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해리 케인 ‘상상대로’ 이뤄지는 월드컵

기사작성 : 2018-07-09 14:43

- 프리미어리그 넘어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 월드컵 득점왕 향해 달리는 골게터
- 케인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본문


[포포투= James Maw]
2002년 월드컵 직전 영국 언론이 발칵 뒤집어졌다. 데이비드 베컴의 발등뼈가 부러졌기 때문이다. 재앙이라도 닥친 사회처럼 영국 곳곳에서 히스테리 증상이 벌어졌다. 4년 뒤 독일월드컵 직전에 똑같은 일이 웨인 루니에게 벌어졌다. 영국은 또 패닉에 빠졌다. 2개 대회 연속으로 본선 직전에 간판스타의 발등뼈가 부러지다니.

아주 비슷한 일이 지난 3월에 벌어졌다. 프리미어리그 경기 도중 해리 케인이 상대 골키퍼와 부딪힌 뒤에 발목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했다. 정확한 진단이 나오기 전까지 영국의 모든 언론은 12년 만에 되살아난 악몽에 관해 떠들었다. 천만다행히 이번에는 대회 개막에 임박해 가까스로 복귀하는 에이스를 보며 가슴을 졸이지 않아도 되었다. 해리 케인은 프리미어리그 시즌이 끝나기 전에 실전에 복귀했다.

잉글랜드 현존 유일한 ‘월드클래스’ 후보. 해리 케인은 폭발적 득점 행진으로 이미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에 휘말린 ‘비싼 몸’이다. 토트넘이 언제까지 케인을 지킬 수 있는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슬슬 축구선수의 최적 연령에 다가서는 케인에게 2018 러시아월드컵이 개인 경력에서도 엄청난 시험 무대가 될 수밖에 없다.

<포포투>가 해리 케인을 단독으로 만난 건 지난 4월. 막연하게 월드컵에 대한 포부를 그려내던 이 골잡이는 지금 잉글랜드와 함께 월드컵을 향해 한 발짝씩 나아가는 중이다. 개막 전 상상했던 무대와 지금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비교해보면 놀라울 정도. 상상대로 이뤄지고 있는 월드컵이라니, 썩 근사하다. 이대로라면 정말 ‘해리 케인 경’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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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머스전(3월 11일)에서 상대 골키퍼인 아스미르 베고비치와 부딪혀 발목을 다쳤다. 당시 언론에서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할지도 모른다며 야단법석을 떨었는데?
“나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다친 순간부터 나는 예전 부상과 비슷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치료에 얼마나 걸릴지도 대충 알 것 같았다. 다행히 예상했던 기간보다 일찍 복귀했다. 붓기가 빨리 빠지고 치료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나는 언제나 조용한 성격이다. 언론에서 그렇게 야단법석을 치는 한가운데에서 약간 이상한 기분이 들긴 했다. 2002년 월드컵 직전 데이베드 베컴이 다친 직후에 벌어졌던 난리를 기억한다. 비슷한 상황의 주인공이 되다니 약간 기분이 이상했다.”

잉글랜드의 월드컵 역사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자면?
“잉글랜드의 월드컵 경기 중에서는 베컴의 아르헨티나전 페널티킥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나는 정말 또렷하게 기억한다. 1998년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베컴이 겪어야 했던 고통을 생각하면, 4년 뒤에 그런 빅매치에서 당당히 설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위대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베컴은 내 롤모델이었다.” (역자 주 - 마이클 오언을 넘어트려 잉글랜드에 페널티킥을 내준 아르헨티나 당시 수비수가 바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현 토트넘 감독이었다.)

제일 이른 월드컵 기억은 어느 대회였는가?
“제대로 기억하는 첫 월드컵이 2002년이다. 대표팀의 전력이 강해서 우승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했다. 브라질전(8강)을 시청했던 기억이 난다. 잉글랜드가 1-0으로 앞섰는데 히바우두가 동점골을 넣었고 호나우지뉴가 유명한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터트려 우리를 떨어트렸다. 그때 나는 여덟 살이었다. 아침 일찍 경기가 있어서 학교 대강당에 모여 다 함께 봤다. 그날 하루가 정말 길고 또 길었다.”

유로2016의 지역 예선 리투아니아전(2015년 3월)에서 후반 교체 투입으로 A매치 데뷔, 76초 후에 A매치 데뷔골을 신고했다. 그때 기분이 어땠는가?
“자랑스러울 뿐이었다. 꿈의 실현이었다. 특별한 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1분 1초를 모두 즐길 수 있었다. (FFT: 그러나 유로2016 본선에서는 큰 실망을 겪었다.) 정말 이상했다. 대표팀 캠프 분위기가 정말 좋았으니까. 우리 모두 정말 잘했다. 잘 풀리지 않거나 어려웠던 때가 몇 차례밖에 없었는데, 우리가 그걸 넘지 못했다. 실패 원인을 분석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아이슬란드전도 그렇고 좀 더 긍정적으로 뛰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은 든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이 우리 문제를 고칠 기회라고 생각한다. 유로2016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함께 지낸 지가 18개월째다.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을 대표팀에 심어왔고 선수들 모두 충실히 따르고 있다. 훈련했던 것들을 이제 러시아에서 실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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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연령 대표팀 시절부터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함께 해왔다는 점이 큰 자신감을 준다고 할 수 있을까?
“감독과 잘 지낸다. 덕분에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를 잘 알고 있다. 어떻게 뛰기를 바라는지도 안다. 포메이션을 유지하기 위해 많이 노력한다. 뒤에서부터 확실하게 빌드업을 하고, 양쪽 풀백은 전진해서 공격 기회를 만든다. 스코틀랜드 원정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자신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며칠 뒤에 프랑스를 상대로도 두 골을 넣었다. 그렇게 골을 넣으면 자신감이 폭발한다.”

