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이 악문 염기훈 “수원이 바뀌려면…”

기사작성 : 2019-01-29 17:56

- 포포투가 염기훈을 만났다
- 염기훈이 그리는 2019년, 그리고 수원삼성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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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박찬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염기훈의 2018년을 표현하는 데 이보다 적절한 표현을 찾기 어려울 것 같다.

3월, K리그 역사상 최초 100도움의 주인공이 됐다. 기세를 몰아 러시아월드컵 출전도 유력했으나 뜻밖의 부상에 좌절되었다. 6년간 함께 한 은사와 이별했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FA컵은 결승 문턱에서 발목을 잡혔다. 시즌 끝나고 재계약 문제로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8년 얘기를 꺼내자 땅이 꺼질 정도로 짙은 한숨을 쉬었다. 여러 의미가 담겨있었고,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다사다난했다. 하지만 염기훈은 여기서 교훈을 얻었다. ‘변해야 한다는 것’. 바뀌고자 하는 의지도 결연했다. 이유는 단 하나, 수원삼성의 성공이었다.

FFT: 수원과 2년 더 함께하게 되었다.
“감사하다.(웃음) 재계약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기쁜 마음이 가장 컸다. 재계약을 결정할 때, 팬들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SNS에서 ‘지켜주세염’ 해시태그도 봤다. 이번 계기를 통해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꼈다.”

# 2018년, 허무한 시즌이었다

FFT: 지난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한해를 되짚어보면?
“제대로 쉬지 못했다. 동아시안컵을 마치고 열흘 쉰 뒤, 수원에 합류했다. 쉬는 시간이 적어 동계훈련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ACL 플레이오프도 1월부터 치르며 시즌을 빨리 시작하기도 했다. 돌아보니 ‘이렇게 힘든 한 해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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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시즌 초반 좋은 일이 있었다. K리그 통산 100호 도움을 달성했다.
“프로 생활을 시작할 때는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으리라 생각지 못했다. 막상 100번째 도움을 하고 보니 엄청난 기록이더라. 사실 마냥 좋지는 않았다. 당시 팀이 승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FFT: 반면, 팀 성적은 롤러코스터 같았다.
“허무한 시즌이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ACL, FA컵 준결승에 올라 동기부여가 상당했다. 그러나 두 대회 모두 놓치는 바람에 선수들은 물론 팬들도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최선을 다하고도 결과를 얻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이기고 있다가 비기거나, 지는 경기가 잦아 화도 났다.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 자신에게 분노한 적도 있었다.”

FFT: 문제가 무엇이었다고 보는가?
“선수들의 자신감은 항상 넘쳤지만, ACL 탈락이 결정적이었다. FA컵과 리그에서 여파가 드러났다. ACL 직후 승보다 패가 많았던 이유다. 기대한 만큼 실망이 커서 선수들 사이에서 의욕이 떨어진 모습도 종종 보였다. 체력 문제도 빼놓을 수 없었다. 2~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렀다. 체력 안배를 해도 이길까 말까인데, 시즌 막판 70분이 지나면 선수들의 힘든 모습이 눈에 띌 정도였다.”

FFT: 분위기도 뒤숭숭했다. 시즌 도중 서정원 감독이 팀을 떠났다.
“선수들이 크게 동요했다. 베테랑으로서 분위기를 잡기 어려웠다. 다행히 감독님이 돌아오셔서 선수들의 의욕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결과적으로 열심히 하려는 의지보다 알게 모르게 힘든 마음이 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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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시간을 돌릴 기회를 주겠다. 지난 시즌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
“ACL 16강 1차전. 당시 울산현대와 맞대결에서 갈비뼈를 다쳤다. 솔직히 월드컵을 앞둔 시점이라 출전 욕심이 있었다. 분위기나 몸 상태가 나쁘지 않았고, 자신감도 충만했다. 하지만 갈비뼈를 다쳐 대표팀 승선이 좌절되고, 회복에 수개월이 걸렸다. 다시 생각해도 너무 아쉽다. 돌아간다면, 리차드 앞에서 드리블 말고 패스를 선택하겠다.”

# 새로운 시작, 염기훈과 수원의 2019년

FFT: 수원이 재탄생을 앞두고 있다.
“이임생 감독님과 함께 팀 전체가 리셋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전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까. 경험을 바탕으로 감독님의 성향, 원하는 점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 체력과 몸싸움은 어린 선수들과 비교해 부족하지만, 경험을 이용해 우위를 점할 계획이다.”

FFT: 경쟁하기 바쁜데, 팀의 구심점도 되어야 한다.
“가장 큰 걱정이다. 모든 구성원이 바뀔 필요가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이전까지 쓴소리를 하지 않았다. 성격이 원래 그런 편이다. 하지만 올해는 ‘괜찮다’ 말고 혼내야 할 때는 강하게 얘기하려고 한다. (양)상민이 등 베테랑들도 공감했다. (FFT: 아무래도 염기훈이 말하면, 어린 선수들도 잘 듣지 않을까?) 모르겠다.(웃음) 솔직히 나를 어려워한다. 나이 차이가 크고, 대부분 내가 수원에 있는 동안 입단했다. 강하게 말할수록 더 어려워하지 않을까 걱정도 하지만, 팀을 위해선 달라져야 한다.”

FFT: 쓴소리의 필요성을 지난해 자주 느꼈을 것 같다.
“2017년에 어느 정도 느꼈고, 지난해 가슴에 와 닿았다.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선수들이 중요한 순간마다 집중력을 잃었다. ACL 준결승 가시마와 2차전을 떠올려보자. 3-1로 이기고 있었으나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했다. 2골 리드를 지켰다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다시 생각해도 아쉽다.”

FFT: 성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해이기도 하다.
“늦었다. 성적은 진작에 만들어야 했다. 리그 우승은 2008년이 마지막이다. 개인적으로 ACL, FA컵 우승을 경험했으니 리그 트로피를 들고 싶다. 정말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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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리그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긍정적인 전망을 가능케 한다.
“확실히 낫다. 경기 수가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 조직력을 갖추는 시간도 지난 시즌보다 넉넉하다. 하지만 시간적 여유, 동기부여만으로 넘을 수 있는 선이 있다. 한계를 넘기 위해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 등 팀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 모든 걸 쏟을 준비가 되어있다.”

FFT: 2019년, 팬들이 수원의 어떤 모습을 기대하면 좋을까?
“최소한 막판 실점은 줄어들지 않을까. 그렇게 하기 위해 바뀌려는 거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경기장 안에서 일일이 말하기 어렵다.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지난해 후반 실점이 5회였다면, 올해는 2~3회로 줄이고 싶다. 이게 관건이다. 그러면 성적도 따라올 것으로 본다.”

사진=FAphotos, 푸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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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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