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EPL은 왜 브라질 선수를 직접 사지 않을까?

기사작성 : 2018-08-27 15:02

- 프리미어리그는 브라질 원석보다 완성품을 선호한다
- 왜 브라질로 직접 날아가서 사지 않을까?

본문


[포포투=Jon Cotterill]

“그 친구는 몸값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우리도 선수 이적료와 관련이 없다. 이적료는 시장 개념이다. 우리는 선수들의 몸값을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생각이다.”

올여름 위르겐 클롭 감독이 6500만 파운드짜리 브라질 골키퍼 알리송의 영입을 놓고 했던 말이다. ‘몸값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는 부분은 충격적이다. 이론적으로 최고의 접근법일지도 모른다. 2년 전 로마가 660만 파운드에 샀던 선수를 그 가격에 샀으니까.

Responsive image

알리송처럼 유럽 어딘가를 거쳐 폭등한 몸값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는 브라질 선수는 아주 많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프레드가 2013년 인테르나시오날에서 샤흐타르 도네츠크로 이적할 때 몸값은 1300만 파운드였다. 올여름 맨유는 5200만 파운드를 지급해야 했다.

2012년 포르투갈의 히우 아베는 플루미넨세에서 뛰는 파비뉴를 40만 파운드에 샀다. 히우 아베는 파비뉴를 AS 모나코로 임대했고, 3년 뒤인 2015년에 430만 파운드에 완전히 팔았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올여름 모나코는 파비뉴를 리버풀에 4370만 파운드에 팔았다.

브라질 선수의 몸값은 유럽에 도착하는 즉시 폭등하는 것처럼 보인다. 프리미어리그로 가면 상승 폭이 커진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소개한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액 브라질 선수 20명 중에서 브라질에서 잉글랜드로 직행한 선수는 4명(가브리엘 제수스, 케네디, 루카스 피아송, 히샬리송)뿐이다.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왜 브라질에서 직접 사 오기를 꺼려할까?

# 노동비자와 투자 심리

우선 노동비자(내무부 발행) 문제다. 2015년 전까지는 비EU권 선수를 영입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클레베르송, 지우베르투 시우바, 주니뉴 파울리스타 등은 브라질 국가대표였던 덕분에 노동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루카스 레이바와 하파엘, 파비우 다 시우바 형제는 EU 국적자였다. 다행히 2015년부터는 이적료가 일정 수준 이상(최소 1000만 파운드)이면 노동비자가 떨어지게 되어 문제 해결이 수월해졌다.

노동비자의 기본 항목을 충족하지 못하는 선수는 잉글랜드축구협회가 관장하는 자격심사위원회로 가야 한다. 구단과 감독은 심사위원들에게 ‘이 선수가 얼마나 특별한 재능을 지녔는지’를 어필한다. 문제는 자격심사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각종 항목에서 받은 포인트 합계가 일정 기준을 넘기면 노동비자가 발행되는 식이다. 통상적으로 신청자의 약 80%가 비자 발행에 성공한다.

Responsive image

자격심사위원회는 선수의 경력(리그, 구단, 출전 대회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포인트 기준을 보완하고 있다. 하지만 구단들은 선수의 몸값을 이용해 대부분의 난관을 우회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연봉과 함께 구단 내 연봉 서열이 30위 안에 들면 된다. 첼시와 왓퍼드는 케네디와 히샬리송을 각각 이런 방법으로 영입했다. 실패 사례도 있다. 2017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바스쿠 다가마의 더글라스 루이즈를 1000만 파운드에 영입하려고 했다가 노동비자가 떨어지지 않아 실패했다.

복잡한 비자 문제는 구단의 선투자 리스크 심리로 연결된다. 재능 평가만으로 1000만 파운드를 선뜻 투자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1군 감독은 당장 1군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를 원한다. 남미에서 날아온 선수의 재능과 기술은 인정해도 잉글랜드 1부 리그의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심신을 갖췄는지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 선수 점검의 한계

모든 구단의 스카우팅 부서는 계약 체결 전까지 선수를 면밀히 검토한다. 출전 기록과 영상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잉글랜드 구단은 유럽 축구를 경험하지 못한 브라질 선수를 덥석 물기 꺼리는 인식이 강하다. UEFA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에서 자기 가치를 입증하는 선수라면 리스크가 현저히 줄어든다고 할 수 있다.

