개인의 플레이보단 팀 전체 움직임을 중시했다. 드리블 횟수를 보면 알 수 있다. 1, 2차전 합계 42-13으로 PSG가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레알 선수들이 개인 기량이 부족한 건 절대 아니다. 큰 경기를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 몸소 느꼈기 때문에 나온 결과였다. 지단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우리는 하나였다. 선수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겠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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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트넘의 패기를 꺾은 유벤투스의 연륜

조별리그서 레알을 침몰시킨 토트넘의 상승세가 매서웠다. 1차전 유벤투스 원정을 떠나 2-2 무승부를 거둘 때만 해도 분위기가 이어질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유벤투스가 1, 2차전 합산 스코어 4-3로 8강에 안착했다. 노련함이 비결이었다. 2차전에 선발 출전한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유벤투스가 30.4세로 25.7세에 불과한 토트넘에 5세 가까이 많았다. 경험 많은 감독과 선수의 지능적인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2차전 전반까진 토트넘이 기세를 이어갔다. 전방의 케인을 필두로 2선에 위치한 손흥민과 알리, 에릭센이 유벤투스 진영을 휘저었다. 강한 전방 압박이 주효했다. 유벤투스 선수들은 꼼짝 못 하고 당하기만 했다. 전반 39분, 토트넘이 결실을 맺었다. 트리피어의 크로스를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후반 초반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자 알레그리 감독이 먼저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후반 15분경에 마투이디, 베나티아를 연달아 빼고 아사모아와 리히슈타이너를 투입했다. 안정보단 모험을 중시한 선택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7분 만에 두 골을 몰아쳐 점수를 뒤집었다. 이내 유벤투스는 내려섰다. 토트넘이 부랴부랴 총공세에 나섰지만 굳건히 잠긴 유벤투스의 골문을 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승부를 가른 건 단 7분이었다. 토트넘은 83분을 앞섰음에도 결과를 가져가지 못한 반면, 유벤투스는 7분 만에 상대를 제압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확실히 좋은 경기를 했음에도 졌다는 사실이 실망스럽지만, 유벤투스의 경기력은 환상적이었다"며 패배를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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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팀의 저력은 위기 대처

강팀과 약팀의 차이는 위기 대처에서 온다. 전술의 유연적 변화나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으로 기어이 승리를 차지하는 강팀에 비해 약팀은 작은 위기에도 쉽게 무너진다. 위 두 경기가 꼭 그랬다. 네이마르의 부상과 베라티의 퇴장이라는 악재를 넘지 못한 PSG는 지난 시즌에 이어 16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토트넘도 고작 7분을 지키지 못해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레알과 유벤투스도 분명 위기는 있었다. 하지만 두 팀은 극복했다.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레알은 PSG와 16강 1차전 맞대결 대승으로 반등에 성공했고, 안방에서 당한 2실점을 극복한 유벤투스도 가볍게 8강에 안착했다. 위기 대처 능력이 탁월했다. 지단 감독은 "승리를 향한 선수들의 열망이 대단했다. 아마도 이게 PSG와 차이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알레그리 감독은 "약간의 변화가 큰 차이를 불러왔다"며 역전 비결을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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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기

인생은 언제나 쉽지 않다. @ran.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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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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