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하노이] 베트남, 박항서, 기대, 승리, 광기

기사작성 : 2018-11-17 04:57

- 2018 AFF챔피언십(스즈키컵) A조 2차전
- 베트남 2-0 말레이시아
- 박항서 감독, "선수들 헌신적으로 최선 다했다."

본문


[포포투=하노이/베트남]

열광의 도가니. 진부한 표현이라서 쓰지 않으려고 애쓴다. 따로 쓰면 쓰겠는데, 한데 붙이면 느낌이 뻔해진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16일 저녁 베트남 하노이 미딩국립경기장이 딱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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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대회

숙소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요란한 경적이 울렸다. 창밖으로 붉은색으로 치장한 서포터즈 무리가 지나갔다.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대충 15대 정도는 되어 보였다. 저녁 킥오프까지 여섯 시간이나 남았는데. 경기장에서 12km나 떨어진 곳에서. 부지런을 떨어 킥오프 3시간 전에 미딩국립경기장에 도착했다. 이미 열광의 도가니였다.

스즈키컵. 정식 대회명은 ‘2018 AFF챔피언십’이다. 올해로 12회를 맞이한다. 베트남 내에서 이 대회를 정의하면 이렇다.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축구 대회’다. 우승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대회다. 뭐든지 꼭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동남아 라이벌간 맞대결이기도 하다. 베트남 현지 취재진은 “박항서 감독에게 정말 중요한 대회”라고 설명한다.

16일 저녁 7시 30분(현지 기준) 베트남은 A조 2차전이자 첫 홈경기를 치렀다. 상대는 난적 말레이시아였다. 티켓은 밤하늘에 뜬 별처럼 구하기가 어려웠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VIP석 티켓의 암표는 우리 돈 20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한다. 선수단이 입장할 때, 국가가 제창될 때, 골이 들어갈 때, 승리가 확정되었을 때, 미딩국립경기장에서 베트남 팬들의 희열이 대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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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 후보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강력한 우승 후보다. 참가 10개국 중 FIFA랭킹(102위)이 가장 높다. 무엇보다 최근 기세가 등등하다. 올 초 AFC U-23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했던 멤버들은 황금세대로 칭송받는다. 베트남 취재진은 “역사상 최강 대표팀”이라고 자부했다. 이번 스즈키컵 23인 명단에서 U-23 멤버가 15명이나 된다.

1차 원정에서 라오스를 3-0으로 격파한 베트남은 이날 첫 홈경기에서 말레이시아를 상대했다. 역대 전적에서 박빙이었던 말레이시아 취재진마저 “베트남이 이길 것”이라고 순순히 예상했다. 그 말대로 베트남은 전후반 한 골씩 터트려 2-0 쾌승을 거뒀다. 테크니션 응유엔 콩푸엉이 선제골, 백전노장 스트라이커 응유엔 안둑이 추가골을 터트렸다.

말레이시아전에서 베트남은 우승 후보의 자격을 입증했다. 단단한 수비, 강한 맨투맨 압박, 빠른 역습 시도, 슈팅 시도 7개로 2골을 뽑는 집중력까지 상대를 압도했다. 박항서 감독의 용병술도 돋보였다. 과감히 주장 대신에 선발 기용한 판 반둑이 도움 2도움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박항서 감독은 “전술상 최선의 선택을 내리는 것이 감독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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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기와 혼돈이 뒤섞인 현장

광기로 표현해도 좋을 만큼 현장은 뜨거웠다. 전기 콘센트가 없는 기자석에 진을 친 베트남 기자들은 응원과 박수, 열광에 기꺼이 동참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통로를 은근슬쩍 차지한 팬들이 눈에 띄었다. 구수한 담배 냄새가 바람에 실려 왔다. 후반 25분 베트남의 응유엔 콩푸엉이 상대 가격에 쓰러진 듯 보이자 당장 관중석에서 물병이 날아들었다. 본부석 스탠드에서 팬끼리 주먹다짐을 벌이는 해프닝까지 보태졌다.

하지만 베트남 대표팀과 박항서 감독, 4만 관중, 전국 방방곡곡에서 응원에 동참한 국민에게 말레이시아전은 완벽했다. 하늘을 찌를 듯한 기대감이 모자란 구석 없이 온전히 채워졌다. 모든 관중이 국가를 제창했고, 시도 때도 없이 파도타기가 관중석을 덮쳤다. 응원 구호는 딱히 없었다. ‘베트남’이란 세 글자만으로도 홈 열정을 펄펄 끓이기에 충분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설 때, 나갈 때, 박항서 감독은 박수를 받았다. 평소 예의라고 해도 이날 결과와 겹쳐 한국 기자에겐 특별해 보였다. 대회 첫 홈경기에서부터 베트남 팬들은 광기를 남김없이 내뿜었다. 그들 바람대로 베트남이 가장 높은 곳에 선다면, 어떤 광경이 펼쳐질지 정말 궁금해진다. 열광의 도가니가 그때까지 식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글/사진: 홍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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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재민_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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