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n.road] 신태용호, ‘불안’과 ‘반란’ 경계에서

기사작성 : 2018-05-22 02:30

- 소집 첫날, 신태용 얼굴에 그늘이 졌다
- 신태용호 덮친 부상 쓰나미
- 국내 훈련-평가전 활용 계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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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파주)]

화두는 부상 관리다. 월드컵을 향해 본격 출항한 신태용호가 줄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지난 주말 이근호(강원)와 권창훈(디종FCO)의 부상 소식을 연달아 접한 신태용 감독의 얼굴엔 그늘이 졌다. 권창훈은 아킬레스건 파열로 명단에서 제외됐고 오른쪽 무릎 부상인 이근호는 재점검에 들어갔다. 걷는 데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예상보다 상태가 심각할 수도 있다. 수비 주축 장현수(사간도스)도 발목 염좌로 첫 훈련에 빠졌다.

가뜩이나 고민에 빠진 코칭스태프의 구상이 더 복잡해졌다. 이미 김민재(전북)와 염기훈(수원)이 부상으로 낙마했고 김진수(전북)의 회복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플랜A, 플랜B를 전면 수정해야 할 상황”이라는 신태용 감독의 말이 팀 상황을 압축한다. 21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훈련에 들어간 대표팀 분위기도 마냥 밝거나 가볍지만은 않았다. 그렇다고 한숨만 쉬고 있을 수도 없다. 이미 국민들 앞에 “통쾌한 반란”을 약속했다. 반란이 성공하려면 악재부터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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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발탁 없다… 공격 2선 새 바람 기대
권창훈 이탈을 대체할 추가 발탁은 없다. 28명의 예비 명단에서 권창훈을 제외한 27명으로 선수 점검과 조직력 강화에 매진하기로 했다. 사실 권창훈의 공백은 신태용 감독에게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안겼다. 공격 전방위를 소화할 수 있는 데다 활동량과 수비 가담 능력, 중거리슛과 킥에 모두 능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공간을 활용한 전술에 이해도가 높아 공격 다변화에 한 축이 되어줄 자원이었다. 신 감독은 “참담한 문제가 생겼다”, “생각지도 못한 상황까지 왔다”는 말로 권창훈을 잃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권창훈 부상이라는 큰 문제가 생겼지만 나머지 선수들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도 있다”며 “(추가 발탁 없이)그대로 밀고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재성(전북),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기존 자원 외에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 이승우(헬라스베로나), 문선민(인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청용은 기술과 공간 활용 능력, 경험에서 앞선다. 이미 두 차례(2010, 2014) 월드컵을 경험했다. 2010년에는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같은 ‘기술의 팀’들을 상대로 ‘기술적인 골’들을 만들어냈다. 이승우는 스피드와 개인기, 승부욕에서 남다른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 문선민의 스피드와 침투 플레이 역시 팀의 공격 속도를 높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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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도 있다. 이청용은 이번 시즌 출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경기 감각이 온전하지 않다. 팀 훈련과 국내 평가전을 통해 ‘클래스’를 입증해야 한다. 이승우는 세계 무대에 나서기 전 대표팀 내 선배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문선민은 경험이 부족하다. 긴장감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 국내 훈련-평가전 활용법은?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전술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일주일 전 신태용 감독은 “플랜 A가 플랜 B로, 플랜B가 플랜A로 바뀔 수 있다”고 예고했다. 지금은 “전면 수정해야 한다”로 바뀌었다. 틀과 선수 활용법에 대한 고민이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당초 국내 훈련과 두 차례 평가전은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었다. 새로운 선수 점검도 이 연장선상에 있었다. 그러나 휴식과 회복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손흥민(토트넘홋스퍼), 황희찬(잘츠부르크),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시즌을 마치고 돌아온 유럽파를 비롯해 격전의 연속이었던 K리거들도 쉼이 필요하다. 지난해 말 동아시안컵부터 1월 유럽 전지훈련까지 소화한 선수들은 피로가 쌓였다. 소속팀에서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강행군을 이어왔던 김신욱(전북)은 “국내 선수들도 몸이 많이 힘든 상태”라며 “부상을 주의하고 회복에 중점을 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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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첫 훈련 시간도 30분 남짓이었다. 가볍게 몸을 풀고 스트레칭을 하는 정도였다. 22일도 휴식의 연장이다. 오전에는 FIFA에 제출해야 하는 메디컬 체크를 실시한 뒤 사실상 쉬기로 했다. 23일부터 전술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 감독은 “4-4-2 전술로 좀 더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싶었는데 지금은 모두 바꿔야 한다”며 “훈련 기간은 짧지만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전했다.

국내 훈련은 수정과 보완의 반복이 될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F조 상대국들에 전략을 노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험과 검증, 심지어 ‘연막’까지 동시에 진행하는 셈이다. 신 감독은 “답은 머리 안에 있지만, 월드컵 전까지는 100% 완성도가 안나올 수도 있다”면서 “(조별리그)스웨덴전에 100%를 보일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평가전 승패에 일희일비하기보다 큰 흐름에서 정비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봐달라는 요청이다.

# 부상 불운이냐, 통쾌한 반란이냐
상황은 해석하기 나름이다. 물이 반쯤 찬 컵을 두고 보이는 반응이 흔한 예다. ‘반밖에 안 남았네’와 ‘반이나 남았네’라는 해석은 극과 극이다. 부상을 대하는 신태용호의 마음가짐도 비슷하다. 위기감이 오히려 선수단을 각성시키고 있다. 소집 첫날 선수단 미팅이 이례적으로 길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하나의 팀’이 되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원스태프까지 함께 모여 상견례를 나눈 뒤 “총성 없는 전쟁”을 선포했다. 최종 23인을 향한 경쟁의식을 높이면서도 “서로 존중하고 말과 행동을 조심하면서 예의를 지키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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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기성용도 보조를 맞췄다. 기성용은 “부상자들이 팀에 도움을 주던 선수들이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남은 선수들이 더 책임감을 갖고 훈련 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월드컵마다 대회 전 부상자가 발생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대체 멤버로 들어온 선수들이 잘해준 기억이 많다. 아직은 큰 위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발 더 나아가 자신감도 보였다. “시간이 많지 않고 전술적으로도 변화가 있겠지만 선수들이 하나가 돼 경기한다면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빈 말이 아니다. 나는 자신 있다. 다른 선수들도 그런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손흥민 역시 생각이 다르지 않았다. ‘월드스타’가 된 손흥민은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 팀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 그러나 부담감보다 책임감을 먼저 언급했다. 손흥민은 “이제는 어린 선수도 아니다. 성용이 형과 앞에서 이끌어가야 하는 위치다. 옆에서 많이 도와주겠다. (악조건을)견뎌내야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각오를 보였다. 반란을 향한 첫걸음이 시작됐다.

사진=FAphotos
writer

by 배진경

녹색 온도, 녹색 아닌 풍경 @joy2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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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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