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의 기준은?

기사작성 : 2018-11-06 16:29

- 지금, EPL은 어떤 질서로 재편되는가?
- 성공과 실패의 근거는 무엇?
- 포체티노와 벵거의 사례가 제시하는 길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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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Daniel Storey]

당신의 팀은 '톱 4'에 무조건 들어야 한다. 우승 트로피를 가져와야 한다. 리그 우승도 해야 한다. 당신의 팀은 반.드.시 진일보해야 한다…. 만약 이 모든 걸 해내지 못한다면, 그 팀은 실패한 걸까?

유럽의 몇몇 빅클럽은 왕좌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독일의 바이에른뮌헨은 니코 코바치 선임 이후 흔들리곤 있지만, 7연속 분데스리가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팀으로 분류된다. 유벤투스는 8회 연속 스쿠데토 획득이 유력하고, AS모나코에서 PSG의 타이틀 획득을 더 이상 방해할 것 같지 않다. 스페인의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지난 14시즌 중 13개의 리그 트로피를 양분했다. 지난 10차례 챔피언스리그 중 7번 우승하기도 했다.

프리미어리그는 조금 다르다. 지난 3시즌 우승팀이 같지 않다. 레스터시티가 말도 안 되는 확률을 뚫고 우승을 차지한 뒤, 부자 구단 두 팀이 차례로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랐다. 11라운드 현재 3팀이나 무패 질주하는 마당에 바이에른, 유벤투스, PSG와 같은 ‘1강’을 꼽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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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집단
‘빅6’(*지난 시즌 상위 6팀)는 올 시즌 현재(11월 1일 기준)까지, 나머지 팀을 상대로 획득 가능한 승점 126점 중 109점을 챙겼다. 차등 지급되는 중계권료에 따라 빅6와 나머지 팀들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진다. 프리미어리그 안에는 또 다른 리그가 존재한 것 같다. 방탄유리가 두 리그를 구분 짓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듯하다. 지난 20년간 리그 또는 FA컵을 차지한 잉글랜드 팀은 8팀 - 맨유, 아스널, 첼시, 맨시티, 리버풀, 레스터, 포츠머스, 위건 - 이다. 그 이전 20년 동안에는 11팀, 그 이전 20년 동안에는 17팀이 각각 우승했다.

전혀 새로운 뉴스는 아니지만, 프리미어리그 자체가 구조적으로 상위권 팀에 유리하게 만들어졌다. 이 사실을 중요한 문제로 여기지 않을 수 있다. 6팀 중 한 팀을 응원하는 팬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성공의 개념을 왜곡시킨다.

성공은 ‘예, 아니요’로 답할 문제가 아니다. ‘그들은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나요?’ 또는 ‘과거에 성공한 적이 있습니까’와 같이 말이다. 선수들이 경사진 경기장에서 뛴 40년 전이라면 모를까, 지금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반드시 ‘예, 아니요’일 수는 없다. 반드시 성공인지, 아닌지 결론을 내려야 하는 것도 아니다.

승리란 무엇인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좋은 예’다. 그는 스퍼스를 '톱 4' 클럽으로 올려놓았다. 필자는 포체티노 감독이 칭찬받아야 마땅하다는 글을 쓴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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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저녁, 스카이스포츠의 ‘먼데이 나이트 풋볼’에서도 이 부분을 짚었다. 포체티노 감독이 부임한 이후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팀 중 3번째 많은 승점을 쌓았다. 이적료에 대한 순비용은 2900만 파운드다. 이 기간에 이적료 2000만 파운드 이상을 들여 영입한 선수는 4명뿐이다. 맨시티, 첼시, 리버풀, 맨유 등 4팀은 다해서 58명을 데려왔다.

대다수 비관론자(소셜미디어상에 다수 존재한다)는 ‘포체티노 감독이 성공했다’는 표현에 코웃음을 친다. 포체티노 감독은 에스파뇰(2시즌) 사우샘프턴(1시즌) 토트넘(4시즌)을 이끌며 아직 경력서에 우승란을 채워본 적 없다는 점을 비꼰다. 하지만 만약, 토트넘이 올 시즌 FA컵 우승과 빅4 진입 성과를 거두더라도 ‘실패한 시즌’으로 규정할 수 있을까?

누구에겐 우승컵만이 성공의 기준선이 될 수 있다. 다른 누군가에겐 레알마드리드, 보루시아도르트문트와의 홈경기에서의 승리, 나아가 자국 컵대회에서 라이벌 팀들을 제압하는 것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아스널은 한때 새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건립에 막대한 자금을 쏟으면서 선수 영입을 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도 아르센 벵거 전 감독은 수년간이나 아스널을 빅4 반열에 올려놓았다. 아스널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도중 탈락했을 때, 그리고 그들이 마침내 빅4에 진입에 실패했을 때야 벵거 감독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던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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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사정
요즈음 ‘성공’은 대체 가능한, 다소 혐오스러운 정의를 가지고 있다. 맨유의 지난 12년간의 리그 승점을 순서대로 나열한다면, 지난 5시즌 성적은 7위(2017-18시즌)-9위-10위-11위-12위(2013-14시즌)다. 경기장 위 퍼포먼스가 꾸준히 하락세를 탄다. 하지만 지난 9월 ‘가디언’ 보도에는 이런 내용이 들었다: “맨유가 5억 9000만 파운드 수익을 올리면서 맨시티를 제치고 가장 성공적인 클럽으로 우뚝 섰다. 지난 시즌 우승팀인 맨시티는 5억 50만 파운드를 기록했다.” 맨유 자산 관리인은 지금 이 순간에도 웃고 있을 것이다.

벵거가 보여준 것 중 하나는, ‘팀을 안정화하는 것’이 섹시하지 않다는 것이다. 펩 과르디올라가 더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프리미어리그 2연패를 달성한다 한들,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실패한다면, 올 시즌은 실패로 간주될 것이다.

만약 토트넘이 빅4 진입에 실패하더라도, 만약 우나이 에메리가 부임 첫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안기지 못하더라도 같은 취급을 받을 게 분명하다. 허더즈필드가 강등된다면, 사람들은 다비드 바그너가 매력을 잃었다고 말할 것이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것만이 박수를 받을 길이다. 목표를 최대한 빠르게 달성해야 숨 쉴 공간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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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가능해 보이지 않는 주문들이다. 세상은 지도자들에게 더, 더, 더 많은 성과를 원한다. ‘이 정도면 충분해요’는 없다. 지난 시즌 상위 6개팀 모두가 4위권에 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든 팀이 7위를 하거나, 잔류하거나, 승격하거나, 우승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축구계는 변했다. 성공을 한 단어로 정의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일반적인 극단주의에 의하면 감독은 챔피언이 되거나, (약속을 지키지 못한)사기꾼이 된다. 때로는 존재하는 것 그 자체가 성공일 수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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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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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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