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ssue] ‘벤투 스타일’을 이해하는 네 가지 키워드

기사작성 : 2018-08-23 16:15

-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 취임
- 취임 기자회견 @엠블호텔 고양
- 벤투 철학은 무엇? 어떤 선수를 뽑는다고?

본문


[포포투=배진경(고양)]

“열정과 야망을 갖고 목표를 달성하겠다. 한국 축구를 한 단계 더 나은 수준으로 이끌겠다.”

한국 축구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국가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신임 감독이 23일 고양 엠블호텔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장도에 올랐다. 목적지는 2022년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다. 취임 일성으로 “한 단계 더 나은 수준”을 언급한 벤투 감독은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겠다. 팬들이 기대하셔도 좋다”고 약속했다. 기자회견에서 나온 키워드로 ‘벤투 스타일’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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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 프로젝트
대한축구협회와 벤투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2카타르월드컵까지다. 장장 4년 5개월 남짓의 시간이다. 벤투 감독은 한국행을 결심할 때 이 ‘장기 계약’ 제안이 결정적 동인이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팀 빌딩과 전술적 완성도를 기대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9회 연속 진출한 팀”이라는 점도 감독 입장에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체제 보장’이 곧 맹신을 뜻하는 건 아니다. 일정한 성과로 중간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 벤투 감독은 직접 “아시안컵과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언급했다. 내용에서든 결과에서든 ‘나아지는 팀’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당장 9월에 치르는 A매치 2연전부터 아시안컵 전까지 6차례 친선전을 통해 “정체성을 만들 생각”이다.

2002년 거스 히딩크 이후 한국 대표팀을 거쳐간 감독만 10여명에 이른다. 벤투 감독은 이를 “높은 기대치”로 이해했다. “월드컵에 아홉 번 나갔는데 조별리그를 통과한 건 두 번밖에 없었다”면서 “그만큼 국민들의 기대치가 높다”고 해석했다. 결과를 중시하는 현대축구 풍토와 압박감을 느끼는 감독직의 고단함을 설명하면서도 “짧은 기간이 아니라 장기 프로젝트다. 목표가 높다”고 강조했다. 긴 기간 신념을 유지하기 위해선 팬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벤투 감독은 “비판을 자제하고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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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
유로2012, 2014브라질월드컵 당시 포르투갈 대표팀은 콤팩트하고 조직적인 수비와 역습의 효율성을 살린 팀이었다. 한국 축구에서 선보일 벤투의 스타일은 무엇일까.

큰 틀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은 “볼을 점유하고, 경기를 지배하며, 최대한 많은 기회를 창출하는 팀”이라며 지향점을 짚었다. 구체적으로 “수비에서는 언제, 어떻게, 어디에서 등 과감하고 강도 높은 압박을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팀의 시발점이 되어야 하고 실수를 줄여야 한다. 공격기회를 만드는 팀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벤투 감독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강도’였다. 선수 개개인의 적극성과 강렬한 기운을 주문한다는 의미다.

2002년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대표 선수로 한국을 상대했던 당시 인상에 대해서도 “우리와 경기할 때 조직력과 압박이 좋았고 강도가 굉장히 뛰어난 팀”이었다고 떠올리며 “지금의 대표팀 스타일과는 비교하면 강도가 조금 달라졌다”고 말했다. 2018월드컵 영상을 통해 본 한국 축구에 대한 인상은 "조직적이고 역습을 잘 활용하는 팀"이다. "강한 캐릭터와 경쟁력, 파이터 기질"도 확인했다. 궁극적으로 “90분 동안 힘있게 뛰면서 강하게 보여주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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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투의 선수
벤투 감독이 지향하는 축구에는 어떤 선수들이 필요할까. 첫 답은 전임 감독들이 수 차례 언급했던 것처럼 원론적인 선에서 나왔다. 기본적인 실력을 갖춰야 하고, 실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또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면 교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속팀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하면 대표팀에 부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일단 9월 코스타리카(7일), 칠레(11일)와의 2연전은 2018러시아월드컵 멤버들을 주축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선수 파악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드컵 직후 대표팀 은퇴를 시사한 기성용, 구자철과는 먼저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은 주장이자 대표팀의 영향력이 큰 선수라 첫 소집에 부를 예정이다. 반면 구자철의 경우 “지금 대표팀에 소집될 몸상태가 아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본선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아시아 예선을 통해 기여도가 높았던 선수들도 점검 대상이다. 월드컵 예선에 활약하고도 본선에 함께하지 못한 선수는 김민재, 김진수, 이근호, 권창훈 등이다. K리그에도 문을 열어놓았다. 전날 K리그1 서울-포항전을 관전했던 그는 “한 경기밖에 보지 않아 정확하게 평가하긴 어렵다”면서도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보고 대표팀 명단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유망주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4년 동안 좀 더 심층적으로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발전시키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연령별 대표팀 감독들과 최대한 많은 정보를 교류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코칭스태프 사무실도 요청했다. 감독과 함께 입국한 4명의 코치진이 이곳에서 연령대별 선수들을 관찰하고 활용 가능성을 파악할 예정이다. 최근 화제를 모은 이강인(발렌시아)에 대해서는 “대표적인 예일 뿐”이라며 “연령대 별로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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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의심
2014월드컵 이후 포르투갈 대표팀을 떠난 벤투 감독은 크루제이루(브라질)-올림피아코스(그리스)-충칭 리판(중국) 등 프로리그에서 1년 이상 한 팀의 감독직을 유지한 적이 없다. 하향세인 감독을 데려온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다.

벤투 감독은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중국에서의 경험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환경이 다르고 여러가지로 어려웠다. 구단이 설정한 목표는 1부리그 잔류였다. 잔류하고 있었고, 시즌 중 강등권으로 내려간 적도 없다. 충칭은 성적을 더 올릴 수 있는 팀이었다.”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와 함께 다시 성공의 역사를 쓰게 될까? 긴 호흡으로 함께하는 걸음이 이제 막 시작됐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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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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