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돌아온 이근호 “울산, 더 공격적인 팀 될 것”

기사작성 : 2018-07-27 20:20

- 6시즌만에 울산으로 돌아온 이근호
- 이근호가 말하는 울산, 월드컵, 공격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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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

울산현대의 클럽하우스에 들어서면 로비 중앙에 먼저 시선을 두게 된다. 잘 닦인 트로피들이 진열대에 놓여있다. 팀의 영광스러운 시절을 기리는 흔적이다. 다소 투박하지만 직설적인 방식. 사실 여느 팀과 별다를 것 없는 풍경이다. 그런데 이 남자와 함께라면 이야기가 특별해진다. ‘아시아 정복자’ 이근호다. 벌써 6년 전의 일이지만, 이근호는 가장 좋았던 시절의 울산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2012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 주역이었다. 그 덕에 ‘AFC올해의선수’상도 수상했다. 지난 6월 이근호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팬들이 반색했던 이유도 영광 재현을 완성시켜줄 자원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헌신’의 미덕에서도 손에 꼽히는 선수다. 이근호는 지난 15일 서울전에서 교체 출전하는 것으로 울산 복귀를 신고했다. 사흘 뒤 강원전에서도 역시 교체 출전해 홀로 2골을 터뜨렸다.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전 소속팀을 상대한 이근호의 활약상은 충분히 극적이었다. 25일 FA컵 32강 수원FC전에서는 이적 후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 “60-70분 정도만 뛰게 할 생각”이라던 김도훈 감독의 말과 달리 교체 없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반전 상대와의 충돌로 뒤통수가 찢어지는 부상도 당했지만 머리에 붕대를 감고 끝까지 뛰었다. 다음날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근호는 “다들 이 정도는 감수하지 않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팬들과 지도자들이 그를 아끼는 이유를 알 만했다.

FFT: 몸상태는 좀 어떤가. 이적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는데?
“오랜만에 90분을 뛰어서 힘들긴 했다. 일단 팀이 이겨 다행이다. 개인적으로도 경기력을 떠나 90분 다 뛴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몸을 올리는 데도 자신감을 얻게 된 경기다. (FFT: 머리에 붕대를 감고 끝까지 뛰었다. 어느 순간부터 헌신의 아이콘이 된 느낌이다) 이 정도는 다들 하지 않나? 다리를 다치거나 부러진 게 아니니까 부상이라고 하기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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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새 멤버들과 호흡 맞춘 시간이 짧았을 텐데, 경기력은 일관된 느낌이다
“경기일정이 계속 이어지다보니 훈련 시간이 많지는 않다. 서로 얘기하면서 스타일을 파악하고 맞춰가는 중이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훨씬 나아질 거다. 팀에 와서 직접 호흡을 맞춰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팀이다. 좋은 선수들이 많다.”

FFT: 김도훈 감독은 ‘베테랑으로 솔선수범한다’고 칭찬했다
“아무래도 나이가 나이인 만큼 신경 쓰는 부분이다. 전 팀에서도 그랬다. 울산 와서도 기대에 걸맞은 역할을 하려고 노력한다. 5, 6년 전과는 많이 달라진 점이다. 그때는 왜 형들을 도와주지 않았을까 싶다.(웃음) 당시엔 내가 할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지금은 보는 것도 많아지고, 고참의 역할이나 부담에 대해서도 많이 느끼고 있다. 아무래도 강민수, 김창수 같은 선수들과 이런 류의 얘기를 많이 나눈다. 특히 민수는 주장이다 보니 선수들에게 싫은 소리도 많이 하고 자극적인 말도 하는 편이다. 옆에서 같이 부담을 나누고 의지가 되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FFT: 후배들에게 특별히 전하는 메시지라면?
“경기 나가기 전에, 매 경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들을 공유하려고 한다. 경험에서 나오는 생각들을 그때마다 얘기하는 편이다.”

FFT: 활동량이 많이 필요한 역할이다. 과거에 ‘언제까지 이렇게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 적 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더 잘 뛰는 것 같다. 비결이 있는지?
“아니다. 해가 지날수록 힘들다.(웃음) 개인적으로는 파괴력에서 좀 떨어지는 것 같다. 어린 선수들보다 폭발적인 모습은 아직 안 나온다. 꾸준하게 일정한 스피드로 뛰는 건 가능한데, 한번에 엄청나게 힘있고 저돌적으로 나가는 움직임은 예전보다 덜한 것 같다. (김)인성이 같은 선수들 보면 빠르다는 게 딱 느껴진다. 예전엔 나도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냥 조금 빠른 느낌이랄까. 몸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관리할 때 신경 쓰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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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에서 빨리 복귀하고 싶었던 이유
FFT: 월드컵 당시 해설위원으로 러시아에 다녀왔다. 여러 의미로 환기가 있었을 텐데, 현실에 바로 적응하게 되던가?
“직업이 이렇다 보니 바로 훈련하고 현실에 적응하게 되던데.(웃음) 오히려 그곳에서 빨리 운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퇴한 것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빨리 경기장에 복귀하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팀에도 빨리 적응했다. 월드컵을 보면서 객관화할 수 있는 시각도 얻었다. 경기 외에 다른 부분도 많이 봤고, 축구 흐름도 확인했다. 그래도 선수 입장에선 확실히 경기장에서 직접 뛰고 부딪치면서 경험할 때 배우는 게 더 많은 것 같다.”

