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하노이] 박항서-베트남의 꿈은 이어진다

기사작성 : 2018-12-16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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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하노이/베트남]

기대하지 않았다. 해냈다. 이번에는 힘들다고 생각했다. 또 편견을 깼다. 진짜 결과를 내야 할 때가 왔다. 완벽하게 해냈다. 박항서 감독과 태극기, 금성홍기(베트남 국기), 부부젤라, 홍염이 하노이를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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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베트남축구협회에서는 2018 AFF챔피언십(스즈키컵) 결승 2차전(15일)을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결승전답게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협회 건물 안에서 익숙한 한국어가 자주 들렸다. ‘박항서 매직’의 완공 현장을 담기 위해 급파된 한국 취재진이었다. 베트남 현지 기자들은 한국의 지상파 생중계 결정 소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말레이시아와 결승 2차전은 이번 대회 베트남의 네 번째 홈경기였다. 앞선 세 경기에서는 모두 이겼다. 하노이 현지 분위기는 대회가 진행될수록 고조되었다. 경기일마다 시내 곳곳에서 환희가 폭발했다. 새벽까지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경적을 울리며 떠들썩했다. 대회 종반으로 갈수록 태극기도 많아졌다. 박항서 감독의 사진도 마찬가지였다.

결승 2차전 현장에서 그런 열기가 최정점에 달했다. 미딩국립경기장 주변은 점심시간부터 금성홍기(베트남 국기), 부부젤라, 붉은 머리띠, 오토바이 경적, 태극기로 가득했다. 팬들은 우승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날의 승리를 기원한다기보다 파티의 하이라이트를 빨리 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 보였다. 결혼식을 마치고 빨리 피로연으로 넘어가고 싶어하는 하객의 마음이었다.

박항서 감독의 우승 설계는 거의 완벽했다. 말레이시아 원정에서 쉰 베테랑 골잡이 응우옌 안둑을 선발로 세웠다. 전일 기자회견에서 안둑은 “내일 뛸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었다. 그가 말한 ‘최선’은 킥오프 5분 만에 선제골로 돌아왔다. 4만 함성이 어마어마한 음량을 내뿜었다. 귀가 멍했다.

베트남이 1-0으로 앞선 상태로 후반 추가시간에 돌입했다. 4분이었다. 축구 현장에서 익히 경험해보지 못한 4분이었다. 모든 관중이 일어났다. 모든 부부젤라가 소리를 내질렀다. 기자석 바로 뒤에서 남성 팬 두 명은 계속 춤을 췄다. 베트남 기자들도 금성홍기와 태극기를 각각 흔들었다. 4만의 열광이 4분 내내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날 미딩에서 처음 알았다.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더 커질 수 없을 거로 믿었던 함성의 데시벨이 더 올라갔다. 베트남 선수들이 몰려와 박항서 감독을 헹가래쳤다. 작은 영웅은 젊은 선수들의 억센 힘을 받아 붕붕 떴다. 응우옌 쑤엉푹 총리가 우승 메달을 걸어주는 시상자로 나섰다. 박항서 감독의 차례가 되자 옆 사람이 들고 있던 메달을 빼앗아 본인이 직접 목에 걸어주며 뿌듯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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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기자회견장으로 향하는 박항서 감독은 거의 탈진한 사람처럼 보였다. 기자들의 박수를 받고 자리에 앉아 처음 입을 뗐다. “베트남 국민들에게 영광을 돌린다”라고, “나를 사랑하는 만큼 나의 조국 대한민국도 사랑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떨렸다. 인터뷰 도중 베트남 선수들이 기자회견장에 난입해 박항서 감독에게 물을 뿌려대며 환희의 소란을 피웠다. 모두가 즐거운 축구 현장은 정말 오랜만이다.

1년 3개월 전,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 왔다. 전혀 기대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AFC U-23챔피언십 준우승을 일궜다. 모두가 기적이라고 했다. 아시안게임 4강에 진출했다. 또 기적이라고 했다. 본격 실험 무대라고 하는 스즈키컵에서 우승을 따냈다. 내용과 결과 모두 독보적이었다.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베트남 축구의 꿈이 계속 경신된 셈이다.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축구는 별이 되었다.

글/사진: 홍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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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하든 보든 쓰든 읽든 뭐든 @jaemin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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