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story] 다시 없을 ‘스탯 괴물’ 아드리아누

기사작성 : 2019-03-06 15:29

- 모든 면에서 괴물 같은 능력치를 보였던 스트라이커
- 아드리아누는 왜 호나우두의 후계자가 되지 못했나

본문


[포포투=Mauro Fernandes]

16년 전, 아드리아누 레이테 히베이루는 세계 최고였다. 맹렬한 스피드, 넘치는 파워, 날렵한 발기술과 강력한 슛파워로 입이 쩍 벌어지게 했다. 호나우두의 후계자가 되어야 했다. 그러나 모든 면에서 괴물 같은 능력치를 지녔던 ‘황제’의 시대는 빛을 발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리고 말았다. <포포투>가 아드리아누의 길을 복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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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다시 없을 스탯 괴물

호나우두와 함께 아드리아누는 비현실적 개인 능력으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2003-04시즌 초반 9경기 8골로 맹활약하자 인테르나치오날레는 1월 이적시장에서 아드리아누를 재영입했다. 빅클럽에서 슈퍼스타로 도약하기만 하면 되었다. 모든 이가 아드리아누의 성공을 예견했다. 네라주리(인테르 애칭)는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아드리아누도 있었다.

지금 아드리아누는 리우데자네이루 서쪽 상류 계층이 모여 사는 바라 다 티주카에 있는 자택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 가끔 자기가 자랐던 리우의 파벨라(*역자 주: 도시 빈민 주거지역이자 우범지대)인 빌라 크루제이루에 가서 옛 친구들과 만난다. 친구들과 함께 스쿠터를 타고 다니면서 파벨라 꼬마들에게 빅맥을 공짜로 나눠줄 때, 아드리아누는 가장 행복해 보인다.

올해 나이 37세. 현역 시절 모습이 남아있긴 해도 아드리아누의 행동은 예전보다 나아졌다. 이웃인 카를루스 알메이다는 “요즘도 파티를 즐기는데 예전보다 매우 조용해졌다”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완전히 미쳤었다. 많은 사람이 들락거려서 입주자들이 건물관리소에 항상 민원을 넣었다. 요즘 아드리아누는 철이 들었다. 점잖아졌고.”

30대 중반과 ‘철들었다’는 칭찬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현역 시절 아드리아누의 행실과 비교하면 큰 개선이다. 항상 술에 취해 있었고, 경찰 체포 경력도 화려하다. 도금 AK-47 기관총을 들고 갱스터처럼 찍은 사진도 유명하다.

아드리아누의 마지막 공식 출전은 2년 반 전 미국 하부 리그 소속 마이애미 유나이티드 경기였다. 현역 복귀를 낙관하는 일부 구단이 있긴 해도 선수의 지인들은 아드리아누의 몸 상태가 아직 현역으로 복귀할 정도가 아니라고 증언한다. 파티 열정이 식었다고 해도 아드리아누는 인스타그램에서 두둑한 뱃살을 숨기지 않는다. 선수 본인이 현역에 복귀하겠다는 열망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측근에 따르면, 현역에 복귀할 정도로 마음가짐이 투철하지 않다고 한다. 한창 기량을 폭발하며 상대 수비수들을 덜덜 떨게 했던, 먼 거리에서도 대포알 슈팅을 날렸던 시절에 지녔던 정신 상태가 아니라고 말한다. 전성기를 구가했던 때, 아드리아누의 자신감과 파워는 이제 자기 회의와 무기력함으로 변질되었다. 오래전 이탈리아에서 아드리아누는 치명적 공격력으로 ‘황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랬던 아드리아누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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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친 사별… 고장 난 폭주기관차

자신의 머리 위에 있던 왕관을 호나우두에게 넘기게 된 결정적 사건은 바로 아버지(알미르)의 죽음이었다. 2004년 7월 25일, 리마에서 벌어진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아드리아누는 후반 추가시간 강력한 슛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승부차기에서 브라질은 아르헨티나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아드리아누는 첫 번째 페널티킥 임무를 완수했다. 경기 후, 영예를 바칠 사람은 한 사람뿐이었다. 아드리아누는 “오늘 우승을 아버지께 바친다. 내 인생 최고의 친구이자 파트너였다. 아버지 없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울먹였다. 알미르의 건강 상태는 연일 악화했다. 브라질의 우승 9일 뒤에 알미르는 심장마비로 45년의 생을 마감했다. 사별은 아드리아누를 폭주기관차처럼 만들었다.

