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list] 축구공은 둥글다... 유럽 무대 ‘대역전쇼’ 11선

기사작성 : 2018-04-11 22:00

- 로마의 기적 이전에 이런 드라마가!
- 바르셀로나, 어제의 승자에서 오늘의 희생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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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Charles Ducksbury]

축구공은 둥글고 역사는 돌고 돈다. 유럽 클럽 대항전은 특히나 ‘데자뷔’가 잦은 무대다. 이번 시즌 로마에 발목을 잡힌 바르셀로나가 1년여 전 믿기 힘든 ‘대역전쇼’의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끝내 클롭과 악연을 청산하지 못한 과르디올라에겐 의미없는 위로겠지만, 1차전에서 졌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포포투>가 2차전에서 극적으로 부활한 팀을 모았다.

11. 1984-85 UEFA컵: 파르티잔 베오그라드 vs QPR(2-6, 4-0)
QPR은 아스널의 하이버리에서 ‘홈’경기를 치렀다. 진짜 홈구장 로프터스 로드가 인조잔디였기 때문이다. 그 덕분일까. 파르티잔 베오그라드에 6-2로 승리했다. 앨런 멀레리 감독은 베오그라드에서 가진 원정 2차전에도 자신만만했지만 0-4로 패했다. 원정골 우선 원칙에 따라 QPR이 탈락했다. 골키퍼 피터 허커는 “멀레리가 터널까지 우리를 따라와 ‘연장전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규칙도 모르는 감독이었다”고 말했다. 몇 주 후 감독은 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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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987-88 UEFA컵 결승: 바이어 레버쿠젠 vs 에스파뇰(0-3, 3-0, 승부차기 3-2)
에스파뇰은 홈에서 치른 결승 1차전에서 먼저 웃었다. 3-0으로 이겼다. 독일에서 열리는 2차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57분간 그 믿음은 유효했다. 그러나 레버쿠젠이 따라붙었다. 티타가 만회골을 넣은 후 팔코 괴츠와 차범근이 막판 연속골에 성공했다. 경기는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레버쿠젠이 3-2로 승리했다. 이 경기는 에스파뇰 팬들에게 ‘레버쿠젠 무덤’이라고 알려졌다. 레버쿠젠은 유럽 대항전에서 우승했지만 자국리그에서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독일 유일의 팀이다.

9. 1975-76 유러피언컵: 레알 마드리드 vs 더비 카운티(1-4, 5-1)
브라이언 클러프가 이끈 영광의 시절이 끝난 뒤, 더비의 최고 계약은 데이브 맥카이를 선임한 것이었다. 맥카이는 더비의 두 번째 유러피언컵 도전을 지휘했다. 2라운드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난 더비는 홈경기에서 찰리 조지의 해트트릭 대활약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미드필더 아치 제밀은 “요즘은 시내를 몇 시간 걷는 일도 없겠지만, 우리는 경기 이틀 전에 도착해 관광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들의 여유는 오래가지 못했다. 베르나베우를 가득 채운 12만 관중 앞에서 1-5로 완전히 무너졌다. 두 골을 넣은 로베르토 마르티네즈(당신이 아는 그 감독 말고!)의 지분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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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1995-96 챔피언스리그: 아약스 vs 파나시나이코스 (0-1, 3-0)
준결승 1차전에서 파나시나이코스가 선제 결승골로 승리했다. 2차전은 수용규모 7만7000명의 아테네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승리를 기대하는 팬들로 가득찼다. 그러나 전반 4분 만에 야리 리트마넨(아약스)이 골을 넣자 경기장은 침묵에 빠졌다.

루이스 판 할의 젊은 아약스는 경기를 주도했다. 막판에는 리트마넨의 추가골과 노르딘 우터의 골이 연달아 터졌다. 아약스는 챔피언스리그 출범 후 홈에서의 1차전 패배를 뒤집은 첫 팀이 됐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기에는 2% 부족했다. 판 할의 선수들은 유벤투스와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로 패했다.

7. 1994-95 UEFA컵: 오덴세- 레알 마드리드 (2-3, 2-0)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 대항전에서 1차전 승리한 후 탈락한 적은 한 번밖에 없다. 그 상대가 덴마크의 오덴세다. 레알은 원정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당시 결승골을 넣은 선수는 덴마크 영웅 라우드롭이었다.

베르나베우에서 오덴세가 이길 거라 기대한 이는 거의 없었다. 관중도 3만여 명밖에(?) 없었다. 그러나 종료 15분을 남겨놓은 시점에 오덴세의 비스가르트가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2차전 2-0 승리에 성공했다. 합산 4-3, 오덴세의 역전 드라마였다.

6. 1984-85 컵위너스컵: 메츠 vs 바르셀로나(2-4, 4-1)
프랑스에서 먼저 열린 1라운드 1차전에서는 바르셀로나 4-2로 승리했다. 경기 후 바르샤 스타 베른트 슈스터는 “오늘 밤 우리가 받은 선물에 대한 화답으로 메츠 선수들에게 햄을 보내줘야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캄프 누에서 2차전이 남았지만, 프랑스 TV와 라디오는 기자 한 명 보내지 않았다. 2차전에서 메츠가 선제골을 허용하며 2-5로 뒤지고 있을 때만 해도 옳은 결정 같았다.

