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russia] 결산<2> 감독 신태용의 ‘반란’은 성공했을까

기사작성 : 2018-06-29 23:27

- 막 내린 신태용호 도전
- 신태용 감독의 공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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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신태용호의 도전이 끝났다.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막을 내렸다. 최종성적은 1승 2패로 F조 3위. 16강 진출이라는 목표에는 닿지 못했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꺾으며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퇴장한 신태용호의 월드컵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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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은 “월드컵에서 통쾌한 반란을 일으키겠다”고 했다. 공언한대로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목표로 했던 16강 진출은 이루지 못했다. 성적으로 보면 실패다.

신태용 감독의 지도력에서는 평가가 나뉜다. 호오를 따지기 전 감안해야 할 사정이 있다.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을 맡은지 1년이 채 안됐다. U-23올림픽, U-20청소년팀을 맡았을 때처럼 이번에도 A대표팀 위기 상황에 소방수 역할을 자처했다. 2018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2경기 남겨둔 시점,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되면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사임한 자리를 대신 메웠다.

본선을 앞두고도 악재가 겹쳤다. 김민재, 권창훈, 이근호, 김진수 등 주력 자원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본선에서는 박주호, 기성용이 차례로 부상을 당해 전력을 풀가동할 수 없었다. 팀을 충분히 다듬을 만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가용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했다. 조별리그 세 경기 선발라인업이 모두 달랐다. 통상 변화를 거의 주지 않는 골키퍼 자리와 조직력을 유지해야 했던 수비진, 특히 센터백 자리만 거의 동일하게 운영했을 뿐이다. 23명의 선수 중 4명(김진현, 김승규, 오반석, 정승현)만 제외하고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때론 변칙 전술로, 때론 포지션 체인지로 데려 간 선수들 대부분을 활용했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해 적시에 활용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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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문선민 활용법이 눈길을 끌었다. “스웨덴전을 고려해 발탁했다”며 용도를 한정하는 듯한 발언이 무색하게 체력과 기동성이 필요한 경기에 선발로 뛰게 했다. 문선민은 멕시코와 독일을 상대로 전방 압박하는 ‘공격형 수비수’로 봐도 좋을 정도로 움직였다. 기술이 특별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고 스피드가 뛰어난 저돌적 성향을 극대화했다. 사실 큰 무대 경험이 없는 선수를 활용하는 건 도박에 가깝다. 문선민이 제몫을 해냈다는 건 감독과 팀원들이 신뢰를 보내면서 주눅들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는 의미다. 메이저 무대 경험이 없는 골키퍼 조현우 역시 주전으로 3경기를 소화했다. 발탁한 선수들을 폭넓게 활용했다.

그러나 큰 틀에서의 운영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 매 경기 전술이 달랐다. 상대에 따른 맞춤 전술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변화무쌍한 전술을 숙지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인다기보다 급하게 익힌 각자의 역할을 기계적으로 해내는 것에 더 가까웠다. 수비 중심으로 버티다가 역습에 나서는 형태다. 실제로 신태용 감독은 전술적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영국의 축구 저널리스트 조나단 윌슨은 “함부로 말하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일반적으로는 아주 좋은 감독과 선수들이 2, 3년 동안 함께 노력해왔다면 (잦은 전술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삼파올리 시대의 칠레를 보면 스리백, 포백을 오가며 16, 17명을 활용했다. 한국도 가능하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선수들은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해야 한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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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하지 못한 발언으로 자충수를 두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사전 캠프 기간에 평가전을 두고 “트릭”이라고 했던 게 대표적인 예. 내부 정보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나섰다가 대회 내내 조롱거리가 됐다. “스웨덴전 올인”을 선언했던 것도 극단적이었다. 사실상 모든 걸 걸고 싸운 스웨덴전에서 패하자 첫 경기부터 파장 분위기가 연출됐다. 전술적 대응도 패착이었다. 2차전에서 패한 뒤에도 위험한 발언이 나왔다. “지금도 내 머릿속에 부상 수들이 떠오른다”며 최종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한 선수들을 언급했다. 현장에서 듣기엔 불편했다. 준비한 전술에는 문제가 없고, 부상 선수가 있었다면 높은 완성도로 승리할 수 있다는 뜻이었을까. 지금 함께하고 있는 선수들의 전술적 수행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했다.

그토록 자신만만하던 감독이 3차전을 앞두고 위축된 자세를 보인 것도 의아했다. 신태용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1%의 가능성”과 “축구공은 둥글다”는 말만 반복했다. 상대적인 비교가 아니라 팀이 스스로 갖고 있는 경쟁력 혹은 자신감을 묻는 질문에도 “말하기 어렵다”며 동문서답식으로 대응했다. 윌슨 기자는 “사전 인터뷰에서 아주 놀랐다”며 “이길 확률이 1%라는 말은 너무 부정적이었다. 스웨덴전도 비슷했는데 상대의 큰 키가 위협적이라는 말을 하고 또 했다”며 의문을 표했다. 당시 현장에서 만난 이영표 KBS해설위원도 “경기 전날 인터뷰는 보통 선수들에 전하는 메시지”라며 동기 부여 측면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인터뷰였다고 짚었다.

물론 독일전 승리로 전략적 대응은 재평가를 받게 됐다. 그러나 감독이 흘린 부적절한 발언을 대회 내내 수습하느라 여론과 소모전을 치른 것도 사실이다. 사전 소집 기간을 실험의 장으로만 활용한 것도 아쉽다. 4년 전 교훈을 통해 평가전 활용법과 컨디션 관리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었음에도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의 계약기간은 ‘2018월드컵 종료 시점’이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함에 따라 7월 1일에 종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신임이든 새로운 감독 선임이든, 감독에 대한 평가는 전체적인 과정을 놓고 이뤄져야 한다. 숨기기에 급급한 전력과 전략이 아니라 일관된 운영 철학을 갖고 팀을 이끌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한 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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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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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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