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모우라, 정치 ‘커밍아웃’에 역풍 맞다

기사작성 : 2018-10-04 14:52

- '한때' 브라질 최고 유망주 루카스 모우라
- 새 시즌 상쾌한 출발로 부활의 날갯짓 중인데
- 모국 브라질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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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Marcus Alves]

2010년 브라질 에이전트 와그너 히베이루는 고객 한 명으로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브라질 최고 권위의 유소년 대회인 ‘코파 상파울루’ 결승전 직후였다. 문자는 “나는 세계 최고가 될 거예요”라고 써 있었다.

발신자는 네이마르가 아니었다. 이미 ‘세계 최고’라는 자리에서 멀어지고 있던 호비뉴도 아니었고, 발롱도르 수상자 카카도 아니었다. 18세 미드필더 루카스 모우라가 주인공이었다. ‘코파 상파울루’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상파울루 원더보이는 열정에 넘쳐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브라질 내에서 최고 유망주는 네이마르가 아니라 모우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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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베이루는 고객의 상품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모우라의 부모와 함께 유럽으로 날아가 빅클럽들을 방문했다. 레알 마드리드, 첼시, 인테르나치오날레 등이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2700만 유로를 제시했던 인테르였다.

상파울루가 제안을 거절하자 인테르는 필리페 쿠티뉴를 포함시켜 거래를 성사시키려고 했다. 당시 쿠티뉴는 인테르에서 주전 경쟁에 밀린 상태였다. 상파울루가 다시 거절했다. 결국 이적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다.

이후 모우라와 쿠티뉴의 길은 크게 갈렸다. 26세가 된 모우라는 토트넘 홋스퍼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다시’ 꽃피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현실적으로 ‘세계 최고’라는 목표는 다소 버거워 보인다. 그러나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올 시즌 모우라의 경기력에 대만족하고 있다.

브라질 선수에게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빅클럽 항목에서 가장 아래쪽에 있는 마지노선처럼 인식된다. 토트넘에 남은 예전 브라질 선수들의 족적 탓에 ‘마지막 안식처’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에울레류 고메스, 파울리뉴, 산드로, 지우베르투 등이다. 토트넘은 절대 가서는 안 될 곳이라고 생각하는 브라질 팬들도 적지 않다.

부정적 시선 속에서 모우라는 올 1월 이적료 2500만 파운드를 기록하며 토트넘에 합류했다. 2017-18시즌 첫 3경기에서 모우라는 3골을 터트리며 프리미어리그 ‘8월의 선수’로 선정되는 맹활약을 펼쳤다. 모우라가 드디어 자기 안에 숨어있던 능력의 최대치를 끌어내는 최적의 지도자를 만난 것 같다.

공교롭게 포체티노 감독은 에스파뇰 시절 쿠티뉴와 잠깐 함께했던 경험을 가졌다. 쿠티뉴도 브라질 92년생 황금세대의 일원이다. 파리 생제르맹의 네이마르, 리버풀의 알리송, 레알 마드리드의 카세미루, 에버턴의 베르나르드 그리고 토트넘의 모우라 등이다. 포체티노 감독 아래서 5개월을 뛴 쿠티뉴는 인테르를 떠나 2013년 1월 리버풀로 이적했다.

모우라가 현재 경기력을 꾸준하게 이어갈지는 아직 의문이다. 프리시즌을 온전히 소화했고, 손흥민이 아시안게임에 차출된 덕분에 출전 기회를 얻은 행운도 있었다. 모우라는 기회를 잘 살렸다. 해리 케인의 주위에서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훌륭하게 진화하면서 주전 자리를 꿰찼다.

브라질 국내에서는 모우라를 국가대표팀에 다시 불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셀레상에 승선하는 일은 쉽지 않다.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네이마르, 윌리안, 더글라스 코스타, 말콤, 히샬리송,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다비드 네레스 등과 경쟁해서 모우라가 우위를 점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지금 브라질 국내에서 모우라는 다른 이슈의 중심에 섰다. 10월 7일 브라질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모우라는 극우 성향의 후보인 자이르 보우소나루를 지지한다고 공개 선언했다. 군인 출신인 보우소나루는 정치적 라이벌을 처형해야 한다고 주장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한 여성 국회의원에게 ‘여성으로서 가치가 없다’라는 성희롱 발언까지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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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보우소나루 후보는 후이즈 데 포라 지역 유세에서 복부를 칼에 찔려 혈액의 40%가량을 잃는 사고를 당했다. 여전히 정치적 지지는 든든하다. 2017년 12월 지지를 선언한 호나우지뉴는 보우소나루 후보가 이끄는 사회자유당의 상원의원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모우라의 정치적 선언은 생각보다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본인의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역풍을 맞자 선수 본인이 해명에 나섰다. 모우라는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축구선수이기 전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의 미래를 생각할 권리가 있다. 트위터를 통해서 몇몇 질문에 회신하긴 했지만,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라고 썼다.

“다른 의견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민주주의다. 나는 가족과 친구들을 사랑하지만, 항상 의견이 같지는 않다. 자기주장이 없거나 우왕좌왕하는 태도가 아쉽다. 지지하는 사람이든 아닌 사람이든 모두 존중해야 한다. 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의 의견을 알고 싶어 한다. 다른 의견이 타인의 마음을 열게 할 수 있다. 공인으로서 내가 생각하는 목표다.”

올 시즌 그라운드 위에서 모우라는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올드 트래퍼드 원정에서는 혼자 두 골을 터트리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빠르고 뛰어난 테크닉으로 맨유 수비진을 괴롭혔다.

브라질 ‘ESPN’ 인터뷰에서 모우라는 “내가 찾아온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토트넘에 와서 첫 풀타임 시즌이다. 프리시즌부터 최선을 다했다. 기회를 잡아 팀을 위해 내 모든 것을 쏟겠다”라고 밝혔다. 토트넘과 브라질 팬들은 모우라가 그라운드 안에서 보이는 모습에 관해서만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 같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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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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