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old] 벤투호의 일주일, 알고 보면 더욱 흥미롭다

기사작성 : 2018-09-12 03:46

- 첫 출항 마친 벤투호
- 알고 보면 442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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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박찬기(수원)]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첫선을 보였다. 코스타리카에 2-0으로 이겼고, 칠레를 상대로는 무실점 무승부를 거뒀다. 나름 준수했던 두 차례 평가전 결과보다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변화들이 더욱 눈에 띄었다. 일주일에 불과했지만 벤투호의 출발은 분명 긍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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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진 축구 스타일
취임 기자회견부터 벤투 감독은 “정체성을 찾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볼을 점유하면서 최대한 많은 기회를 창출하는 경기를 하고 싶다. 수비에서는 언제 어떻게 어디서 과감하게 압박을 할지 생각하고 있다”면서 “결론적으로 주도권을 갖고 공격 기회를 만드는 팀이 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코스타리카전이 꼭 그랬다. 침착한 볼 전개로 경기를 지배했다. 특히 기성용은 후방 빌드업의 중심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전방에서는 손흥민, 이재성, 남태희, 지동원이 상대 수비를 압박했다.

칠레와 맞대결은 달랐다. 아르투로 비달, 차를레스 아랑기스의 전방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전까지 한국 축구와 차이가 여기서 드러났다. 걷어내기 급급했던 수비는 더이상 없었다. 어떻게든 패스로 압박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손흥민, 황희찬이 내려와 빌드업을 돕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날 풀타임 활약한 장현수는 “감독님이 후방 빌드업, 라인 유지를 요구하셨다”고 밝혔다. 김진현은 “벤투 감독님은 빌드업을 신경 쓰시는 편이다. 자신감을 갖고 임하려 했는데, 초반부터 잔실수가 나와 어려움을 겪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극과 극의 경기를 치렀지만 벤투 감독은 내심 만족한 듯했다. 상대 전력에 관계 없이 팀 컬러를 유지했다는 점이 중요했다. 칠레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예상대로 어려운 경기였다”면서도 “90분 동안 지배하는 경기를 펼치고자 했다. 칠레와 같은 강팀을 만나도 팀의 플레이스타일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고, 좋은 장면이 몇 차례 있었다”고 평가했다. 벤투 감독의 스타일이 정답이라고 할 순 없다. 그러나 대표팀에는 변화가 필요했고, 두 경기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이전과 확실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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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투의 뚝심
벤투 감독은 강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일화도 있다. 포르투갈 대표팀 시절 유로2012 본선을 앞두고 스타 플레이어 히카르두 카르발류, 조세 보싱와가 지도 방식에 불만을 표출하자 과감히 내치면서 “사과 따위 필요 없다. 두 선수는 관중석에서 유로를 즐기면 된다”고 말했다. 당시 포르투갈은 두 선수의 공백에도 준결승 진출이라는 호성적을 기록했다.

한국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벤투호 첫 출항 화두는 손흥민이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이후 A대표팀에서도 주장을 맡았다. 혹사 논란도 있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월드컵, 소속팀 투어, 아시안게임 등 쉼 없이 달려왔기에 체력 문제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언론에서도 손흥민과 관련된 기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알아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플레이스타일을 고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의 실수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듯했다. 칠레전을 보면 알 수 있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 수비진이 잦은 실수를 범했지만 벤투 감독은 “상황에 따라 어려울 때에는 다른 방식을 취할 수 있겠지만 현재 팀 스타일을 유지할 거냐고 묻는다면, 100퍼센트 ‘이대로 간다’고 답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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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를 모으는 10월 만남
두 번째 소집이 한 달 가량 남았다. 우루과이(10월 12일), 파나마(10월 16일)와 평가전이 예정되어 있다. 단순히 강한 상대를 만난다는 것보다 벤투 감독의 축구가 얼마나 드러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성용도 “감독님이 오신지 얼마 안 됐다. 한국 축구 분위기를 익혔던 것 같다. 철학이나 무언가를 보여줄 수도 없는 짧은 시간이었다. 10월과 11월 소집,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서서히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어떤 선수가 발탁될지도 눈여겨봐야 한다. 첫 소집 명단을 발표하면서 벤투 감독은 “한국 선수들을 잘 알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감독직을 결정한 뒤에 월드컵과 예선 경기들을 분석했다. K리그는 한 경기밖에 보지 못해 모든 걸 알기에는 부족하다”고 전했다. 칠레전 이후에는 “대표팀에 대한 열망, 간절함이 중요하다. 현재 24명은 충분히 이런 모습을 보여줬다. 10월에는 다른 선수들이 뽑힐 수도 있겠지만 자연스러운 일이다”고 변화 가능성을 예고했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의 행보도 기대해봄 직하다. 지난 두 경기 핵심은 단연 손흥민이었다. 중원에서 기성용의 존재감이 여전하지만 팀 전체로 보면 손흥민이 포인트였다. 공격부터 수비 가담, 책임감까지. 여러모로 성숙한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대표팀에 대한 애정도가 높고, 나보다 다른 선수들을 빛내주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 부임으로 대표팀이 달라진 만큼 한국 축구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비난보다 응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두 번의 평가전이 열린 고양종합운동장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울 정도였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모든 걸 판단할 순 없지만 벤투호의 미래가 기대되는 건 분명하다.

사진=FAphotos
writer

by 박찬기

인생은 언제나 쉽지 않다. @ran.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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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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