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uae] 실패를 맞는 성숙한 자세

기사작성 : 2019-01-29 02:52

-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했던 벤투호의 조기 귀국길 취재기
- 단단히 각오하고 갔는데…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본문


[포포투=조형애(인천공항)]

모르긴 몰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엿일까 달걀일까 플래카드일까, 도대체 몇 번 죽는지 모르겠는 한국 축구가 ‘또다시 공항에서 초상을 치르겠구나‘하는 심란한 마음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웬걸. 생각을 고쳐먹기까지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벤투호 귀국 게이트 앞 유니폼과 손수 정성 들여 만든 피켓을 든 이들의 눈빛은 여전히 따뜻했다. 이윽고 나타난 선수와 감독은 실패를 인정했고, 수백 명 팬들은 ‘그래도 수고했다’는 듯 반겼다. 아시안컵 8강 탈락을 맞는 분위기로는 참 생경했다. 하지만 어쩐지 자주 봤으면 하는 따스한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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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실패했다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이른 귀국을 했다. 우승을 쉽게 점치는 이들이 사실 많지는 않았으나, 4강은 가리라는 게 중론이었다. ‘혹시 모르니’ 결승전에 맞춰 모든 일정을 맞춘 게 현지로 날아간 취재진이었고. 그런데 설레발은 역시 필패, 아니 ‘광탈’이었다. FIFA 랭킹 93위로 전력에서 크게 뒤지는 카타르를 상대해 4강 진출이 좌절됐다.

따지고 보면 심상찮은 조짐이 대회 전부터 내내 이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보인 스리백은 갸우뚱하게 만들었고 대회 들어서는 난데없는 ‘이승우 물병 논란’이 불거지더니 김민재 거취와 의무 트레이너 관련 이슈까지 팀을 흔들었다. 그 와중에 부상 선수들까지 속출했다. 벤투 감독은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것이 있다. 몇몇 변수에 이토록 허망하게 탈락할 팀엔 애초에 ‘우승후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는 법. 실패는 실패다. 김민재 역시 변명하지 않았다. “외부에서도 실패라고 하고, 결과적으로 8강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실패라고 생각한다”면서 “잘할 때는 다 같이 잘해서 이긴 것이고 못할 때는 다 같이 못해서 진 것이다. 누구의 책임도 아니고 저희 선수들이 책임을 져야 되는 부분”이라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벤투 감독도 결을 같이 했다. “결과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원하는 축구를 선보이려 했고, 일정 부분 나왔다”면서 자기 위로도 했으나 “상대팀은 효율적인 축구를 해서 승리했고,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효율적이지 못한 부분들을 생각해야 했다”고 냉정히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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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래도, 그 사이 '그래도'

이제 받아들이는 문제다. ‘그래서 안된다’, ‘그래도 응원을 보내야 한다’라는 선택지가 있다. 덜컥 ‘탈락’이라는 결과를 일찍이 확인한 뒤, 심경은 당혹스러웠다고 말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악화될 대로 악화된 인터넷 여론은 사건의 심각성을 보다 크게 느끼게 했다. 하지만 현장은 방구석과 다를 때가 많다.

28일 인천공항이 그랬다. 귀국길이라는 것이 대기만 정말 적어야 1시간은 해야 하고, 보는 건 10분이 채 되지 않는다. 그것도 인터뷰하는 선수라야 5분 이상 한자리에 서 있는 걸 보는 거다. 그런데도 머나먼 길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온 이들이 어림잡아 수백은 됐다. 직접 전해주겠다며 선물까지 들고 온 적지 않았다.

질타의 목소리는 한마디도 들을 수 없었다. 그러니 시무룩한 표정으로 들어왔던 선수들도 놀랄 수밖에. 김민재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공항까지) 찾아와주셔서 되게 감사하게 생각하다. 또 죄송하게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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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실패를 맞는 팬들의 성숙한 자세

아직 벤투호에겐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라는 진짜 목표가 남아 있다. 벤투 감독도 탈락 이후 곧장 선수들에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한다. 김민재는 “대회는 아쉽게 끝났지만 앞으로 여정이 길기 때문에 잘 준비하자고 하셨다”면서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 입으로도 새 목표를 이야기하며 분위기를 환기했다. 그는 “많은 선수를 관찰할 것이다. 남은 경기 목표는 월드컵 진출하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강호 우루과이, 칠레와 대등하게 맞서며, 무패행진을 달릴며 차올랐던 희망을 완전히 잘못 본 것으로 단정 짓기에는 너무 시간이 짧았다. 이건 공항을 찾은 현장의 의견이라 말할 수 있다. 현장에서 팬들은 ‘응원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 ‘팬심’을 지키는 일은 벤투호 몫이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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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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