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n.road] 신태용 감독 노림수, 얼마나 통했나

기사작성 : 2018-05-29 04:06

- 부상 악재 딛고 활력 찾은 신태용호
- 플랜 A 실체, 아무도 모른다
- 단단해진 분위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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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대구)]

위기와 기회는 공존한다. ‘부상 쓰나미’에 휘청였던 신태용호가 새로운 활력을 찾았다.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았다. 온두라스전을 온전히 실험의 장으로 쓴 신태용 감독은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잇단 부상 악재에 침체됐던 분위기도 돌려놓았다. 기분 좋은 승리를 기대했던 팬심까지 충족시켰다. 최종 스코어 2-0, 주축 멤버와 새 얼굴들이 합작해 만든 승리였다. 온두라스전에서 적잖은 소득이 생겼다.

# 안팎으로 연막… 감독만 아는 완성도
신태용 감독은 온두라스전에 4-4-2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전방 손흥민-황희찬 투톱을 제외하면 미드필드와 수비라인은 전면 개편에 가까울 만큼 변화가 많았다. 전반적으로 새 얼굴들의 기량과 선수 조합을 점검하고 경기 감각을 확인하는 ‘평가전’에 충실한 의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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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움직임은 역시 전방에서 나왔다. 신태용 감독은 “1선과 2선 양쪽 선수들에게 제로톱에 가까운 형태”를 주문했다. 특히 왼쪽 날개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가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승우는 특유의 리듬으로 드리블하며 온두라스에 균열을 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었다가 다시 빠져나오면서 공간을 찾아 움직였다. 후반에 오른쪽 날개 이청용을 대신해 교체 출전한 문선민도 적극적인 대시로 활로를 뚫었다. 결과적으로 합격점이었다. 이승우는 손흥민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고, 문선민은 황희찬의 패스를 받아 깔끔하게 추가골에 성공했다. 두 골 모두 적극적인 돌파와 위치 이동, 과감한 결정력의 조화로 완성됐다. 신 감독은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해준 덕에 팀 전체가 살아났다”고 평가했다.

공격에서 개인 기량을 점검했다면 허리와 수비에서는 조합에 대한 비교 평가가 있었다. 미드필드 중앙은 정우영-주세종이었다가 후반 막판 정우영-박주호로 바뀌었다. 백포(4)라인의 중앙도 김영권-정승현으로 출발했다가 2-0으로 리드하고 있던 후반 25분 김영권-오반석으로 변화를 줬다. 전반적으로 무난했다. 큰 실수나 위험한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당초 백스리(3)에 강점을 보이는 자원으로 손꼽혔던 오반석은 “교체이긴 하지만 백포 라인에 들어갔다. 감독님이 주신 하나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면서 “첫 발걸음을 무난하게 실수없이 치른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도 “뛴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무실점으로 막아줬다”는 데 의미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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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긍정적인 경기였다. 그러나 안도하기엔 이르다. 온두라스전 구성을 ‘플랜A’로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감독이 선호하는 포메이션으로 나섰지만 정예 멤버는 아니었다. 본선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똑같은 포메이션을 쓴다고 하더라도 그 구성은 절반 이상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날 만난 온두라스가 본선에서 상대할 멕시코와 대등한 전력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온두라스의 압박 강도와 템포는 느슨했다. 한국을 곤란하게 만들만한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은 “4-4-2에 대한 (선수들의)이해도가 완벽하지 않지만 높아졌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경쟁과 실험을 진행하면서 밖으로는 ‘연막’을 유지했다는 정도에서 만족할 만한 경기였다.

