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russia] 결산<1> 투혼의 진화, 성적표가 아쉽다

기사작성 : 2018-06-29 23:26

- 막 내린 신태용호 도전
- 판을 바꾸지 못한 조별리그 성적표
- 새로운 월드컵 스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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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상트페레트르부르크/러시아)]

신태용호의 도전이 끝났다.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막을 내렸다. 최종성적은 1승 2패로 F조 3위. 16강 진출이라는 목표에는 닿지 못했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꺾으며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퇴장한 신태용호의 월드컵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신태용호의 도전은 성공했을까? 성적만 놓고 보면 실패다. 목표로 삼았던 16강을 이루지 못했다. 2014년에 이어 두 대회 연속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4년 전과 동일선상에 두기 어렵다. 1차전보다 2차전이 나았고, 3차전은 앞서 두 경기에 비해 완벽에 가까웠다. 경기를 치를수록 조직력과 짜임새 모두 나아졌다. 결과적으로 1차전에서의 부진이 신태용호의 발목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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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널티킥 실점에 갈린 승부
첫 경기 상대는 스웨덴이었다. 힘과 높이에 강점이 있는 팀이었다. 이를 지나치게 의식한 게 독이 됐다. 4-3-3 전형으로 나선 한국은 최전방에 김신욱을 세우고 손흥민, 황희찬을 각각 좌우 윙포워드로 구성했다. 세 선수 모두 수비 부담을 지느라 공격에서 힘을 잃었다. 특히 측면을 끊임없이 오간 손흥민과 황희찬은 “사실상 윙백처럼 뛰었다”는 해외 언론의 혹평도 받아야 했다. 이들이 수비에 도움을 줬지만 실점을 막지는 못했다. 페널티 지역에서 김민우가 빅토르 클라손을 태클로 저지하다 파울을 범했고, 주심은 VAR을 통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란크비스트가 성공시킨 페널티킥은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페널티킥 불운은 2차전에도 이어졌다. 멕시코와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던 전반 25분 안드레스 과르다도의 슛이 장현수의 손에 맞았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카를로스 벨라가 선제골로 완성했다. 후반 21분에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게 추가골까지 내줬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한 골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체력도, 시간도 모자랐다. 현장을 찾은 영국의 저명한 축구 저널리스트 조나단 윌슨은 “2차전은 멕시코가 이겼지만 50대 50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맹렬하고 집요하게 맞섰던 한국의 경기력을 떠올려 볼 때, 사실상 페널티킥으로 불운한 결과를 맞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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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혼의 진화, 3차전에서 보여준 반란
1, 2차전을 잡지 못한 한국은 벼랑 끝에 내몰렸다. 상대는 세계랭킹 1위의 독일이었다. 경기를 하기도 전부터 부정적인 전망 일색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한국이 독일을 몰아붙였다. 점유율에선 독일이 70%로 한국(30%)보다 앞섰지만 결정적인 기회는 한국이 더 많이 만들었다. 결과는 2-0이라는 스코어가 말해준다. 활동량을 유추해볼 수 있는 ‘뛴 거리’ 기록도 한국이 118km로 독일(115km)에 근소하게 앞섰다. 많이 뛰면서 상대를 압박하고 저지했다. 윌슨은 한국에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으로 “아주 좋은 역습이 3, 4회 있었는데 슛을 하지도 못했다”고 꼽으며 “그 기회들을 살렸다면 60분, 70분 경부터 경기를 쉽게 풀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또 “부정적인 면은 일부에 불과하다. 수비적으로는 아주아주 좋았다. 이번 대회 최고 수준이었다”고 극찬했다. 독일에 패배를 안기며 잠시나마 기대했던 16강 꿈은 무산됐다. 그러나 최강팀을 몰아붙인 투혼은 감동적이었다.

경기를 치르면서 나아진 경기력을 볼 때, 1차전에서의 선택이 유독 아쉽다. 윌슨은 “선수들의 원래 모습을 다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스웨덴전은 이상한 방식으로 부정적이었다. 더 잘할 수 있었다. 한국은 앞선 대회들에서 늘 첫 경기에 득점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키가 큰 팀을 상대로 높이를 신경 쓴 한국의 선택을 이해하면서도 제공권을 확실히 이용하지 못한 점과 배후로 질주해야 했던 옵션을 포기한 데에 대한 의문이다. 한편으로 평가전의 실효성에 대한 교훈도 얻었다. 평가전에서 납득할 만한 내용과 결과를 챙기지 못하면 본선 첫 경기도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 이 시기에 분위기와 조직력을 다져놓지 않으면 본선 운영이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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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월드컵 스타
매 대회 새롭게 탄생하는 스타들은 이번에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조현우다. 조나단 윌슨은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로 “골키퍼 ‘조’”를 꼽으며 “첫 경기에서는 이상한 머리 모양을 하고 (경기를)잘 하더라. 멕시코전에서도 페널티지역 안에서 강하고 상대 공격수가 질주해올 때 잘 저지했다”며 대회를 훌륭하게 치렀다고 평가했다.

조현우는 독일전 무실점을 비롯 스웨덴(1실점)과 멕시코(2실점)를 상대로도 수 차례 선방 활약을 보였다. 3실점 중 2실점이 페널티킥에 의한 것이었고, 필드골에 의한 실점은 단 한 차례였다. 조현우는 지난해 11월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 나서기 전까지 국가대표 경험이 전무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본선을 앞두고 김승규, 김진현과 철저한 경쟁 체제였다. 본선 첫 경기에 전격적으로 출전해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독일전에서는 MOM(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한국이 2골이나 넣으며 승리했지만, 득점자보다 무실점을 지켜낸 그의 선방 활약이 더 큰 주목을 받았다는 뜻이다. 조현우는 외신들이 선정한 ‘조별리그 XI’에서도 최고 골키퍼로 인정받았다.

김영권에게도 특별한 무대였다. 한때 잦은 실책과 실언으로 비난의 중심에 섰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과 호수비로 재평가받았다. “골을 먹으면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마음가짐으로 몸을 던졌고, 독일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 진영에 가담해 팀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넣었다. 차세대 공격 스타들도 눈에 띄었다. 황희찬은 저돌적인 돌파와 수비 가담으로, 이승우는 적극성으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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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진경

녹색 온도, 녹색 아닌 풍경 @joy2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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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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