구단은 선수의 체력, 기술, 전술 능력을 평가한다. 개인 성격도 물론 검토된다. 정신력이 강한지, 투쟁심이 충분한지, 발전하려는 열망이 큰지, 꾸준한지 등이다. 전혀 다른 생활 환경과 언어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경기장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잘 대처할 수 있는 선수라야만 한다.

Responsive image

감독의 역량과 취향도 중요하다. 감독은 누구나 본인이 잘 아는 시장에서 선수를 데려오려고 한다. 브라질까지 직접 날아가서 선수를 파악할 시간 여유도 없다. 포르투갈어가 모국어인 조제 모리뉴나 마르코 시우바 감독은 브라질 축구 시장을 잘 꿰고 있는 덕분에 직접 선수를 데려오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브라질 구단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선수를 유럽으로 판매하는 대신에 ‘재판매 조항’을 활용한다. 인테르나시오날은 로마가 알리송을 리버풀에 팔아 받은 이적료의 5%를 받는다. 맨유로 이적한 프레드의 거래금액에서는 1.7%를 뗀다. 브라질 축구 시장에서는 구단이 선수의 경제권을 100% 소유하는 사례가 적기 때문에 재판매 수입 극대화에는 한계가 있다.

# 먼저 싸게 사든가, 나중에 비싸게 사든가

우크라이나의 샤흐타르 도네츠크는 작고 빠른 브라질 선수를 조련해 재판매함으로써 큰 수익을 남기는 능력이 탁월하다. 프리미어리그가 큰손 수요자로 작동해주는 덕분에 시장 전망이 밝다. 필리페 쿠티뉴(인테르-리버풀-바르셀로나)가 작은 선수도 프리미어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입증한 대표적 사례다. 맨유의 프레드는 169cm, 에버턴의 베르나르드는 164cm밖에 되지 않는다.

샤흐타르의 방법론을 시도했던 프리미어리그 구단도 있다. 2009년 아스널은 플루미넨세의 16세 소년 웰링턴 시우바를 350만 파운드에 영입했다. 심혈을 기울여 관찰한 끝에 잉글랜드에서 통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처음에는 노동비자가 떨어지지 않아 스페인으로 임대를 보냈고, EU 여권을 취득해 드디어 프리미어리그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그러나 웰링턴 시우바는 결국 아스널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Responsive image

프리미어리그 구단의 선택지는 둘 중 하나다. 미래 가치를 정밀하게 산정해 저렴한 선투자를 하고 인내할 것인지, 혹은 이미 검증된 현재 가치를 비싼 값에 살 것인지다. 많은 과학적 기법이 동원되더라도 재능 평가와 육성은 입력값과 출력값이 일정한 과학이 될 수가 없다. 최고의 평가를 받는 유망주가 반드시 성공한다는 법이 없다.

선수의 심리 평가는 더 어렵다. 선수와 직접 만나고 지내기 전에는 정확한 판단은 거의 불가능하다. 계약을 체결한 뒤에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호비뉴, 조, 알폰수 아우베스, 지우베르투처럼 유럽과 브라질 국가대표팀 경력을 지닌 선수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샤흐타르를 그대로 따라 하면 될 것도 같은데, 그것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writer

by 편집팀

남들보다 442배 '열일'합니다 @fourfourtwokorea
트렌드
포포투 트렌드

[영상] 잉글랜드 전율시킨 슈퍼 쏜! 슈퍼 골!

포포투 트렌드

[영상] 내한공연 전 흔한 맨시티팬 근황

Responsive image

2019년 11월호


[COVER STORY] 위르겐 클롭이 말하는 클롭의 모든 것
[EXCLUSIVE] 팬들이 묻고 스타가 답한다: 킹영권, 이보다 솔직할 수는 없다!
[FEATURE] 자금 세탁: 축구 시장에서 검은 돈이 하얗게 세탁되고 있다
[PICTURE SPECIAL] 화성에서 평양까지, 벤투호 10일
[READ] 리버 vs 보카: 지구상 최고 혈전, 수페르클라시코 가다

[브로마이드(40x57cm)] 이강인, 황희찬, 정승원, 킬리앙 음바페
주식회사 볕
03175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7 한글회관 302호
구독문의 : 02-302-1442    카톡 : fourfourtwokr
대표이사 신혜경 사업자등록번호 : 758-88-00295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2017-서울종로-0716호
Copyright © BYUTT.COM All rights reserved.
포포투코리아 웹사이트 제작 디자인 l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