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old] ‘이 멤버 리멤버?’ 벤투의 믿음과 경쟁 구도

기사작성 : 2018-10-13 09:57

- 변화보다 안정 택한 벤투호, 이대로 아시안컵까지?
- 경쟁지대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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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

‘아시안컵까지, 이 멤버 리멤버?’

파울루 벤투 감독은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한국 대표팀 감독 부임 후 3경기에서 사실상 정예 멤버를 가동했다. 9월 코스타리카와 칠레, 12일 우루과이를 차례로 상대하는 선발 멤버에 큰 변화가 없었다. 특히 칠레전과 비교하면 골키퍼를 김진현에서 김승규로 바꾼 게 유일한 정도다. 포메이션도 4-2-3-1로 동일했다.

벤투 감독의 말에 따르면 기본 골격을 갖추는 시간이다. “팀의 철학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토대를 다져야 팀의 정체성을 만들 수 있다. 수정이나 보완은 그 다음 단계다. 감독은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꾸준히 선수들을 점검하고 분석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대회까지 남은 기간은 3개월에 불과하다. 칠레전-우루과이전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곧 뼈대를 이루는 선수들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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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의 믿음은 장현수도 춤추게 한다
벤투 감독이 지휘한 3경기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수비 안정이다. 일단 백4의 선발 멤버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김영권-장현수 조합이 중앙에 서고 홍철과 이용이 각각 좌우에 자리하는 형태다. 이들이 3경기째 호흡을 맞추면서 조직적인 움직임에 개선을 보이고 있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고 있는 기성용과 정우영도 수비라인을 보호하고 때로는 수비라인으로 내려와 대열을 유지하면서 안정감을 더해준다. 우루과이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장현수에 관한 벤투 감독의 믿음도 눈길을 끈다. 우루과이전이 끝나고 “평균 수준을 상당히 상회하는 능력을 보유한 선수”라고 언급했다. 장현수는 대표팀에 합류할 때마다 지탄의 대상으로 소환되곤 한다. 종종 실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실책성 플레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도자들에게는 공히 높은 평가를 받는 수비수다. 울리 슈틸리케부터 신태용을 거쳐 벤투에 이르기까지, 전술과 철학이 다른 감독들 모두 장현수를 중용했다. 수비라인을 통솔하는 리더십이 있고 빌드업이라는 장점을 갖춘데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단점보다 장점으로 더 신뢰 받는다는 의미다.

우루과이전 후 기자회견장에서 장현수 활용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벤투 감독은 논란을 아예 차단했다. “과거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또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갖고 보호해야 한다. 미래에 상당히 도움을 많이 줄 선수다. (플레이에)아주 만족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감독의 지지가 이어진 덕이었을까. 장현수의 우루과이전 활약상은 안정적이었다. 장현수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믿음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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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골문 앞, 새로운 경쟁 구도
선발 멤버에 큰 변화가 없었다고 해서 경쟁마저 사라진 건 아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골키퍼 자리엔 새로운 경쟁 구도가 생겼다.

원톱 자원으로 먼저 눈도장을 찍은 선수는 황의조다. 아시안게임에서 맹렬한 기세로 골을 몰아넣었다. 한국 대표팀에 막 부임했던 벤투 감독은 입국 후 중계 방송을 통해 황의조의 활약상을 확인했다. 벤투호 1기 멤버로 호출했다. 당시 함께 선발했던 스트라이커는 지동원이었다. 벤투 감독이 직접 지휘한 9월 A매치에서 2연전에서 둘은 번갈아 선발 멤버로 뛰었다. 10월에 소집한 2기 멤버에는 지동원이 빠졌다. 부상 때문이다. 대신 석현준이 2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우루과이전에서 먼저 선발 기회를 얻은 황의조는 골을 넣었고, 교체 출전한 석현준은 정우영의 결승골에 기여했다.

엇비슷한 존재감이었던 세 선수 중 한 발 앞서나간 이는 역시 황의조다. 최대 강점인 결정력으로 어필했다. 손흥민의 페널티킥을 골키퍼 무슬레라가 쳐내자 곧바로 침투해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황의조는 “강팀을 상대하면 짧은 순간 기회가 난다. 놓치지 않기 위해 계속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지션 경쟁자를 자극할 만하다. 석현준은 “의조는 언제나 자극이 되는 좋은 선수”라며 “장점을 보면서 연구한다. 턴 동작이나 자신감 있는 터치 같은, 내게 부족한 부분에서 뛰어난 선수”라고 인정했다. 벤투 감독 입장에선 선택지가 생겼다. 황의조의 결정력, 석현준의 포스트 플레이, 지동원의 움직임과 연계 플레이 등 각각 뚜렷한 장점을 놓고 견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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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문 앞 기류도 미묘하다. 러시아월드컵을 기점으로 대표팀 주전 골키퍼는 조현우로 굳어지는듯 했다. 조현우는 아시안게임에도 와일드카드로 참가해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팬들의 지지도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9월 벤투호 첫 소집에서 부상으로 하차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코스타리카전과 칠레전에 각각 김승규와 김진현이 출전했다. 10월에는 조현우가 돌아왔지만, 이번에도 먼저 출전 기회를 받은 이는 김승규였다. 우루과이전에 선발로 나서 2-1 승리를 지켰다.

김승규는 우루과이전 후 인터뷰에서 “벤투 감독님이 오신 후 팀 스타일이 많이 바뀌고 요구하는 부분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골키퍼 훈련을 따로 하기 보다 팀과 함께 훈련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골키퍼는 특수 포지션이라 골키퍼 코치에게 훈련을 전담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벤투 사단은 비디오 미팅과 팀 훈련에 골키퍼를 참가시킨다. “팀의 철학과 방향성을 공유하기 때문에 골키퍼 훈련도 세밀하고 이해하기 쉬워졌다”는 설명이다. 김승규는 “경기장에서 나오는 상황들이 우리가 다 같이 연습했던 부분이 대처하기 쉬워진 부분이 있다”면서 “팀이 전체적으로 볼을 점유하고 지배하는 축구를 지향하기 때문에 골키퍼들에게도 빌드업과 관련된 요구를 많이 하신다”고 전했다. 선방 뿐 아니라 전개 능력과 발 기술도 중요한 덕목이 됐다.

새 얼굴과 신예들에 대한 관심도 유효하다. 벤투 감독 스스로 “대표팀의 문은 항상 열려있고, 누구라도 들어올 수 있다”고 선언했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차세대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승우나 박지수, 김승대, 이진현 등 코칭스태프가 직접 점검하고 선발한 K리거들의 경쟁력도 확인해야 한다. 16일에 만날 다음 상대는 파나마다. 벤투 감독은 변화의 폭을 묻는 질문에 “우루과이전 출전 선수들의 회복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벤투의 선택은 아시안컵까지 이어지는 안정일까 새로운 변화일까. 파나마전이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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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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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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