FFT: 가장 인상적이었던 팀은?
“크로아티아. 이번 월드컵에서는 티키타카나 점유율에서 탈피해 간결한 플레이와 수비를 튼튼하게 하면서 많이 뛰는 팀이 좋은 성적을 냈다. K리그 흐름이나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내용도 비슷한 것 같다.”

FFT: 월드컵에서 ‘엄선된 팀’의 축구를 보던 팬들은 K리그의 현실축구(?)에 괴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당연히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월드컵과 우리팀 혹은 K리그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월드컵은 4년마다 열리는 축제다. 월드컵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실력이나 경기력에서 차이를 보이는 건 당연하다. 경기장 분위기도 다르다. 어쩔 수 없다. 월드컵을 경험하고 온 선수들이 다른 선수들과 이런 부분을 잘 공유하고, 선수들이 더 노력하면 K리그가 좀 더 나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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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반기 울산? 더 공격적인 팀!"
FFT: 수원FC전에서 첫선을 보인 믹스와의 호흡은 어떻던가.
“훈련할 때까지는 잘 몰랐는데 같이 경기 해보니 확실히 능력 있는 선수였다. 앞으로 나오는 패스가 많고 정확하더라. 공격수들이 움직이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다. 몇 경기 더 같이 하다 보면 잘 맞을 것 같다.”

FFT: 기록은 의식하는 편인가? 지금까지 K리그 69골 44도움을 만들었다
“통산 기록은 잘 몰랐다. 그렇게 세세하게 기억하거나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올해 좀 더 넣어야겠다’ 생각하는 정도다. 작년에 40-40 클럽 가입도 기사가 나오고 주변에서 알려준 덕에 알았다. 말 나온 김에 50-50 가입은 해야겠다.(웃음)”

FFT: A매치 출전 기록을 보니 84경기나 뛰었다. 100경기 욕심은 없나
“대표팀에서 100경기를 뛰어야겠다는 욕심은 없다. 욕심 낸다고 갈 수 있는 데도 아니다. 84경기도 정말 많이 뛴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뛴 편이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서 기록과 상관없이 A대표팀에 불려지는 게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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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목표를 설정해놓고 도전하는 게 아니라 꾸준히 쌓은 뒤 돌아보면 성취감을 느끼는 식인가?
“큰 목표는 설정한다. 하지만 그 목표 자체를 좋기보다는 그걸 쪼개서 실천하려고 한다. 한 해, 한 달, 하루 이런 식으로. 큰 목표만 바라보면 일상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FFT: 울산으로 이적할 당시 작게 세워놓은 목표라면?
“우선 팀이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가능한 순위권으로 올라서는 것. 또 울산에 합류할 당시 팀 득점기록이 17골이었다(*7월 8일 기준). 골을 많이 넣는 팀은 아니었다. 후반기가 끝나면 득점 기록이 좀 더 많아지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왔다.”

FFT: 공격 어느 자리든 소화할 수 있다. 감독이 주문하는 역할은?
“기본적으로 어느 자리든 소화할 수 있다. 어떤 자리에서든 거부감을 느끼진 않기 때문에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상황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자리에서 뛰든 무리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없어서 경기 중에 자리가 바뀌어도 큰 문제는 없다. (FFT: 이종호와 역할이 겹칠 수도 있는데?) 솔직히 다 겹친다.(웃음) 가운데도 서고, 사이드에서도 뛴다. 인성이, (황)일수랑 겹칠 수도 있다. 종호하고는 같이 뛰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아직 같이 뛰진 못했는데 그런 상황이 되면 좋을 것 같다. 둘 다 많이 뛰는 스타일이니까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FFT: 후반기 울산 축구에 좀 더 기대해볼 만한 요소가 있다면?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활력이 생겼다. 믹스와 에스쿠데로도 잘 적응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선수들도 자극을 받을 수 있을 테고. 선수층이 두꺼워졌다. 8월에는 성적이 좀 더 괜찮아지지 않을까. 수요일 경기에선 인성이 같은 선수가 후반에 들어왔다. 벤치에는 일수가 있었다. 나도 마찬가지다. 로테이션이 가능한 팀이다. 다른 팀에서 힘이 빠질 시점에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유리한 점이 있다. 종호도 돌아올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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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좋은 자원이 많은 만큼 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성적이든 내용이든 리그를 선도하는 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전반기보다는 공격적인 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공격적으로 패스 넣어줄 수 있는 선수가 왔고, 그 선수 덕에 좀 더 질이 높은 패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공격적으로)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다양해졌다.”

FFT: 본인이 생각하는 울산 축구의 매력은?
“울산은 늘 그랬던 것 같다.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라도 한 방이 있는 팀.(웃음) 내가 뛰기 전 (이)천수 형이 있을 때도 그런 이미지였다. 울산을 적으로 만날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못 이기는 팀. 하하. 이 팀의 매력은 바로 그 끈끈함이다.”

FFT: ‘이근호랑이’가 된 건 어떻게 생각하나
“(웃음) 6년 전에는 왜 이런 아이디어를 못냈지? 재밌는 수식어다. 종호가 활용을 잘하니까 자꾸 이런 걸 시킨다. (FFT: 나중에 모여서 세리머니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죠, 뭐.”


사진=FAphotos
writer

by 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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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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