지난해 인터뷰에서 당시 동료였던 하비에르 사네티는 “아드리아누의 아버지는 아들을 끔찍이 아끼면서 보살폈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는 전화가 브라질에서 걸려왔다”라고 말했다. “아드리아누가 울음을 터트렸다. 핸드폰을 바닥에 집어 던지고 소리를 질렀다. 그날 이후 마시모 모라티 회장과 내가 아드리아누를 형제처럼 보살피며 보호했다.”

2004년 결승 직후 브라질의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헤이라 감독은 아드리아누의 괴물 경기력에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축구 역사를 다시 쓸 것이다. 앞으로 월드컵 3개 대회에 출전을 떼놓은 당상”이라고 말했다. 그런 일은 없었다. 그때부터 아드리아누의 경력은 탈선하고 말았다. 매일 밤 파티를 즐겼고, 경기 중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2017년 인터뷰에서 아드리아누는 이렇게 말했다. “당시 나는 술에 취했을 때만 행복했다. 술을 마셔야만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다음날 훈련장에 들어갈 때,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과 동료들은 내가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훈련에 지각할 것 같아서 아예 밤을 새우고 취한 상태에서 훈련장으로 가기도 했다. 의무실에서 눈을 붙였고, 구단 의료진은 언론에 내가 근육 부상이라고 말했다.”

사네티는 구단 식구의 도움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고 증언한다. “아드리아누는 골을 넣을 때마다 하늘을 가리키며 아버지에게 감사를 보냈다. 그 전화를 받고 나서부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이반 코르도바가 하룻밤을 함께 보내며 “아드리, 호나우두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합친 게 바로 너야.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 거야?’라고 사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울증에서 아드리아누를 꺼내려는 노력은 모두 실패로 끝났다.”

2년 뒤 찾아온 인생 최고의 기회에서도 아드리아누는 잃어버린 초점을 되찾지 못했다. 호나우지뉴, 카카, 아드리아누를 보유한 브라질은 2006 독일월드컵 우승후보 0순위였다. 브라질 대표팀이 독일로 떠나기 며칠 전, 아드리아누는 친한 친구들을 모아 떠들썩한 파티를 즐겼다. 파벨라 시절 절친 한 명은 이렇게 회상한다. “지금은 리우 올림픽공원이 들어선 곳에 있던 ‘케브라 마르’라는 클럽이었다. 우리는 디디쿠(절친 사이에서 통하는 아드리아누의 별명)가 독일월드컵에서 득점왕이 되고, 우승컵을 들고 파벨라를 돌아다니는 상상을 했다. 우리 사이에서 아드리아누는 ‘세계 최고가 되어가는 친구’였다.”

외진 파티 장소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마약거래로 경찰에 쫓기는 친구들을 위한 배려였다. 브라질 최대 갱 조직인 ‘코만도 베르멜류’ 단원도 있었다. 모두 어릴 적 빌라 크루제이루 길거리에서 맨발로 볼을 함께 찼던 친구들이었다. 아드리아누가 ‘황제’로 등극할 동안, 친구들은 범죄 세계로 퍼져갔다. 경찰에게 총격을 가한 친구도 있었다.

부친 사별은 아드리아누의 정신과 감정을 망가트렸다. 익명을 요구한 옛 친구는 “그날 뒤로 우울증과 음주가 삶의 일부가 되었다”라고 말한다. “외로움도 커졌다. 인스타그램에는 여러 사람과 함께 찍은 사진이 많지만, 사실 아드리아누는 항상 외로워한다. 요즘은 말수도 줄었다. 축구를 하는 행복은 오래전에 잃었다.”

2006 독일월드컵은 아드리아누의 ‘월드베스트’ 입지를 굳히는 무대가 되었어야 했다. 그림자만 커졌다. 호주와 가나전에서 한 골씩 넣었지만, 8강 프랑스전에서 거의 볼도 건드리지 못한 채 팀의 패배를 지켜봤다. 아직 24세밖에 되지 않았고, A매치 출전 12회, 클럽 공식 출전 156경기에 불과한 때였다. 모든 것이 끝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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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 밖 위안은 ‘뜨거운 파티’

2006-07시즌 아드리아누는 6골에 그쳤다. 2007-08시즌이 천천히 시작했다. 모라티 회장은 아드리아누에게 무급 휴가를 허락했다. 상파울루에 합류해 훈련을 했고, 시즌 종료시까지 임대 계약을 맺었다. 데뷔전에서 두 골을 터트렸다. 아드리아누 유니폼을 사려는 팬들이 줄지어 섰다.

