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아부다비] 엉망이라던 팀이 무실점 3전 전승

기사작성 : 2019-01-17 06:15

- 2019 아시안컵 C조 3경기
- 대한민국 2-0 중국...한국 3전 전승 조 1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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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아부다비/UAE]

1승. 답답했다고 한다. 2승. 이기기도 버거웠단다. 벤투호는 두 경기 만에 16강에 진출하고도 꾸지람을 들었다. 세 경기를 모두 치른 뒤 성적표는 조 1위였다. 누군가 ‘걱정되어 비난하는 거다’라고 했다. 걱정되면 걱정만 하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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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2019 아시안컵 C조 3경기에서 대한민국과 중국이 만났다. 하루 전(15일) 공식 기자회견장은 양국 취재진으로 만원이었다. 기분이 좋았는지 주최 측의 공식 포토그래퍼는 자리를 메운 취재진 모습을 연신 카메라에 담았다. 한국 팬들에게도 필리핀, 키르기스스탄보다 사연 있는 중국이 더 흥미로운 상대다.

중국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한국전에서 로테이션 가동을 예고했다. 16일 킥오프 두 시간 전에 발표된 선발 명단은 리피 감독의 말을 충실히 실천했다. 키르기스스탄전 선발진에서 네 명을 바꿨다. 최고 스타 우레이도 예고 대로 빠졌다. 한국의 선발 명단은 웅성거림을 일으켰다. “와, 손흥민 정말 뛰네”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손흥민이 가세한 한국의 공격은 이전 두 경기와 확연히 달랐다. 상대 진영에서 득점 기회를 만들기까지 과정이 간결하고 정교해졌다. 킥오프 12분 만에 손흥민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황의조가 침착하게 페널티키커 임무를 완수했다. 11분 뒤에 황의조의 슛이 골대에 맞고 나왔다. 황희찬의 결정력도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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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5분 불안감이 지워졌다. 손흥민의 코너킥을 김민재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별명처럼 ‘괴물’ 같은 헤더였다. 조별리그 일정에서 센터백 김민재가 팀 내 득점 1위가 되리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교체 카드는 선발명단만큼 일관되었다. 키르기스스탄전처럼 지동원과 주세종이 들어갔다. 손흥민은 87분을 뛰고 구자철과 교체되었다.

사실 승패가 굳어졌다는 생각으로 후반 중반부터 워밍업 선수들을 관찰했다. 두 번째 교체카드인 주세종이 벤치로 뛰어가자 이승우가 그 자리에 쭈그려 앉았다. 곁에 있던 구자철이 어깨를 두들겼다. 세 번째 교체자가 구자철로 확정되자 워밍업 선수들이 벤치로 물러났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이승우는 벤치에 들어가기 직전에 들고 있던 신가드를 신경질적으로 내팽개쳤다. 경기 종료 후, 형들이 돌아가며 막내를 다독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는 리피 감독이 먼저 들어왔다. 중국 기자가 뭔가를 질문했다. 리피 감독은 약간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꼬레아’, ‘라피도’, ‘테크니코’ 등이 들렸다. 무슨 뜻인지 대충 짐작이 갔다. 통역은 “한국이 우리보다 훨씬 빨랐고, 기술도 좋다. 한국이 우리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중국 언론은 한국에 패했지만, 리피 감독은 강팀에 ‘당연히’ 패한 것이었다. 그 차이가 거장의 심기를 건드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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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도 해명(?)할 것이 있었다. 손흥민의 선발 기용이다. 벤투 감독은 “어느 팀이든지 최고의 선수가 뛰면 더 강해진다. 손흥민이 우리 팀의 최고 선수다. 어제 손흥민이 출전할 수 있는 컨디션이라고 판단해서 선발 출전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공동취재구역에서 손흥민도 화답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게 내게는 아직도 꿈같은 일이다. 감독님,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많이 걱정해줬다. 어디까지나 나도 내가 내린 결정이다. 나만 고생하는 게 아니지 않은가. 다 같이 고생한다. 내가 좀 더 책임감을 갖고 경기장에서 팀을 돕고 싶었다.”

이승우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을 스쳐 지나갔다. 해당 장면을 보지 못한 기성용은 관련 질문을 받자 취재진에게 “어떻게 했다고요?”라고 되물었다. 자초지정을 듣자 기성용은 “선수로서는 충분히 이해한다. 물론 잘한 행동은 아니다. 잘 얘기해서 문제 없도록 하면 될 것 같다”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 기성용의 눈빛은 소리 없이 ‘아이고 이놈아 하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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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마쳤다. 3전 3승, 무실점, 승점 9점, 조 1위다. 조별리그가 끝난 A~D 4개 조 16팀 중에서 9점은 한국뿐이다. 벤투 감독은 좀 억울할 수도 있다. 앞선 두 경기를 모두 잡고도 비난받았는데, 기껏 3승 했더니 모든 공이 손흥민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포르투갈을 이끌었던 유로2012의 데자뷔일지도 모른다.

벤투호는 17일 두바이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다. 조 1위가 된 덕분에 16강전까지 닷새라는 여유를 얻었다. 16강에서 이기면 8강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일정은 아부다비에서 소화한다. 벤투호는 자력으로 최상의 환경을 만들었다. 경기력이 엉망이란 꾸중을 듣던 팀치고는 이번 대회의 초반 행보가 그리 나쁘지 않다.

글=홍재민,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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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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