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told] 첫눈 올 때까지 바뀌지 않은 서울의 ‘현실’

기사작성 : 2018-11-24 21:26

-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서울
- 잔류조차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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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박찬기(서울월드컵경기장)]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FC서울의 K리그1 잔류가 보류됐다. 2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유나이티드를 만나 0-1로 졌다. 비기기만 해도 잔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서울의 운명은 최종 라운드 상주상무 원정에서 결정된다.

올해 서울의 경기력을 보면 크게 놀라운 결과가 아니다. 시즌 내내 결정력 부재, 아쉬운 수비에 고개를 떨궜다.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 최용수 감독이 “이게 현실이지 않은가”라며 자조적 목소리를 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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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두권에서 강등권, 서울의 현주소
2년 전, 서울은 K리그 클래식(현 K리그1)을 정복했다. 시간을 조금만 더 돌려보자. 2013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거뒀다. 언제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K리그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데얀, 몰리나, 오스마르, 아드리아노 등이 서울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태극마크를 단 선수도 많았다. 베테랑부터 어린 선수까지. A매치 기간이면 여러 명이 자리를 비웠다.

지금은 다르다. 11월 호주 원정을 앞두고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은 서울 선수는 없었다. 고요한도 러시아월드컵을 끝으로 A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이러한 상황을 “부끄러운 일”이라 표현하면서 “K리그로 시선을 돌려도 그렇다. 하위 스플릿에 만만하게 생각할 수 있는 팀이 있다고 보는가. 현실적으로 전력이 서울보다 나은 팀이 더 많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최용수 감독의 말처럼 올해 서울은 ‘서울’ 답지 않다. 최종전을 앞두고도 잔류 경쟁을 하는 현실부터 시즌 도중 두 번의 감독 교체, 리그 최소 득점(40골), 실패에 가까운 외국인 선수 선발까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자연스럽게 팬심도 흔들렸다. 관중 1만 명이 들어오지 않은 경기가 9회에 달했다. 그중 8경기가 주말에 열렸다. 올해부터 유료 관중만 집계한 영향도 있지만 서울이 지난 2년간 경기당 관중 수 1위(2016년 18,007명, 2017년 16,319명)를 기록한 팀이라는 걸 고려하면 분명 팬심이 어느 정도 떠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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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급한 서울, 승부수도 무의미했던 인천전
인천과 맞대결에 올 시즌 서울의 문제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경기 전 최용수 감독은 “무승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기기 위해 훈련했다”며 공격적인 운영을 예고했다. 실제로 서울은 시작하자마자 공세를 올렸다. 전반 5분 만에 윤주태가 골대를 맞췄고, 박주영도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인천이 먼저 웃었다. 전반 9분, 코너킥 직후 혼전 상황에서 한석종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박스 안에 수비가 8명이나 있었지만 아무도 한석종의 슈팅을 방해하지 못했다.

앞서가기 시작한 인천은 곧바로 라인을 내리고 수비에 집중했다. 점유율을 높인 서울은 사실상 ‘반코트’ 경기를 했다. 이따금 인천이 역습에 나섰지만 양한빈의 벽을 넘지 못했다. 후반 흐름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이 두들기고, 인천은 버텼다. 골이 나오지 않자 서울 선수들은 급해졌다. 부정확한 크로스와 패스 미스를 남발하며 기회를 놓쳤다. 후반 중반 김남춘과 황기욱을 빼고, 에반드로와 조영욱을 투입해 골잡이만 4명을 배치하는 극단적 공격 전술로 나섰으나 동점조차 만들지 못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서 있는 박주영의 모습이 결과를 말해주는 듯했다.

이날 서울은 슈팅 14개를 시도했고, 인천은 6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유효슈팅은 똑같이 4개였다. 그만큼 서울 공격은 무뎠다. 최용수 감독도 “선제 실점을 내주며 쫓기는 느낌을 받았다. 상대가 중앙 밀집 수비 형태를 갖췄을 때, 측면에서 원활한 공격 전개를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면서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을 몇 차례 놓치며 선수들이 조급함을 느꼈던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잔류 경쟁에 관한 인식 차이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쉬지 않고 몸을 날리는 인천 선수들이 더욱 간절해 보였다. 문선민은 “선수 모두가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강등권 언저리에 있으니 훨씬 그렇다. 개인이 아닌 팀으로 뭉쳤다”면서 “서울은 하위 스플릿이 처음이다. 절실함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게 경기에서 나왔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산도 “일주일 내내 연습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이 제대로 먹혔다”고 분석하면서 “아무래도 서울 선수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이 우리보다 클 것이다. 인천은 이런 상황을 많이 겪어봤다.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서울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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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 모를 부진, 최우선 과제는 잔류
시작부터 불안했다. 첫 승이 개막 42일 만에 나왔다. 잡아야 하는, 잡을 수 있는 경기를 자주 놓쳤다.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한 팀이 수원삼성, 포항스틸러스뿐이다. 상위권 클럽 상대로는 힘도 쓰지 못했다. 전북현대, 경남FC, 울산현대를 만나 얻은 승점이 단 2점(2무 7패)이다. 무실점도 2경기에 불과했고, 무득점은 9경기나 됐다. 두 번의 슈퍼매치에서 모두 이겼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올해 서울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고개 숙이고 있을 시간이 없다. 최종 라운드 결과에 따라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용수 감독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싶다”면서 “선수들이 정말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이제 마지막 경기만 남았다. 다른 말보다 ‘포기하지 말자’는 얘기를 강조하겠다”고 다짐했다. 팬들의 기대도 여전하다. 첫눈이 내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 이날도 관중 10,715명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걸 보면 알 수 있다. 상주 원정에서 잔류를 확정하면, 하루빨리 2019년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봄을 맞이할 수 있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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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기

인생은 언제나 쉽지 않다. @ran.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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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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