# 기성용 빠져도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기성용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울 수 있는지 여부였다. 기성용은 신태용호에서 대체불가의 존재감을 갖는 선수다. 월드컵 2회(2010, 2014) 출전과 오랜 유럽 생활로 쌓은 경험이 독보적이다. 주장으로서 권위까지 갖는다. 그라운드 안팎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그러나 온두라스전에서는 벤치를 지켰다. 허리 근육 통증으로 인한 컨디션 관리 차원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기성용의 부재에도 팀이 어느 정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완벽하진 않지만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고 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본 기성용도 “정우영과 주세종이 잘해줬다”며 “2-0으로 이겼고, 실점하지 않았다”고 박수를 보냈다. 주장 완장을 대신 찬 손흥민에게도 “골까지 넣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앞으로 흥민이는 주장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라며 힘을 실어줬다. 일반적으로 공격수는 주장을 맡지 않는 경향이 있다. 득점에 집중해야 하는 포지션 특성 때문이다. 팀 전체를 아우르는 주장 역할까지 맡기에는 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손흥민은 제몫 이상을 해냈다. 골을 넣었고 팀도 이끌었다. 경기 후에는 “어렸을 때부터 대표팀 주장이 꿈이었다”며 “성용이 형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느꼈다”고 공을 돌렸다. 부쩍 성숙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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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공을 주고받는 모습은 심심찮게 포착됐다.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은 문선민은 “희찬이 패스가 너무 좋았다”고 했고, 황희찬은 “내가 어시스트를 했다기 보다 선민이 형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오히려 (골을 완성해)내가 고맙다”고 화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응한 선수 대부분 ‘스타덤’에 오른 이승우를 칭찬했다. 경쟁 대상이라기보다 “팀이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입을 모았다. 내부적으로 더 단단해진 모습이다. 기성용은 지난 21일 소집 후 온두라스전까지 이어진 팀 분위기에 대해 “선수들 모두 월드컵에 대해 상당히 중요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말로 요약했다.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훈련과 경기에 대한 개개인의 집중도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신 감독이 기대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 마지막 기회를 잡아라
온두라스전 승리로 분위기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6월1일 전주에서 치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도 기세를 살려야 한다. 온두라스전이 ‘워밍업’이었다면, 보스니아전은 본격적인 도약대다. 마지막 실험과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가상 스웨덴으로 여겨진다. 신태용 감독은 본선 첫 상대인 스웨덴전에 월드컵 성패를 걸고 있다.

보스니아전에서 필승 해법을 찾아야 한다. 보스니아에는 에딘 제코, 미랄렘 퍄니치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이 있다. 제코는 큰 키(193cm)와 득점력을 무기로 갖춘 공격수다. 지난 시즌 세리에A에서 16골을 넣었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8골(12경기)을 터뜨리며 소속팀 AS로마의 준결승행을 이끌었다. 미드필더 퍄니치는 유벤투스의 리그 우승 주역이다. 개인 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로 수비와 공격 전술을 동시에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다.

집중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신 감독은 “가상 스웨덴을 상대한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만큼 어느 정도 최종 멤버를 추려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스웨덴전 전략으로 거론되고 있는 백스리 카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온두라스전에 쓰지 않은 윤영선, 권경원, 오반석 조합이 유력하다. 스웨덴이 투톱(4-4-2)을 즐겨쓰는 팀인 만큼 이들에 대한 대응책이 될 수 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실험의 가치는 있다. 익숙지 않은 수비 전술을 효과적으로 가동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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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전에 휴식을 취했던 선수들 역시 출전할 전망이다. 기성용, 이재성 등이다. 기성용은 센추리 클럽 가입에 한 경기를 남겨둔 상태다. 국내 팬들 앞에서 100경기를 채우는 것도 의미가 있다. 기성용은 “몸 상태가 긍정적”이라며 “100번째 경기니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재성에게도 전주는 특별한 무대다. 소속팀 전북의 홈구장이다. 피로 회복에 집중하고 있지만, 홈팬들 앞인 만큼 잠시나마 그라운드를 밟을 수도 있다. 경쟁도 이어진다. 신태용 감독은 “온두라스전이 최종 엔트리 선정에서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마지막까지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두라스전 승리에 취할 수 없는 이유다.

사진=FAphotos
writer

by 배진경

녹색 온도, 녹색 아닌 풍경 @joy2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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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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