그러나 전반 종료 10분 전 메츠가 두 골을 넣었다. 골을 넣었던 토니 쿠르보스는 후반 들어 두 골을 더 추가하며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6-5 대역전! 메츠 골키퍼 미셸 에토레는 “경기가 끝난 뒤 슈스터에게 달려가 ‘햄은 어디 있냐’고 물었다. 그 친구는 프랑스어를 몰랐겠지만, 내가 하는 말은 확실히 알아들었다”고 말했다. 달콤한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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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10-11 챔피언스리그: 인테르 vs 바이에른 뮌헨 (0-1, 3-2)
전년도 5월 결승전에서 바이에른을 이긴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다음 시즌 16강에서 또 만났다. 이번에도 인테르는 1차전 패배를 뒤집으며 바이에른에 아픔을 안겼다. 1차전에서는 원정팀 바이에른이 마리오 고메즈의 골로 이겼다. 고메즈는 홈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도 뮐러와 함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인테르는 에투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고란 판데프가 연달아 추격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원정골 우선 원칙에 따라 극적으로 승리했다. 8강전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팀은 또다른 독일 클럽 샬케04였다. 합산 스코어 3-7로 패했다. 샬케가 그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팀 도르트문트에 35점이나 뒤진 팀이었다는 게 아이러니다.

4. 1985-86 컵위너스컵: 바이어 위르딩엔 vs 디나모 드레스덴 (0-2, 7-3)
동서독 클럽 간 컵 위너스 컵 8강전이 성사됐다. 동독 슈타지(비밀경찰)가 준결승행을 확신하자 드레스덴은 압박감을 느꼈다. 다행히 홈에서 2-0으로 승리했다. 2차전에서도 전반 종료 시점까지 5-1로 리드했다. 준결승행은 수순 같았다.

위르딩엔이 대반격에 나섰다. 후반 들어 30분 사이에 6골을 몰아넣었다. 슈타지의 분노도 커졌다. 드레스덴 스트라이커 프랑크 리프만은 동독으로 달아났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감독 클라우스 잠머는 국가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위르딩엔은 준결승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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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03-04 챔피언스리그: 모나코 vs 레알 마드리드 (2-4, 3-1)
레알 마드리드가 모나코에 모리엔테스를 임대 보낼 때만 해도 다가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빅머니’를 마련하는 차원이었다. 미처 몰랐다. 모리엔테스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자신들에게 부메랑이 될 거라는 사실을. 모리엔테스는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1차전에서 4-2로 승리할 당시 원정 골을 넣었다. 2차전에서 이케르 카시야스를 넘기는 헤더로 골을 추가했다. 루도빅 지울리의 마지막 골이 더해지면서 합산스코어 5-5가 됐다. 모나코가 원정골 우선 원칙에 따라 승리했다.

2. 2003-04 챔피언스리그: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vs 밀란 (1-4, 4-0)
밀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했다. 안드레아 피를로는 “내 생애 처음이자 유일하게, 상대팀에 뭔가 있다고 생각했던 경기”라고 말했다.

밀란은 산시로에서 4-1로 승리했다. 그러나 스페인에서 벌어진 2차전의 승자는 데포르티보였다. 판디아니, 발레론, 루케, 프란이 연속골을 넣었다. 경기 전 데포르티보 감독 하비에르 이루레타는 1차전 열세를 뒤집는다면 산티아고 콤포스텔라 성당까지 36마일을 성지 순례하겠다고 약속했다. 애초 무릎으로 기어가겠다는 공약(?)이었지만, 걸어 가는 것으로 약속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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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6-17 챔피언스리그: PSG vs 바르셀로나 (4-0, 1-6)
파리생제르맹(PSG)의 다섯 번째 8강 도전이었다. 거함을 꺾으며 목표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끝내 그렇게 되지 못했다. 사실 1차전 결과만 보면 바르셀로나는 회생불가 수준이었다. PSG의 승리를 의심하기 힘들었다. 전후반 각각 두 골씩 넣었고, 원정팀(바르셀로나)에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완벽했다. 대회 역사상 어느 팀도 네 골 차 열세를 극복한 적 없었다.

바르셀로나의 저력은 이런 것이다. 잠깐 설명하면 이렇다. 수아레즈가 2차전 킥오프 3분 만에 선제골에 성공했다. 그리고 라이빈 쿠르자와(PSG)가 자책골을 넣었다. 후반 시작 5분 만에 메시가 페널티킥으로 세 번째 골에 성공했다. 40분을 남겨둔 상황에서 PSG는 궁지에 몰렸다. 바르셀로나의 방식이었다.

비틀거리던 PSG는 카바니의 ‘원정 골’로 기사회생했다. 바르셀로나의 꿈도 산산조각 나는 것처럼 보였다. 정규시간에서 남은 27분 중 세 번은 더 골을 넣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득점없이 25분이 흘렀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후반 43분에 네이마르가 프리킥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추가 시간이 적용된 후반 46분에는 바르사에 두 번째 페널티킥 골을 안겼다. 그리고는 후반 50분에 세르히 로베르토가 추가골로 방점을 찍었다. 기적같은 일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 있었다.

불과 1년 뒤 자신들이 그 ‘기적’의 희생양이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역시 축구공은 둥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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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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