추락은 가속했다. 산투스전에서 상대 풀백 도밍구스에게 머리로 들이받아 퇴장당했다. 훈련 지각으로 벌금을 냈고, 사진기자와 볼썽사나운 말다툼을 벌였다. 계약 만료 전에 인테르로 복귀했지만, 2009년 다시 브라질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괜찮았다. 19골을 터트리며 플라멩구에 17년 만의 우승을 선물했다. AS로마 이적으로 이루어진 유럽 복귀는 7개월 8경기 출전으로 끝나버렸다.

아드리아누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2011년 11월 코린티안스였다. 은퇴한 호나우두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3월에 계약했지만, 아킬레스건을 다치는 바람에 데뷔가 늦어졌다. 돌아온 아드리아누의 공격력은 예전만 못했다. 다시 위안을 찾아야 했다. 뜨거운 파티.

알레망으로 불리는 한 친구는 “아드리아누는 주로 맥주를 마셨다. 술로도 충분했다”라면서 마약 복용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술과 여자로 넘쳐났다. 체중이 늘고 우울증을 겪고 있어도 아드리아누가 다시 최고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자기 집에서 파티를 벌이곤 했는데, 코린티안스에서 늘 감시했다. 눈을 피해서 우리는 나이트클럽에서 모였다. 어느 날 아침, 구단이 아드리아누의 집으로 보낸 정신과 의사가 허탕을 쳤다. 그때까지 우리가 밖에서 놀고 있었기 때문이다.”

6개월 만에 돌아온 아드리아누는 아틀레티쿠 미네이루를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터트렸다. 덕분에 코린티안스는 우승에 근접할 수 있었다. 문전에서 아드리아누는 폭발적 순간 스피드를 살려 슈팅 기회를 만들었고, 왼발로 때린 슛이 반대편 골네트에 정확히 꽂혔다. 아드리아누는 상의를 벗는 셀러브레이션을 펼쳤다. 이 골로 아드리아누는 영입에 반대했던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리그 우승을 차지한 지 이주일이 지났을 때, 아드리아누는 다시 큰 소란에 휘말렸다. 20세 여성 아드리엔 핀투가 리우의 나이트클럽에서 아드리아누가 술에 취해 보디가드의 총을 갖고 장난을 치다가 자신에게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며칠 뒤, 핀투는 오발 사격 당사자가 본인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누명은 벗었지만, 아드리아누는 계속 경기장 밖에서 이슈를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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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되지 못한 슈퍼스타의 길

시간이 또 지났다. 아드리아누는 이렇게 끝나고 말까? 플라멩구의 우승 동료였던 레오 모우라는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아드리아누도 다시 뛰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몸은 망가졌지만, 나쁜 습관을 버리고 다시 높은 곳에 오를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브라질 국가대표팀의 치치 감독(57)은 비관적이다. 코린티안스 시절 은사이기도 한 치치 감독은 아드리아누가 지나친 언론의 관심을 받으며 현역 복귀를 요구하는 팬들로부터 부담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치치 감독은 “아드리아누를 전성기 수준으로 되돌리지 못했던 것이 지도자 경력에 남은 후회 중 한 가지”라고 인정했다.

지난 8월 아드리아누가 코린티안스 경기를 관전하자 복귀 루머가 퍼졌다. 영입 주인공인 안드레스 산체스 회장은 재빨리 “단순한 관전이었다. 언제나 아드리아누의 방문을 환영한다”라고 수습했다.

수많은 후회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국내 팬들은 아드리아누에게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낸다. 진심으로 옳은 길을 걷기를 기도하는 사람도 많다. 선수를 둘러싼 환경이 만든 우여곡절을 원망하기 때문이다. 2017년 인터뷰에서 아드리아누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 적이 없다. 내가 상처를 준 유일한 대상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아드리아누의 완성되지 못한 슈퍼스타의 길을 상상한다. 괴물 같은 능력을 지녔던 아드리아누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지켜보자.


사진=포포투 DB,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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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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