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민의 축구話] 챔스 준우승의 아픔을 가늠하며

기사작성 : 2018-05-27 20:34

- 2017-18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
- 레알 마드리드 3:1 리버풀
- 패자의 눈물이 팬들의 가슴을 적신다

본문


[포포투]

축구선수를 해본 적이 없다. 빅매치에서 골을 넣는 짜릿함,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감촉, 결승전에서 다쳐 경기를 포기해야 하는 좌절감 등을 직접 경험하지 못했다. 감정의 높낮이를 솔직히 잘 모른다. 삶 속에서 쌓인 개인의 경험을 쓸어 담아 추정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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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8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는 기쁨보다 슬픔에 관한 추정을 해야 할 이벤트가 더 많았다. 모하메드 살라는 눈물을 흘렸다. 전반 30분 만에 어깨를 다쳐 경기를 포기했다. 44골을 넣은 ‘인생 시즌’이 그런 식으로 끝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유로2016 결승전이 생각났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결승전은 살라보다 10분이나 일찍 끝났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주연배우가 죽다니. 설계자의 실험정신인가? <영웅본색>마냥 쌍둥이라도 등장시켜야 하나? 아무리 스포츠가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해도 이런 전개는 정말 야속하다.

사전에 짠 것처럼 6분 뒤에 다니 카르바할이 똑같은 비극을 맞이했다. 하필이면 살림꾼 카르바할에게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살라처럼 카르바할도 자기 운명을 직감했다.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세 번 출전해서 모두 승리했던 선수라도 네 번째 결승전에서 낙오하는 일은 억장이 무너지는가 보다. 평생 그 무대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는 축구선수가 부지기수인데 ‘우승 3회’ 카르바할에게는 눈물이 날 정도로 원통한 일이었다.

로리스 카리우스의 눈물은 두 사람의 눈물보다 더 참담했다. 90분 동안 카리우스는 치명적인 실수를 두 개나 저질렀다. 빅매치와 어울리지 않는 실책이 리버풀의 희망을 꺾었다. 카리우스도 결승전에서 자신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를 살라만큼 모를 것이다. 리버풀 이적 후 주전 자리를 굳힌 시즌의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이다. 거대한 무대에 동참했던 리버풀 팬들 앞에서 사죄하며 카리우스는 눈물을 흘렸다.

2년 전에 우리는 똑같은 사진을 봤다. 2016년 5월, 밀라노의 산시로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후안프란이 팬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 페널티키커로 나서 실축했고, 다음 키커인 호날두가 골을 넣어 승패가 갈렸다. ‘나 때문에 졌다’는 자책감이 후안프란을 삼켜버렸다. 카리우스의 자책감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역사에 남을 정도로 클 것 같다. 인생 한구석에 똬리를 튼 채로 영원히 골키퍼를 괴롭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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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는 최근 5시즌 동안 네 번이나 우승했다.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도 레알은 기어이 우승을 차지한다. 라이벌은 행운이라고 하겠지만, 마르셀루의 대답은 “우리는 레알 마드리드이니까”다. 너무 자주 이기니까, 결승전에서 오버헤드킥으로 골을 넣어버리니까 세상은 패배자들을 동정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벤투스,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패하고도 챔피언에 못지않은 관심을 받았다. 이것마저 레알의 힘인가 보다.

회사원 시절, 전사적으로 달려들었던 대형 프로젝트가 있었다. 우리가 놓친다는 생각을 단 1초도 해본 적이 없었던 건이다. 군수 로비스트까지 동원한 경쟁사에 패하고 말았다. 뒤풀이 자리에서 사수를 붙잡고 울었다.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정말 펑펑 울었다. 챔피언스리그의 모든 준우승팀 선수들도 패배 가능성을 티끌만큼도 인정하지 않은 채로 결승전에 나섰을 것이다. 그리고 패했다. 개인의 경험을 빌어 그 아픔을 가늠해보고 위로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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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재민_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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