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told] 감독 희비 쌍곡선: 황선홍과 송경섭

기사작성 : 2018-03-12 01:44

- 2018 K리그1 2라운드: 서울 1-2 강원
- '개막 2연승' 송경섭 감독과 '팬 야유' 황선홍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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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홍재민(서울월드컵경기장)]

축구 감독은 어려운 직업이다. 결과 여부에 따라 겪어야 할 온도 차가 너무 크다. 유능하면 영웅, 무능하면 대역죄인이다. 문제는 이런 일이 한 사람에게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1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라운드에서 강원FC가 FC서울을 2-1로 꺾었다. K리그 우승 2회에 빛나는 황선홍 감독은 야유를 받았고, ‘2년 전 코치’ 송경섭 감독은 개막 2연승을 이끌었다. 두 감독의 희비가 극명히 교차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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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경섭의 ‘생각대로’

상대 강원FC의 감독은 송경섭이었다. 경기 전, 송 감독은 “(프로) 첫 팀이었으니 향수랄까 애착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로 일한 송 감독이 2015년 FC서울(당시 최용수 감독) 코치로 일하면서 처음 ‘물 밖’을 경험했다. 한 시즌 만에 헤어지는 씁쓸함을 맛봤다. 그로부터 2년이 흘러 원정팀 감독이 되어 상암로 돌아온 것이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이 꿈틀거릴 수밖에 없다.

송경섭 감독은 서울전 준비 방안을 취재진에 조곤조곤 설명했다. 전반전은 신중하게 버티고, 후반전에 좋은 공격 자원을 앞세워 “대어”(본인 표현)를 낚겠다고 했다. 전반 막판 선제를 허용했지만, 강원은 후반 5분과 14분에 각각 골을 넣어 스코어를 2-1로 뒤집었다. 후반 들어 전진한 이근호가 이웅희의 자책골을 만들었고, 교체 투입된 정조국이 역전골을 터트렸다. 경기 전체 운영계획과 교체 카드가 그가 밝힌 대로 딱딱 맞아떨어졌다.

특히 후반전 교체 카드 사용은 상쾌했다. 강원은 2-1로 뒤집은 후부터 끝날 때까지 수세에 몰렸다. 그러나 송경섭 감독의 교체는 의외였다. 앞선 상황에서 공격에 비중을 두는 디에고와 김승용을 넣었다. 송 감독은 “밀릴 때 공격수를 새로 넣어 앞 선에서 볼을 차단하거나 공간을 활발히 이용하면 상대의 공격을 지연할 수 있다. 역발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승리 주역 이근호도 “모든 게 우리가 준비한 대로 잘되었다”라고 덧붙였다.

# 황선홍의 ‘생각만으로’

송경섭 감독의 경력은 황선홍 감독에게 비교할 수 없다. 선수 시절, 황 감독은 대한민국의 ‘절대 원톱’으로 활약했다. 감독 경력도 급이 다르다. K리그 클래식과 FA컵을 각각 두 차례 우승했다. 2013년 포항스틸러스에서 K리그 최초 시즌 더블을 달성했다. <포포투> 2016년 3월호 기획이었던 설문조사 ‘최고 명장' 항목에서 축구 언론인 32인은 황선홍 감독에게 몰표를 보냈다.

요즘 그런 황선홍 감독은 가시방석에 앉아있다. 과거와 작별하기로 한 선택이 팬심에 불을 붙였고, 새 시즌 개막 두 경기의 내용이 기름을 부었다. 홈 팬들 앞에서 서울은 강원을 상대로 90분 동안 유효 슈팅을 1개(박주영의 선제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강원보다 다섯 개나 적다. 역전골을 허용한 이후조차 골대 안을 향한 슈팅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은 경기 결과만큼 아픈 통계다.

경기 전, 황선홍 감독은 “라인 컨트롤을 잘하면서 조직 전체로 커버하겠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생각에만 그쳤다. 새로 조직된 중원이 제 위치를 찾지 못하는 탓에 상대에게 돌파와 역습을 쉽게 허용했다. 중앙수비수 황현수와 이웅희는 제리치와 볼 다툼에서 번번히 나동그라졌다. “아직 훈련량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던 에반드로의 투입도 헛수고였다. 경기는 황 감독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경기 종료 후 생각하지도 못했을 홈 팬 야유를 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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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겨우 두 경기

서울의 약점을 묻자 송경섭 감독은 몇 가지를 언급하면서도 이내 “첫 경기라서”라고 친정을 변호했다. 결국 송 감독이 서울의 변명을 대신(심지어 경기 전에) 해준 셈이다. 올초 서울은 스쿼드 운영에 있어서 큰 변화를 감수했다. 단번에 만회할 수 있는 크기가 아닌 탓에 서울이 폭발적 개막을 만들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걱정한 만큼 어수선하고, 각오한 만큼 과도기가 시작되었다고 해야 합리적일 것 같다.

2018시즌은 이제 두 경기를 치렀다. 앞으로 36경기나 더 달려야 한다. 송경섭 감독은 스스로 밝힌 “3월 3경기 6점”이란 목표를 두 경기 만에 달성했다. 황선홍 감독은 주변의 걱정이 두 경기 만에 현실로 드러났다. 평가라는 개념 자체가 타당하지 못한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축구에서 중요한 ‘기분’을 논하기에는 두 경기로도 충분하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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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재민_편집장

축구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하든 보든 쓰든 읽든 뭐든 @jaemin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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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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