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하노이]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기대에 보답하는 법

기사작성 : 2018-11-25 03:47

- 2018 AFF챔피언십(스즈키컵) A조 최종전: 베트남 3-0 캄보디아
- '박항서 베트남', 조 1위로 준결승 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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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하노이/베트남]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을 사랑한다. 크게 감사하고 열렬히 지지한다. 그만큼 부담도 크다. 져도 괜찮은데 꼭 이기라고 말한다. 2018 AFF챔피언십(스즈키컵) A조 최종전에서 박항서 감독은 그런 상황에 완벽하게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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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근히 부담 컸던 캄보디아전

24일 저녁 홈에서 열린 스즈키컵 A조 마지막 경기 캄보디아전은 원래 쉬워야 했다. 미얀마 원정에서 비기는 바람에 조별리그 통과 여부가 캄보디아전으로 넘어갔다. 베트남 취재진 사이에서 의구심이 피어났다. 응유웬 쾅하이의 기용법과 볼 점유율 열세 현상이 문제였다.

박항서 감독은 윙어 쾅하이를 계속 루언 쑤언쯔엉(K리그 등록명 ‘쯔엉’)과 더블볼란치로 세웠다. 공격수에게 중원 압박 임무를 부여했다는 점이 베트남 언론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점유율은 첫 홈경기였던 말레이시아전에서 불거졌다. 2-0 승리와 별개로 홈에서 말레이시아에 점유율에서 밀린 탓이었다.

미얀마전 무승부 이후 현지 언론의 답답함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항서 감독은 뚝심 있게 “쾅하이는 쑤언쯔엉과 최적의 조합”이라고 본인 선택을 강변했다. 점유율에 관해서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캄보디아전 결과가 잘못된다면? ‘박선생’의 권위에 굵은 금이 갈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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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격 기용으로 3-0 완승

캄보디아전은 2만 석 규모의 항다이경기장에서 열렸다. 미딩국립경기장(4만 석)에서 25일부터 전국체전이 개최되기 때문이었다. 베트남축구협회는 안전상 이유로 티켓 판매를 1만4천 매로 제한했다. 팬들의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대표팀을 향한 열기는 식지 않았다. 킥오프 1시간 전에 경기장은 이미 70%가 들어찼다. <넥스트 미디어>의 황 롱 기자는 “베트남 역사상 전 국민을 이렇게 하나로 뭉치게 한 것은 전쟁과 축구뿐”이라고 설명했다.

캄보디아전에서 박항서 감독은 기존 선발진에 다섯 명이나 변화를 줬다. 레프트백 응유웬 퐁홍두이는 이번 대회 첫 출전 기회를 잡았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쾅하이는 본래 포지션인 라이트윙으로 복귀했다. 백업 스트라이커인 응유웬 티엔린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초반부터 베트남은 볼을 점유하면서 상대 골문을 두드렸다.

동시에 시작한 경기에서 말레이시아가 미얀마에 선제골을 넣으며 조 1위로 올라섰다. 기자석 이곳저곳에서 웅성거림이 커졌다. 정확히 8분 뒤, 첫 선발 출전한 티엔린이 깔끔한 헤더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곧바로 첫 출전한 퐁홍두이의 도움을 받아 쾅하이가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후반 15분, ‘만능키’ 판반둑이 쐐기골을 터트려 베트남이 3-0 완승을 거뒀다. 박항서 감독의 선택이 다시 결과를 만든 것이다. 조 1위 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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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항서 감독의 쑥스러운 “땡큐”

현지 취재진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는 박항서 감독을 박수로 환영했다. 박항서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현지 취재진은 “국가 연주에서 눈물을 보인 이유는?”이라고 물었다. 박항서 감독은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머뭇거리다가 영어로 “땡큐”라고만 짧게 대답했다. 미니 사이즈 기자회견장에 따스함이 퍼졌다.

베트남에서 ‘박항서 현상’을 엿볼 수 있었던 기자회견이었다. 황롱 기자는 “전술로 상대를 이기는 대표팀의 첫 감독”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에서 다소 의문을 불렀다고 해도 결국 조 1위를 달성했으니 이견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 이웃집 아저씨의 친근함까지 가미되었다. 주베트남한국문화원 박혜진 원장은 “베트남 국부 호치민처럼 박항서 감독도 인간적인 면이 어필되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눈물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증거 아니겠는가?

이날 밤늦게까지 젊은 오토바이 무리는 대형 국기를 흔들며 하노이 시내를 질주했다. 올 초 터졌던 축구의 기쁨이 계속되고 있다. 높아져만 가는 기대에 박항서 감독은 성실히 보답하고 있다. 베트남 국민이 축구로 이렇게 기뻐하는 일은 유사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지금 베트남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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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스즈키컵 베트남 일정
-준결승 1차전: 12.02. B조 2위 vs 베트남 (* B조 2위는 11월 25일 결정)
-준결승 2차전: 12.06. 베트남 vs B조 2위

글/사진: 홍재민
writer

by 홍재민

축구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하든 보든 쓰든 읽든 뭐든 @jaemin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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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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