어렸을 때부터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이 되는 꿈을 꿨는가? 잠재력이 드러날 때까지 꽤 오래 기다려야 하지 않았는가?
“네 살인가 다섯 살부터 축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뭔가를 상상했다. 항상 내게 동기를 부여하는 요소가 있었다. 물론 매번 원하는 바를 누리진 못했다. 15~16세 때는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17~18세 때는 내 팀에서조차 엔트리를 들락날락했다. 10대 시절 내 축구 경력은 부침을 겪었다. 실전에서 뛰기 위해서 나는 계속 임대되어 돌아다녀야 했다.”

지난 월드컵은 어디서 봤는지 궁금하다.
“여름 휴가 기간에 봤다. 토트넘 동료 톰 캐롤, 여자친구들과 함께 두바이에 있었다. 덕분에 경기를 꽤 많이 볼 수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 제대로 소화한 시즌을 만족스럽게 마무리한 뒤였다. 월드컵 대표팀에 선발되리라는 희망은 전혀 없었지만, 언제인가는 꼭 대표팀에 들어가고 싶다는 목표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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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에서 튀니지와 파나마를 차례로 상대한다.
“솔직히 두 팀에 관해서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대표팀이 소집되면 상대 팀을 본격적으로 분석해 좀 더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 파나마는 북중미 예선에서 미국을 제쳤을 정도로 좋은 팀이라고 알고 있다. 대회 개막 전까지 최대한 상대를 분석해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가끔 상대는 우리를 잘 알지만 우리는 별 정보가 없는 경기에서 고전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 부분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잉글랜드는 최상 컨디션에 다다르면 거의 모든 팀을 꺾을 만한 수준에 올라 있다.”

벨기에는 만만한 상대가 아닐 것 같은데?
“토트넘에서 함께 뛰는 (얀)베르통언과 토비(알데르베이럴트), (무사)뎀벨레가 있다. 다른 프리미어리그 구단에도 수준 높은 벨기에 선수들이 뛰고 있다. 벨기에는 정말 근사한 팀이다.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모두 승리해서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한 상태로 벨기에와 만나고 싶다. 그렇지 못하면 벨기에를 꼭 꺾어야 한다. 물론 그럴 자신은 있다. 토비와 얀의 플레이를 잘 안다. 서로 장단점을 주고받는 셈이다. 하지만 나는 상대보다 내 플레이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내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다면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지금까지 잘 해왔다. 앞으로 더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발전할 수 있게 만드는 새 방법을 항상 찾으려고 노력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선수의 플레이를 관찰한다. 그 나이에 그렇게 뛰면서 골을 넣고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지금 호날두의 몸 상태를 보라. 내게는 엄청난 롤모델이다. 나도 영양 섭취나 체력 회복 같은 부분까지 신경 쓴다. 다음 경기에 항상 좋은 컨디션으로 출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최고의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컨디션 관점에서 보면, 올 초에 있었던 발목 부상이 도움이 되었을까?
“당연히 그렇다. 다치고 난 뒤에 나는 부상 결장이란 상황에서 최대한 이득을 뽑아내려고 애썼다. 휴식을 취하면 근육이 힘을 되찾을 수 있는 여유를 얻을 수 있다. 일광욕을 즐기면서 떨어졌던 생기도 얻었다. 시즌 중반에 프로축구선수가 생생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부상 덕분에 재충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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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의 최전방을 책임지는 존재가 되어 월드컵에 출전하게 된다. 기분이 어떤가?
“정말 흥분된다. 이런 상황을 큰 부담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긍정적인 부분만 본다. 사람들의 기대를 받는 이유는 내가 잘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보다는 사람들이 항상 나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쪽이 훨씬 좋다. 100% 컨디션만 유지하면 나는 누구를 상대하든지 골을 넣을 수 있다.”

득점왕 욕심도 나는가?
“당연하다. 왜 아니겠는가? 우리는 끝내주는 공격력을 갖춘 팀이다. 많은 골을 넣을 수 있고, 나도 힘을 보태고 싶다. 팀플레이에 최대한 집중할 테지만, 스트라이커는 득점왕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곤살로 이과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같은 골잡이들이 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득점왕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잘 안다. 나는 우리 팀에 집중해야 한다.”
(*편집자 주: 8강전을 종료한 현재, 헤리 케인은 6골로 득점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잉글랜드의 목표는 무엇인가?
“멋진 경기 내용을 보이는 것이 우리의 주된 과제다. 설사 경기에서 패하더라도 팬들이 볼 가치가 있는 팀이 되고 싶다. 물론 이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잉글랜드 대표팀과 팬 사이에 끊어진 연결고리를 다시 연결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정말 열심히 하면 승패와 상관없이 팬들은 우리 곁을 지켜줄 것이다. 나는 잉글랜드와 팬들을 자랑스럽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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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차지하는 상상은?
“월드컵을 생각하면서 우승하면 어떤 기분일지를 연상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우승하면 그야말로 전 국민에게 큰 기쁨을 안겨줄 것이다. 엄청난 기분일 테고. 토트넘 팬들과는 그런 유대감이 있지만, 나라 전체와 연결되게 된다. (FFT: 우승하면 ‘해리 케인 경’이 될까?) 하하, 안 될 것도 없지!”


사진=포포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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