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russia] 주장 완장보다 더 중요한 ‘팀 코리아’

기사작성 : 2018-06-26 07:40

- 베이스캠프에서 진행한 마지막(?) 훈련
- 23인 모두 대표 자격 있다
- 최종전 상대 독일, 지독파로 해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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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신태용호는 걱정이 많다.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2패를 안았다. 마지막 경기가 남았지만 상대는 ‘세계 1위’ 독일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대인데 전력 손실이 있다. 베테랑 박주호와 주장 기성용을 1, 2차전에서 부상으로 잃었다. 두 경기에서 튼실하지 못했던 수비진은 비난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감독이 ‘믿고 쓰던’ 자원들을 온전히 기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저앉을 수는 없다. 공백을 걱정하기보다 가용 자원과 전술에 집중해야 할 때다. 25일(이하 한국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 페테르고프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온에서 정상 훈련을 재개한 신태용호의 분위기는 “우리 선수들은 힘들수록 더 단단하게 뭉친다”던 정우영의 말 그대로였다.

# 복귀 기약 없는 훈련
이날 훈련은 베이스캠프에서 진행한 사실상 마지막 일정이었다. 대표팀은 26일 카잔으로 떠난다.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는 곳이다. 한국이 16강 진출에 실패하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올 일이 없다. 기적처럼 생존하더라도 16강 장소로 이동할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복귀할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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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 없는 훈련이기에 좀 더 특별했다. 부상 중인 기성용과 박주호가 훈련장에 함께했다. 걷는 데 불편을 느끼는 둘은 훈련에 참가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호텔에 있는 게 더 불편하다”며 동료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훈련장까지 동행했다. 대한축구협회 미디어담당관 조준헌 팀장은 “모처럼 훈련장에 23인 전원이 함께했다”면서 “어제까지는 (멕시코전 패배)후유증이 좀 느껴졌는데 오늘 아침부터는 다시 활기를 찾았다”고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대표팀을 누르던 어두운 공기는 많이 사라졌다. 피곤한 기색도 딱히 보이지 않았다. 한결 가벼워진 분위기에 진지함이 묻어났다. 이심전심 ‘원팀’으로 뭉치는 중이다.

# 23인 모두가 국가대표
이날 훈련 전 기자회견에는 문선민과 주세종이 참석했다. 둘은 지난 멕시코전을 통해 월드컵 데뷔를 신고했다. 특히 A매치 데뷔전을 월드컵으로 치른 문선민의 경험은 특별했다. 문선민은 “경기장에 도착해 워밍업 전 터널(선수 출입구)에서 나올 때부터 전율을 느꼈다”면서 “많은 팬들 앞에서 최대한 오래, 많이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바람대로 문선민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멕시코전에 선발로 나서 77분을 소화한 뒤 정우영과 교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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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문선민은 멕시코전 깜짝 카드였다. 대표팀 발탁 배경부터 스웨덴에 특화한 카드라는 인상이 강했기 때문이다. 문선민은 스웨덴 프로무대에서 5년 간 활약한 경험이 있다. 그들을 공략하는 데 적절한 카드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였다. 정작 스웨덴전에서는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전까지 대표팀에서 이렇다할 입지도 확보하지 못했던 자원이기에 남은 경기 출전 가능성도 높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결정적 승부처였던 멕시코전에 그를 선발로 내보냈다.

이날 축구협회가 공개한 비하인드 영상에서도 특별한 장면이 나온다. 멕시코전을 앞두고 주장 기성용이 문선민의 이름을 부른 뒤 “일대일 상황이 나면 무조건 일대일로 붙어. 할 수 있어”라며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장면이다. 문선민은 ‘죽어라 뛰는’ 활동량과 스피드로 팀에 기여했다. 가장 ‘의외의 선발’이라고 여겨졌던 선수에게도 기회가 돌아갔고, 기회를 잡은 선수는 최선으로 기대에 응했다.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가 거의 없다는 의미다.

주세종이 새삼 주목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성용이 뛸 수 없지만, 누가 뛰어도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주세종도 정우영, 구자철 등과 함께 출전이 유력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주세종은 “성용이 형이 못 나가도 (팀은) 큰 경기를 해야 한다”면서 “상황이 좋지 않지만 모든 선수들이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다들 책임감 있게 준비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캡틴의 존재감을 완벽하게 대체하긴 어렵다. 그러나 지금은 주장 완장보다 ‘팀 코리아’로 뭉치는 힘이 더 크게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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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전 공략법? ‘지독(知獨)파’의 힘!
독일은 분명 강팀이다. 선수 면면이 화려한 이름으로 구성됐다. 자국 내 대표급으로 분류되는 자원만 50여 명에 이를 정도로 탄탄한 선수층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번 대회 팀 사이클로만 보면 한국이 노릴 틈도 있다. 수비수 제롬 보아텡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해 한국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주전 수비수 마츠 훔멜스는 훈련 중 부상으로 2차전에 결장했다가 한국전을 앞두고 훈련에 복귀했다.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루디는 코뼈 부상이다. 독일 대표팀 코치는 25일 “훔멜스와 루디 모두 출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지만 온전한 컨디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측면과 미드필드 중앙 조합에 변화도 많다. 그만큼 자원이 풍부하다는 의미지만, 아직까지 최상의 운영 능력을 보이진 못한 상태다.

문선민은 “(독일)윙백들이 공격적으로 많이 나온다”면서 “일차적으로는 수비적인 면에서 팀에 도움을 주고, 역습으로 나갈 때는 최대한 빨리 상대 뒷공간을 노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나름의 공략법을 전했다. 주세종도 “우리가 수비를 탄탄하게 하다가 선민이나 (이)승우처럼 스피드 있는 선수들이 역습으로 나간다면 (공략)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독일이 강팀인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잘 준비한다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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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신태용호에는 독일 축구를 잘 아는 선수들이 있다. 당장 구자철은 독일 생활 8년차의 분데스리거다. ‘현역’인 만큼 상대에 익숙하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에서 성장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며 믿을만한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 울산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주호도 작년까지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일원이었다. 훔멜스, 일카이 귄도간, 마르코 로이스 등과 함께 지냈다. 독일전에 뛸 수 없어도 이들의 습관이나 플레이 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나눠줄 수 있다. 차두리 코치 역시 독일을 잘 안다. 독일 태생에 현역 생활 대부분을 독일에서 보냈다. 개인의 경험이 총합이 될 때, ‘팀 코리아’는 더 강해질 수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태다.

사진=FAphotos
writer

by 배진경

녹색 온도, 녹색 아닌 풍경 @joy2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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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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