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russia] 손흥민의 고민과 신태용의 자신감

기사작성 : 2018-06-14 07:56

- 신태용호 러시아 입성
- 첫날 훈련 풍경은?
- 스웨덴전 앞둔 신태용호, 어디까지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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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신태용호는 지금 숨바꼭질 중이다. 국내 언론에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월드컵의 해가 밝은 올초부터 줄곧 본선 구상에 관해 “말할 수 없다”로 일관해 왔다. 본선을 코앞에 두고 치른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아예 “트릭”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비공개로 치른 세네갈과의 최종 평가전에서도 100%를 가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선 상대인 스웨덴의 염탐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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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지 러시아에서도 마찬가지다. 12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여장을 푼 신태용호는 13일 첫 훈련에 나섰다. 훈련장 스파르타크 스타디온은 요새 같았다. 주변을 둘러싼 군사 시설이 가림막 같은 효과를 냈다. 이날 훈련은 팬 공개로 진행됐지만, 평소에는 일반인 출입을 제한하는 구역이다. 문자 그대로 ‘철의장막’ 안으로 숨어버린 느낌이었다. 신태용호 일정에 맞춰 대거 러시아로 입국한 한국 취재진은 “내 머리 안에서는 구상이 끝났다”는 신 감독만의 세계관(?)을 반복해서 들어야했다.

스웨덴 구상에 관한 힌트는 선수단이 전하는 ‘조각’을 이어붙이면 이해하기 쉽다. 훈련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선수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략의 분위기와 큰 그림이 보인다. 스웨덴전을 나흘 앞둔 신태용호, 어디까지 왔을까?

# 신태용 감독과 이승우의 자신감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전에 관해 일관되게 자신감을 보여왔다.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라는 말을 반복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상대 분석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다. “올인했다”고 표현할 정도로 해부에 공을 들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어느 팀보다 수비가 견고한 팀”이라며 “피지컬이 뛰어나고 두 줄로 수비를 세우면서 센터를 지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득점할 확률이 낮기 때문에” 공략 비책을 연구했다는 설명이다. 방어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장신 투톱 마르쿠스 베리, 토이보넨을 두고 “스피드보다 높이에서 막아야 한다”면서 “우리 수비에서 혼자가 안되더라도 세컨드볼을 잘 잡아주면 크게 문제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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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향한 우려의 시선에 위축되기보다 정면으로 돌파하는 중이다. 수장으로 당연한 자세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팀에 대한 믿음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신태용 감독은 1차전까지 남은 4일 동안 수비 조직력과 부분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베스트 멤버로 실전을 치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지적에도 담담했다. 매일 비공개로 반복 훈련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막내 이승우의 말도 맥을 같이 한다. 이승우는 “스웨덴 선수들이 신체 조건이 좋기 때문에 빠른 역습을 시도하고, 상대가 갖춰지지 않았을 때를 노려야 한다”고 전했다. 종합하면 높이 싸움에서의 실점 경계와 역습을 통한 득점 공략이 핵심이다. 특히 수비에서는 제공권 활용빈도가 높은 세트피스에서의 실점을 주의하고 있다. 상대의 패턴을 파악했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확신도 커진 셈이다. 이승우는 “잘 공략한다면 충분히 뚫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패기로 부담감도 이겨내고 있다. 이승우는 “항상 축구를 즐기고 싶고, 재미있게 하고 싶다”면서 “부담감을 떨쳐내고 형들을 잘 돕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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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의 고민과 기성용의 책임감
신태용 감독과 이승우가 도전의식을 강조한 반면 손흥민과 기성용은 생각이 많았다. 월드컵을 경험한 둘은 본선이 얼마나 살벌한 무대인지 안다. 상상과 기대만으로 풀리는 곳이 아니라는 자각이다.

손흥민은 “4년 전 나도 (황)희찬이, 승우처럼 어렸다. 그땐 3경기 다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신감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평소에 치르는 A매치와는 분위기와 중압감의 차원이 다르다. 고민이 많아 꿈까지 꾸는 정도다. 손흥민은 “매일 자기 전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한다”면서도 “이미지 트레이닝만으로 (실전에서)생각처럼 다 되는 건 아니”라고 했다. 자신이 중압감을 이겨내려 노력하는 것처럼 동료들도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이겨내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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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이 진단하는 대표팀의 준비 상태는 “80~90%”다. 사실상 전술이나 전략보다 개개인의 준비 상태가 더 중요해진 시점이다. 기성용은 “나머지 10%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더 가다듬는 것”이라며 “컨디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평가전에서부터 오스트리아 사전 캠프까지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주장이지만, 이제는 적절한 이완으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기성용은 “선수들에게 월드컵에 나왔다는 걸 영광으로 생각하고 이 대회를 즐기자는 쪽으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사실 신태용 감독의 자신감과 손흥민의 고민 사이에는 온도차가 있다. 월드컵에 처음 참가하는 이승우와 세 번째 월드컵을 맞는 ‘캡틴’의 시선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낙관론과 현실론은 결국 같은 목표점을 향해 나아간다. 월드컵이라는 무대의 권위를 존중하되 당당하게 싸우는 법. 그 간극을 줄여나가는 게 남은 과제다. 나흘 뒤면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사진=FAphotos
writer

by 배진경

녹색 온도, 녹색 아닌 풍경 @joy2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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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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